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대략 난감

운산티앤씨 2021. 5. 28.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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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새들이 광고를 해도 하여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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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는 장사하면서 알게 된 이야. 10여 년전 큰 병을 진단 받고 이후 사모님이 가게를 책임지고 있다네. 여튼 그래도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해맑게 살려고 노력하거든. 적어도 내가 보기엔 기특허지. 얼마 전에 갑자기 왔더라고. 그러고선 ㄷㄹ공사가 좋은 곳이냐고 묻더라. 아, 당근 빳다로 좋지. ㄷㄹ건설은 어떠냐, 둘 중에 어디가 좋냐. 대기업이긴 하지만 안정이란 측면에서 ㄷㄹ공사가 낫지. 그랬더니 아들래미가 둘다 합격했다는 거야. ㅋ 씨불, 자랑질을 하고 싶은데 마땅한 데가 없었나, 왜 나한테 질헐이여. 글고 언제부터 취직이 자랑이 되었나 싶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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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두 기특허지 않어? 상위권도 아닌 대학 출신인데 거길 갔다면 대단한 거지. 잘됐다고 같이 기뻐해주긴 했지만 한편으론 애잔하더만. 아픈 애비 대신해서 노친네들 똥 치우는 어미 보고 얼마나 이를 악물었을까. 분명한 건 라떼의 대학 4년은 아닐 거란 점이지. 직장생활하며 겪어야 할 고충은 어디나 매 한가지거늘. 이제부터가 진검 승부네. 공부머리와 사회생활 머리는 다르니까 하며 속으로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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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역시 장사하며 알게 된 양반인데 그냥저냥 평범하게 살지. 그런데 작년에 갑자기 와선 아들 이바구를 하는거라. 사연인즉 군에서 뭔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의가사 제대를 시키려 했지만 고집을 부려 말년까지 그대로 뒀다가 제대해서 집에 왔는데 많이 고장이 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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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조까튼 경우지. 미리미리 부모에게 알렸으면 그 지경까진 가지 않았을텐데 국방색들이 감추다 감추다 큰일날 것 같으니 알려줬던 모양이야. 끌고 갈 땐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 다치거나 죽으면 니 아들이란 개소리가 딱맞는 엿같은 시츄에이션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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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는 말이야, 우리집 딸래미가 말썽이었어. 뭔 운동을 새벽 2시까지 한대냐. 아랏따 하고선 기다리며 티브이를 보는데 새벽 4시를 가르키고 있네. 아차 싶어 긴급 문자를 날렸지만 묵묵부답. 전화는 안받고. 아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 싶어 일단 꺼똑으로 으름짱을 놓고 냅따 마지막 교신이 있었던 곳으로 갔지만 보이질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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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은 폰 위치추적을 해보라는데 아무래도 미드 영향이 너무 컸나봐. ㅋ 그게 어플 켜고 다 보이면 경찰 할일이 없는겨. 하는 수 없이 골목과 후미진 곳을 몇군데 뒤지는데 집에 왔다고 하더만. 술집 파하니 편의점에서 사선 길거리 난장을 편 모양인데. 사내새끼라면 그닥 걱정 없지만 가시내가 간도 크지? 하여 꽥하고 소리 지르며 오늘 이후 11시 넘어선 집에서 보여라. 안그러면 다리뭉둥이를 쪼사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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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에 ㅎ가 왔어. 동시에 ㄱ도 오고. 아놔 ㅎ가 자식 자랑을 하기 시작하는겨. ㄱ 심정이 어떻게누? 양측 사정 아는 나로썬 똥싼 강아지 모냥 안절부절. 대강 입 막고 둘 다 보내고 나니. 웃음이 나오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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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 대한 기대, 너무 크게 걸지 마. 걍 나 죽을 때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 있으면 되는 거야. 내 애들이 나중에 어케될지 내가 어찌 알며 내가 아무리 가이드한다고 한들 내 뜻대로 되남? 자식에 대해 내 뜻이 관철될 수 있는 건 건강해라, 사실은 이도 쉽진 않지. 하지만 다른 기대 다 접고 이거만 주장하면 그나마 먹혀들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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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말이야, 오래 사시는 부모님,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게 길어진 포육기때문에 은퇴란 사실상 없을지도 몰러. 내가 술을 단칼에 끊어버린 이유도 다 그때문이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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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놀면 뭐하나. 하루죙일 티브이 보거나 고만고만한사이즈의 썩은 도토리들이 모여 라떼 이야기밖에 더하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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