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黑金星의 저주인가, 아니면 망령의 부활인가?

운산티앤씨 2018. 8. 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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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Knopfler - The Long Road



영화사상 가장 장수하는 시리즈는 역시 007 제임스 본드입니다. 지금까지 14편이 나왔나요? 헉.. 스펙터까지 24편이 나왔네요. ㅎㅎ

그 모티브가 된 인물에 대해선 구구하게 말도 많았고 작자인 이언 플레밍은 당연히 거론되었지만, 플레밍은 부인만 하다가 그 당사자가 사망하고 난 후 지목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이언 플레밍과 같이 영국 MI6에서 근무했던 동료로써, 실제 제임스 본드처럼 잘 생기고 총 잘 쏘고, 스키에 능한, 그러면서도 다국어를 구사했으며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처럼 난봉꾼이 아니었고 평생 한 여자만 바라보다 죽었다니 의외의 순정파라고 해야 할까. 하여간 그의 정체는 가족들조차 사후에 난 기사를 보고 알았다니 어지간히 여문 입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게 당사자의 의지만으로 가능할까요? 혹자는 돈이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목숨 걸고 살았던 이에 대한 대우치곤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짐작엔 대신 은퇴 후의 평온한 삶, 그러니까 풍족하진 않아도 적어도 돈이 없어 쩔쩔매는 일은 없도록, 그리고 그 삶이 방해받지 않도록 충분한 가림막을 쳐준 정도가 아니었나 하고 짐작했습니다.

그래도 이것만으론 평생을 침묵하게 하긴 어렵습니다. 그 침묵의 상수는 바로 그 사람이 했던 일에 대한 정당성의 부여, 그리고 종속변수는 어떤 불가피한 희생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했던 정부의 배려일 겁니다. 물론 작전 중에 체포되면 어느 국가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모른체합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용도폐기되었다고 배신까지 하는 경우는 영화에서나 구경할 정도로 드뭅니다.

왜 그런가? 배신할 양이면 아예 없애버리든지 해야지, 배신만 하고 살려 두었다간 언제 그 칼끝이 지배자들의 면전에 날아올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흑금성의 인터뷰를 다 읽어 보셨습니까? 아직까지 반론 제기도, 법적인 조치도 없는 걸 보면 그의 발언 내용에 부당함이 없다고 느껴지고 한 발 더 나아가 법적인 판단까지 그의 편에 선다면 그다음의 스탠스가 아주 궁금해집니다.

설악산 부대란 명칭도 들어 보았고 간혹 거리에 나선 이들 중엔 북파공작원 동지회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까지 흑금성처럼 추악한 정치의 이면까지 드러낸 바는 없으나, 그것이 꼭 애국심 때문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여태까지 외쳐왔던 보상의 요구와 이번 흑금성의 억울함 때문입니다.

왜 그들은 거리에서 보상을 외치되 그 보상의 정당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을까.

실로 흑금성의 인터뷰 전문 속에 담긴 내용은 기겁을 넘어 기절할 정도입니다. 도대체가 어떻게 저런 일이. 나라를 위한답시고 만든 일에 잿밥을 뿌리질 않나, 그가 보는 입장에선 반역이란 표현이 맞을 정도의 집단 저항까지. 정말 이렇게 속속들이 썩어 문드러졌나 싶고 중간에 나오는 특정인이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세력 혹은 사람이 있다니...

상상으로만 내갈겼던 내 글들이 점차 진짜가 되어가니 두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젠 이 사람 이후 일 겁니다. 아무리 그가 차지했던 비중이 크다 해도 큰 시나리오 안의 한 역할입니다. 그도 다른 이가 어떤 역할을 받아 어떻게 행동했는진 모른다는 거죠. 그중엔 이 사람 이상으로 억울하고 한이 하늘 끝에 사무친 자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역사적 사실이 모두 까발려져야 정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실은 드러나지 않음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보전할 수도 있으니까.

참으로 안타까운 건 개인적인 감정, 혹은 부패한 조직의 더러운 근성이 결국 오늘의 흑금성을 만들어냈고 그와 연관되어 후속 타자로 나설 인물들의 입까지 감안하면, 대한민국에 정보기관이란 게 이제 존재하겠나 싶을 정도입니다. 즉 모든 정보망이 일거에 와해되고 있는 현실이 점점 다가오는 것입니다.

이미 기무사에서 팽된 이들 중엔 이를 갈며 갖고 있는 정보를 터뜨릴 준비를 하는 자도 있을 것이고 그것이 드러날 경우 대응 차원에서 또 다른 비밀이 까발려질 것이니 단 한시도 조용할 날이 없겠지요?

한편 더 기가 막히는 건 CIA의 망명 제의입니다. 용도폐기된 인물이지만 데려가서 무슨 짓을 하려 했을까요? 그의 아내가 참으로 현명하다 하겠습니다. 만약 그가 미국으로 망명을 하고 거기서 떠들었다면 김형욱의 전철을 밟았을 수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오늘날 이렇게 결백을 주장하고 입증할 자리를 마련하여 후대에 부끄럽지 않을 순간을 예측했으니까.

내가 뭐나 된다고 국사에 이러쿵저러쿵하겠냐 만은 이제라도 늦었지만 나라를 위해 죽을 고비를 넘긴 이들을 찾아 보상해 주고, 혹시라도 억울한 이들이 있다면 구제해주어야 그나마 남은 정보라인이라도 살리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해야 할 일은 미국의 망원을 하는 자들의 색출이고 조용히 이들을 보내는 일입니다. 아무리 우방이라도 우리가 아닌 타국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넘겼다면 반역죄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그 정보가 원인이 되어 통상에서, 국방에서 우리가 불이익을 당했다면 당연히 반역죄이고 그런 반역자들이 사회 지도층에 앉아 오피니언 리더를 하고 있다면, 그리고 알면서도 손을 대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겁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미국 망원이 있다면 충고 드립니다. 그만두고 빨리 미국으로 가시라고. 어차피 헌팅은 시작되었고 풀어놓은 사냥개들의 이빨은 어린만큼 날카롭고 인정사정 없을 겁니다. 차라리 조용히 사라지면 지금까지의 명예는 보존되겠지만 미련을 갖고 혹시라도 되돌릴 수 있을까. 잠깐은 가능할지 몰라도 거대한 시간의 바퀴를 어찌 인간이 멈춰 세우거나 되돌릴 수 있을까요?

그 점만 인식하시면 해결책이 바로 보일 겁니다.

어서 꺼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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