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세대 간 소통 단절이라니..

운산티앤씨 2018. 8. 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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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찬-산다는 것은




다음에서 본 기사인데...

https://news.v.daum.net/v/20180824040304910


물경 2천 년 전 중국 은나라의 폐허에서 발견된 유물들 중 하나인 갑골문자를 번역하다 희한한 내용을 보게 되었답니다. 내용인 즉,

'요즘 젊은 애들은 버릇도 없고 예의도 모르고..'

웅? 2천 년 전에도? 그러고 보니 내가 국민학교 때, 교사이셨던 부친의 말씀도 떠오릅니다.

'하여간 요새 애새끼들은 왜 이리 버릇도 없고 말귀를 못 알아먹는지..' 1970년대 중반입니다.

시간을 또다시 훌쩍 넘어, 반항의 절정기였던 1980년대, 내 입에서 나왔던 욕설입니다.

'저 C 부랄 노땅들, 말도 안 통하고..'

요는 시대를 막론하고 세대 간 대화의 단절은 항상 존재해 오던 사회적 갈등의 한 모습이었고 이를 반드시 악한 측면에서 해석할 이유만 있다는 건 아니란 겁니다. 보수와 진보, 그 첨예한 갈등 속에서 새로운 사상과 발견이 나왔고 그런 새로운 발견들을 디딤돌 삼아 우린 진화를 거듭해서 이제 좀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었고, 또한 만들어 가는 중이니까요.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전파력이 강한 공간에서 신구세대가 공존하게 됨에 따라 역시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해악들이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분 의견까지 구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 눈에 비친 이 기사, 정말 문제가 많습니다.

아침 헤드라인을 뽑는 회의는 분명히 있었을 테고 그 자리에선 온갖 의견들이 난무했겠지만, 언제나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관심을 끌어 클릭수, 즉 판매 부수를 올리느냐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그러한 선택으로 광고 유치와 언론에서의 차지하는 위상이 격상 혹은 격하될 테니 그들 입장에선 생존의 문제임은 분명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지켜야 할 선은 지켜야 할 텐데, 문젠 우리의 언론들이 그 경계선을 구분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천박하고 경박하게 타락했다는 점입니다.

기사의 내용 중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앵그리 올드'의 현상과 원인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해봤다.

??? 앵그리 올드라니? 난 또 이런 기괴한 용어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노인들의 분노를, 로드 레이지식으로 번역했는지, 아니면 특정 학문에서 사용되는 용어인진 모르겠습니다만, 태극기 집회에 나온 일부 노인들을 만약 모델로 삼았다면 엄청난 통계적 오류가 아닐 수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기사에 실제로 태극기 노인들이 나옵니다만.

그리고 이어지는 사례들..
대학생 박 모 씨(25)는 최근 한 범죄 피해자 지원 기관에서 상담을 받았다. 몇 달 전 지하철에서 새치기하는 노인에게 항의했다가 험한 욕설과 함께 지팡이로 두들겨 맞은 게 트라우마로 남아서다.

????? 애 참 심약하네...ㅎㅎ

5세 아들을 키우는 이 모 씨(34)는 아이를 키우면서 '노인 포비아(phobia ·공포증)'에 걸릴 지경이다. 임산부 시절 지하철에서 자리를 찾아 앉으면 노인들에게서 '애 가진 게 대수냐'라는 소리를 기본으로 들었다.

작년에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로 신도림역 엘리베이터를 타다가 할머니와 대거리도 했다. 사람들이 가득 찬 엘리베이터에서 한 할머니가 "요즘 젊은 것들은 노인들이 서 있어도 양보하지 않는다", "애들은 걷게 해야지" 등 이 씨 면전에서 큰 소리를 쳤고 참다못한 이 씨도 "나 역시 줄 서고 엘리베이터에 탔다"라고 맞받았다.

