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이율배반

운산티앤씨 2018. 9. 1. 17:43

------------
https://youtu.be/_HvwNwUB1AY

이율배반 (二律背反, antinomy)

논리적으로나 사실적으로 동등한 근거로 성립하면서도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두 명제 사이의 관계. 칸트(I. Kant)는 이러한 예로 다음과 같은 명제를 든다. 즉, "세계는 시간적으로도 공간적으로도 한정된 것이다"와 "세계는 시간적·공간적으로 무한하다"가 그것이다. 이것은 모순된 두 명제가 모두 허위이거나 또는 일면에서만 진실일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율배반 [二律背反, antinomy] (교육학용어사전, 1995. 6. 29., 하우동설)

이젠 저 말의 정확한 뜻을 이해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비만과 외모 지상주의란 두 가지 주제에 이 용어의 적용이 가능할까요? 

우선 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해서 나라까지 나서 비만 퇴치 캠페인을 벌입니다. 하지만 한쪽에선 외모 지상주의를 비판하며 비만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합니다. 본인에겐 좀, 아니 대단히 미안하지만 퉁퉁한 몸을 과감하게 비키니로 보여주신 연예인 말입니다, 남이야 살이 찌건 말건 상관할 바는 아닌 줄 알고 비난할 생각도 없지만 솔직히 내 눈엔 아름답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용감, 아니 무식한 용맹으로 비쳐졌지요.

그러나 일부 언론에선 이를 두고 남을 의식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라고 추켜 세우면서 작금의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합니다.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사회며, 편의주의적인 진단이고 아전인수격 해석입니까?

실로 건강과 비만은 전혀 상관이 없으며 오히려 담배처럼 추방되어야 할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이를 외모 지상주의를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하다니요. 

한편 요즘 들불처럼 번지는 페미니즘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을 상품화하지 말라는 건 동의합니다. 여성도 남성과 같은 사람이니 동등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그 운동의 방향성은 실로 어린 아이들에게 심각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비라 자화자찬하는 건 아니지만, 나의 딸은 상당히 이쁜 편입니다. 그러나 전혀 관리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젠 70킬로에 육박하는 거구로 변했지요. 가끔 농처럼 살 좀 빼야 하지 않겠느냐 말을 건내면 외모 지상주의에 빠졌다느니, 여잔 왜 날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거센 공격에 직면합니다.

골 때립니다. 독자들 중엔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아이가 잘못이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이런 침소봉대식 운동과 일부 의견은 그 안에 그런 내용을 실제로 담고 있습니다.

뚱뚱해도 나만 좋으면 그만이야. 다른 사람 시선따윈 상관 없지.
내가 왜 남자에게 잘 보이려고 살을 빼고 화장을 해야 해?

미에 대한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 그려진 명화들에 등장하는 여체는 풍만이 아니라 비만이고 아프리카의 일부 부족들에선 비만이 미의 기준이 되고 있으며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풍만/비만은 미의 기준이자 다산과 풍요로움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러니 분명한 건 그런 시대엔 먹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도 1960-70년 대 남자, 성공한 남자는 배가 조금 나와야 했습니다. 그래야 장군감이고 사장타입이죠.

혹시 북한 출신 여성들과 이야기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예전 회사에 탈북자들이 몇명 재직하고 있었고, 마침 사석에서 북한 여자들은 어떤 남자를 가장 선호하느냐란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남자답고 덩치가 크며 배가 좀 나온 형을 이상적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자 여느 남한 여자애들처럼 이쁘장하게 생긴 남자 아이돌에 열광을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난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에게선 어떤 성욕도 느끼지 않습니다. 독자들은 어떠신가요? 그런 여자나 남자에게서 성욕을 느끼거나 그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호감이 가나요?

욕을 먹더라도... 이쁘고 잘 생겨야 하며 날씬하고 탄탄한 근육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자연스러운 성형 정도는 비난 받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얼굴만 이쁘다고 여자냐, 마음이 고와야지 여자지 란 남진의 노래 가사는 얼굴도 이쁘고 마음도 고와야 진짜 여자란 속뜻을 갖고 있음을 잊어선 안될 것입니다.

괜시리 말 같지도 않는 감언이설에 녹아 덩달이 하다 보시면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그런 개주접 때문에 망가지는 본인의 꿈과 계획을 보실 수 있을테니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가꾸고 단련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