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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직무 교육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업무를 진행하며 모르는 건 계속 질문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길게,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이 얼마나 단순하면? 그건 아닙니다. 첫직장부터 난 내가 맡은 일을 조직화하는 버릇을 들였습니다. 즉 루틴하게, 일정한 규격을 갖도록 만드는 길을 찾았습니다.
사실 사람이 하는 일 대부분은 루틴하게 마련입니다. Rutine하고 Regular하지 Irregular하진 않죠. 하지만 극소수의 인원들만 매일 다른 일을 한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나머진 일상의 반복이고 지루함입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전부 루틴하며 패턴이 있습니다. 만약 매일이 일레귤러 바운딩이면 누가 버티겠습니까?
난 쏟아지는 영문 기사를 채집, 분류, 번역, 요약해서 보고서를 만드는 일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과정 자체는 루틴하지만 내용은 결코 루틴하지 않습니다. 처음엔 보고서 하나 만드는데 며칠밤을 새운 적도 있지만 날이 갈수록 시간이 짧아지더니 나중엔 오전에 끝내고 오후엔 다른 일거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삼일치를 반나절에 끝내는 방법엔 묘수의 팩터는? 가장 중요한 건 회사가 요구하는 정보의 종류를 찾아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은 경중을 따져야죠. 그리고 핵심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서 언젠가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 일의 경중을 따지는 법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1. 급하고 중요한 일
2.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3.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
4.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세상사는 모드 이 범주 안에 있습니다.
해운을 예로 들어 보자면,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지 않은 회사들을 빼고, 소소한 인사나 잡사도 빼고, 결정적인 움직임을 찾아내는 작업을 합니다. 특정항로에서의 운임나 유가 변동 상황, 물동량의 추이를 점검하고 그 항로에 속한 경쟁사들의 동선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그중 누군가가 조선소를 방문한다든지, 어떤 항구를 방문한다든지 따위의 기사를 찾아내선 일단 잡아두고 후속기사를 기다립니다.
후속 기사는 조선사의 건조 계획이고 그건 이해관계자들이 있는 한, 응당 발표해야할 이벤트니까 우리나라가 아니더라도 기사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액션을 추론하며 대응계획을 잡는 순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거죠. 그러나 보고서 양식은 딱 정해져 있습니다. 기승전결. 육하원칙, 그리고 간결함과 임팩트입니다.
아마 내 판매글을 보시면 계속 바뀌지만 형식은 일정하게 유지함을 보실 겁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글을 함께 놓고 본다면 비슷하거나 같은 말이 반복되고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즉 Ctrl + V, C를 적절히 활용하면 그 긴 문장이 10분 안에 완성되는 거죠. ㅋ
그러니 배우자면 금방입니다. 바보가 아닌 한.
재미도 없는 수업보단 낫답니다. ㅜㅜ 이게 아닌데. 역시 애들이라 금방 배우고 금방 응용합니다. 아마 다음 주면 개소리 빼곤 전부 아이가 쓰지 않을까 싶군요.
해서 내일부턴 사무실에서 영어로 대화하려고 합니다. 콩글리시건, 발음이 개발 새발이건 상관 없습니다. 내뱉는다는 게 중요하니까요. 외국어를 구사한다고 역겨워 하실 필요 없습니다. 왜 당신이 양키만 만나면 주눅이 드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평소에 말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대문 옷가게 사장님은 한글 반 영어 반으로 대담하게 떠들고 그 양키들의 혼을 쏙 빼고선 잘만 팔죠.
그렇게 영어로 나불대다 보면 숫기도 없어지고 담이 크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마눌도 기분이 좀 풀렸는지 오늘은 밥을 갖다 주네요. ㅎㅎㅎ
다들 일찍 퇴근하시죠? 이젠 삶의 여유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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