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바뀐 바람과 날씨에 도대체 어케 적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역시 나이 탓인가.
먼저 글을 쓰면서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집요하다, 끈질기다, 뽕을 뽑는다 등등 다양한 표현이 있지만 반백년 넘는 세월 동안 몰랐던 우리의 근성을 정보의 홍수에서 요즘 자주 목도하곤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뭐 하나 걸리면 걸레가 될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이 승부 근성, 핏불 테리어나 백상아리의 무시무시한 이빨 이상의 잔인함으로 무장한, 그리하여 상대가 죽거나 치명상을 입어야 멈추는 공포의 아가리 파이팅, 그리고 일단 지르고 보자는 고약한 심뽀, 마지막으론 무신경에 가까운 무책임과 붕어를 능가하는 망각까지.
요 며칠 사이, 쌍둥이 여고생 이야기가 또 화제 입니다. 물론 정의가 실현되지 않았으니 채근도 할만 하지만 요는 팩트 없는 짐작만이 난무한다는 점입니다. 정황상, 그리고 여태까지 추적한 증거론 의심이야 할 수 있지만 정말 도가 지나칠 정도죠. 저러다가 애들이든 아빠든 죽이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알고 있더라도 남들이 다 알 수 있는 정보를 흘리며 공공연하게 알리는 건 범법행위가 아닌가요? 아무리 죽을 죄를 지었다 한들, 법의 판결이 있기 전까진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현행범이고 자백을 했다면 모를까, 아니 그렇다 해도 어차피 단죄 받을 이에게 사적인 처벌을 가하는 근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모를 일입니다.
이렇게 까지 할 바엔 차라리 조리만 돌리고 끝내야 맞는게 아닌가요? 조리도 돌리고 콩밥도 먹이고, 더 나아가 이 염천에 감빵에서 삶겨 뒈져도 모자란다는 식의 엄함을 보이는데 한 마디로 가소릅습니다. 그러는 본인들에겐? 그렇게 엄하고 강력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나요? 정작 본인 일에는 뭔넘의 변명이 그리 많은지, 죄 지은 놈은 하나도 없네요.
여론으로 올해 들어서만 몇명이나 황천으로 보냈는지 기억 나지 않습니까? 조민기씨, 노회찬씨, 죽으라고 등 떠밀다시피 서슬 퍼렇다가 막상 가고 나니 존나게 미안하죠?
그러는 거 아닙니다. 아무리 익명성에 힘 입어 파워가 넘쳐나도 그 힘, 함부로 휘두르면 아니 됩니다.
'세상 이야기 > 길 위에서 묻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세상에 마녀재판을 하다니.. (0) | 2018.08.23 |
---|---|
고목 (0) | 2018.08.20 |
黑金星의 저주인가, 아니면 망령의 부활인가? (0) | 2018.08.17 |
Memory warehouse (0) | 2018.08.15 |
Eric Clapton -Autumn Leaves (0) | 2018.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