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초심을 잊어버리면 정체성도 모호해집니다.

운산티앤씨 2018. 8. 3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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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경_부르지 마_ HanlSo.avi


초심을 잊지 않고 끝까지 견지한다는 건 실로 대단한 일입니다. 아무래도 나약한 인간 중 하나에 불과한 우리로썬 현실과의 타협이나 무한한 자기 용서 때문에, 또한 생존을 위해선 불가피하지 않나 생각도 들지요.

하지만 우린 또한 그리 심하게 변한 이들 두고 변절자, 배신자, 변덕쟁이 등등의 갖가지 칭호를 부여하며 조롱, 조소, 경원시하지만 정작 자신을 돌아보고 비교하며 욕하는 경우는 그리 잦은 편은 아닙니다.

우주를 능가할 정도의 광대한 자기애이고 욕을 하기엔, 이 두 가지 모두 우리 모두에게서 발견되는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해서 개인적으로 초심을 지키지 않음에 대해선 대역죄인이 아닌 한, 난 관대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 역시 무한한 자기 사랑입니다. ㅋ

하지만 집단은 다릅니다. 어떤 집단의 최초 목적이야말로 그 집단의 정체성의 규정을 통한 존재의 유일한 이유가 되니 이는 그야말로 불가역적인 대전제라 할 밖에요. 이는 다른 말로 프레임입니다. 공룡의 뼈엔 공룡의 피부가 제격이고 사람의 뼈엔 사람의 형상이 맞듯이 내세운 기치와 가치를 이탈하는 순간, 그 조직은 괴물이 되고 더 이상 존재할 이유도 없어진, 역사의 유물도 아닌 지나간 시간이 만든 쓰레기로 전락하고 맙니다.


지금 우리가 숨 쉬는 공간엔 그런 괴물들이 너무도 많고 그들이 내뿜는 역한 입 냄새로 진실이 가려지고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으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젠 이 괴물들은 본격적인 무기, 즉 여론의 조작을 통해 권좌에 등극하려 하니 그 수법의 잔인함과 악랄함은 선한 집단들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지경이라. 결국엔 이이제이, 악을 악으로써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의 함정으로 세상을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이건 마치 논두렁 몇을 잡기 위해 조폭을 불러들이고, 늑대 몇 마리를 잡자고 호랑이를 산신령으로 모시는 꼬락서니와 진배가 없습니다. 자연발생적이지 않은 슈퍼파워는 역시 자생력이 없으니 희생의 피로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그 정도는 날이 갈수록 심해져 종내에는 전체의 희생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린 그런 셀프 슈퍼 파워를 가려내고 그것들이 법적인 테두리, 즉 사회적인 합의의 경계선 안에 머물며 통제받도록 각자가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다들 누가 참이고 진실인지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구분법은 너무도 쉽고 이해하기 간편합니다.

내가 어떤 조직에 몸을 담고자 할 때는 그 조직이 가진 최초의 목적이 무엇이고 지금은 어떤 식으로 그 목적을 달성해가고 있는가만 보시면 됩니다. 이 정도 판별력만으로도 당신은 괴물이냐 지성인이냐를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