??? 이 여자 분은 참 사는게 힘들겠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이리도 자주 일어나는지. ㅉㅉ

문 씨는 "얼마 전 집 근처 시장에서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길바닥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욕을 하며 분풀이하는 걸 봤다"라며 "오죽 답답한 일이 있으면 저러실까 싶다가도 상스럽고 추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건 좀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난 젊은 애들이 더 많아 보이던데? ㅋㅋ

내가 인지와 인식이라는 인간적 행동을 한 이후 이런 상황을 목격한 적은, 내 기억으론 2-3번 정도? 물경 50년 이상을 살아왔는데 말이죠. 웃음이 픽하고 나오더군요.

저리 당하고도 가만히 있을 젊은 애들이 있나? 그걸 아는 힘없는 노인들이 그렇게 하나? 대취해서 인사불성이 아닌 다음에야, 이미 치매가 와서 사리판단이 흐릿하지 않은 다음에야 노인들은 거의 저렇게 행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문명화된 사회라도 노화에 따른 체력의 실종은 누가 뭐라고 지적하기 전에 본인이 가장 먼저 인지하는 신체적 변화이고 그 단계에 걸맞게, 사람은 행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동물들처럼, 젊은 개체들의 먹이에 가까이 가지 않고 그들의 신경을 거스르지 않게 조심한다는 거죠. 물론 사람이라, 경로사상이 있어 짐승 수준은 아닐지라도 본능으로 다 안다는 겁니다.

그리고 몇 개의 통계를 늘어놓는데, 얼마 전 엽총 사건, 방화 사건 등 이슈화되었던 특이한 사례입니다. 그리고 세대 간 대화 부재에 대한 인식을 통계치로 늘어놓았지요.

원래부터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와의 대화의 단절은 존재해왔네, 이 사람들아...

그리고선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게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 스스로 노인 혐오 정서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젊은 세대 안에서도 벌써 더 어린 세대가 윗세대를 '젊은 꼰대'라고 부르는데 (통상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아왔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15년만 차이 나도 세대갈등이 있을 수 있다"라며 "젊은 세대가 마음을 열고 노인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건... 사람을 사흘 굶기니 허기와 갈증으로 괴로워하더라, 개미의 팔다리를 떼니 몇 시간 안에 결국 죽고 말더라 식의 연구 이상으로 나에겐 감격을 주었습니다.

난 이 기사를 쓴 애들이 취재라는 행위를 했나 싶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시면 새로운 갈등의 발견이 아니라 있는 갈등의 증폭을 위한 황당한 사례 몇 가지, 즉 누구나 보면 화가 날 상황 몇 가지를 골라선, 연관성이 부족한 통계치를 인용하여 반강제로 납득시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무책임하게 전문가에 맡기는 수법은 전혀 독창적이지도 않거니와 그간 혹세무민하던 선무당들의 또 다른 변형된 협잡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관심, 분명히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위에 존재하는 고차원적인 욕구입니다. 하지만 그건 개인적인 차원이고 다수를 상대로 계몽하거나 사실을 전달하는 입장일 땐 관종자적인 태도는 분명히 지양해야 마땅하죠.

이 블로그, 그다지 인기 없습니다. 오는 분만 오고.. 장사도 별로입니다. 하지만 내가 멈추지 않고 글을 적는 건, 나 역시 일종의 관종적 기미가 있고 글 쓰는 게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할 줄 몰라 이렇게 재미없는 블로그를 운영할까요? 마음만 먹으면 이 글빨로 하루 수천 명, 아니 수만 명이 세계 각국에서도 오게 할 수도 있으며 여길 일베나 워마드 이상의 게시판화도 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몇 놈 죽게 만들 수도 있고.

하지만 그 정도로 나가지 않는 이유는, 내 나이에 걸맞은 선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선은 바로 지금의 나를 정의하는 도덕이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개인도 지킬 선은 정하고 노는데 식전부터 저따위 쓰레기 기사나 올리는 언론이라니.. 정말 기분 드러웠습니다. 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