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제국의 멸망

운산티앤씨 2018. 8. 2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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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d of Horses - The Funeral [OFFICIAL VIDEO]


끽해야 역사 전집에 백과사전 본 게 전부인 내 주제에 제국의 멸망 따위를 운운하다니, 참 세상 좋아졌다 싶습니다. 개나 소나, 게나 고둥이나 띠나 내나 (이건 갱상도 사투린데 어원을 알 수 없음).

하지만 눈치 빠른 이들은 과거 세계를 정복했던 군왕들의 제국이 어떻게 멸망해갔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왕조 체제하에서 정권의 안정과 자손의 번영을 위해선 능력보다는 혈통이 그 세상을 지배해야 했고 그 입맛에 맞는 이들이 수족이 되어야 했으니 세상을 뒤엎을 능력이 있던 시조에 비하자면 1/100도 안될, 형편없는 자손들과 간신배들을 알아서 불러, 오토매틱 하게 말아먹을 시스템을 애초 설계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겁니다.

그래서 그들은 가장 좋은 집안의 똑똑한 여식을 들이고 깔 수 있는 한 새끼를 쳐서 그중 하나를 골라내는 출구전략을 짰지만, 아쉽게도 유전적으로 부모가 뛰어나다 해서 자식이 그들 부모를 능가하는 경우는 지나가다 새똥이 아가리로 직핼 할 확률만큼 희박합니다.

하여 그나마 나은 자식이라도 선택하려 들면 갖가지 이권이 개입하고 결국엔 나라 이전에 본인들의 안녕부터 챙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인 이기주의가 창궐하니 어찌 토대를 암석에 박았다 해도 버틸 재간이 있을까.

일찌감치 이런 부작용을 보고 밑에서 들어 올려 권력의 근간부터 바꾼 서구인들은 그 인식이 기업에까지 이어져 혈통보단 능력 위주로 경영자를 뽑고, 더 나아가 나라의 대빵을 그렇게 뽑아 먼 훗날을 대비하며 발전해 왔으나 동양권은 여전히 19세기 이전의 세상 속에 사는 듯합니다.

아무리 선대의 경영능력이 입증되었고 그로 인해 반석에 오른 기업이라도 사후를 담보할 후계자 만큼은 피로 결정되어선 아니 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능력에 관계없이 장자 우선, 아들 우선, 자식 우선, 하다못해 사돈의 팔촌은 되어야 믿을 수 있다 여기니 오늘의 위기가 어찌 우연이겠고 정치 탓이겠습니까?

기업들이 이 지경이면 나라를 이끄는 자라도 능력 위주로 가든지 해야 할 텐데 하나같이 줄 잡고 학벌 따지고 지역에 나이까지 따져가며 난리를 부리다 보니 어떤 땐 저게 과연 사람 머리를 갖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자들이 꼭대기에 서서 웬갖 협잡질을 다하니.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한결같습니다.

게다가 이런 풍조는 어느덧 딴따라 판까지 이어져 지 애비나 에미 덕에 무임승차하는 인간들을 달걀 때부터 챙기니 그 같잖은 티브이도 마땅한 방송이라곤 동물의 왕국 정도라. 우~~ 와~~~ 우와~~ 딱따구리 앙상블의 최대 히트곡이죠. ㅋ

오늘 기사에는 현대차의 위기가 나왔고 그 여파는 실로 무시하지 못할 정도라는 예측입니다. 일찍이 조선과 해운을 두고 난 오래전부터 털어야 할 산업이라고 했지만 나 같은 잡초의 짖음이 어디 들릴까, 그리고 그 소릴 내가 무슨 식견이 있다고. 결국 여기저기 주워듣고 살아온 시간 속에 버무려 그러려니 했던 건데, 덜컥 현실이 되고 보니 나도 이참에 멍석 깔아야 하나 싶습니다.

지금 언론에서 무게감 있게 다뤄야 하는 사안은 바둑이나 뚜루킹이 아닙니다. 김부선이나 허접한 여시들의 아랫도리 일이나 캐고 그걸 특종이라고 터뜨리기 서로 바빠 난리인데 그러니 기레기란 소릴 듣고도 남지요.

간혹 군산이 어떻고, 울산이 어떻고 하지만 초점은 부동산 가격이고 택도 없는 최저임금론으로 얼렁뚱땅 책임 떠넘기려는, 일자리 잃은 소시민들의 애환 정도입니다. 근본을 파서 해결책은 아무도 제시하지 않고, 능력이 있어도 하질 않습니다.

이런 판국에 몇몇 협잡꾼들이 너 엿 좀 먹으라며 판돈 걸어놓고 부동산 장난치기 바쁩니다. 다 죽어도 지들은 살 수 있으니까. 부화뇌동하여 휩쓸려 가는 이들만 탓할 수도 없습니다.

불황의 조짐은 이미 10여 년 전에 있었고 서서히 냄비의 개구리처럼 서서히 달구었으니 모를 뿐이죠. 실업률이나 폐업률이 어찌 오늘 갑자기 생겼을까.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희망을 보는 건 사람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거죠.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너무 많으면 소중함을 모르듯 없어봐야 사람 중한 줄 아는 법. 게다가 앞날 볼 줄 모르는 철없는 어린 왕자를 보좌에 앉혀 호령하던 이들도 이 거대한 파도 앞엔 가랑잎 신세임은 우리와 그다지 차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 무척이나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빛이 보이겠지만 난 요즘 그 시점이 10년 후가 아닐까 싶네요. 자세한 건 말할 수 없지만 2028년이면 이 땅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좋은 동네가 되리라 믿습니다.

나야 뭐.. 그때쯤 묏자리나 알아보러 다녀야 하겠지만 그땐 또 다른 날 가상공간에서 존재할 수 있을 겝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나중에 이야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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