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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애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은 아기들을 보면 안아주고 난리를 부려도 난 그러질 않았지요. 이유는 따로 없고 그냥 귀찮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귀여운 줄도 모르겠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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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도 내 핏줄이라, 내 속을 게워 만든 것들이라 애착은 갔지만, 솔직히 이뻐 죽고싶을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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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야기도 한 적이 있을텐데. 보험 세일즈할 때 매니저 중 한명의 아이가 뇌성마비로 4살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아이는 이미 20살이었고 키가 180에 달할만큼 거대했다나요. 한번 투정을 부리기 시작하면 아비도 감당 못할 정도였다지요. 그래서 그 매니져는 아이가 뇌성마비 판정을 받자말자 정관 수술을 했다고 한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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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이리 말하더군요.
'우린 앞으로도 아이를 갖지 않은 작정이야. 만약 우리 둘 중 하나가 먼저 가고, 남은 하나마져 가게 될 땐 데리고 갈 작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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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긴 했지만 이해가 좀 안되더군요. 한번 가면 그만인 삶, 지들 인생도 중요할텐데 애는 시설에 맡기고 멀쩡한 애를 낳아 기르고 그 아이에게 훗날을 부탁하는 편이 합리적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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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 모델 출신 탤런트 오윤아씨의 이야기를 본 건 얼마 전이었습니다. 홀로 자폐아를 키운다고요. 아마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지 모릅니다. 저렇게 이쁘고 젊은데, 그리고 돈도 많은데 시설에 맡기고 자기 삶을 살면 될텐데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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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과 아이들의 신경전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집안 사정이 그닥 좋지 않으니 이젠 대학생도 되었으면 알바라도 해서 지 용돈 정돈 벌어서 썼으면 하는 모양인데, 요녀석들이 말만 앞세우고 전혀 실천을 하지 않는다네요. 아무리 커도 애들이 집안에서 뻗대면 치울 일들이 늘어나죠. 가끔 나도 돕는 시늉은 하지만 사실상 혼자 뒤치닥거리를 도맡아 하다 보니 울컥할 때가 있나 봅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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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언성이 높아지고 나가 살겠다, 자취방에서 오지 않겠다. 이거 뭐... 대가리가 굵어지니 에미 알기를 개똥 정도로. ㅡㅡ;; 결국 내가 나설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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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날부터 오밤 중에 잠도 안자고 게임하며 시시덕대는 아들눔, 해가 중천에 떠서야 부시시 일어나는 딸, 이것들이 집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더군요. 예전엔 그 망할 게임때문에 컴퓨터도 박살내고 폰도 작살냈지만, 이상하게도 그 꼬라지조차 고맙고 귀엽더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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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죽을 때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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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나이가 점점 들어가니 시간은 쏜 살 같고 한번 지난 시간은 아쉽고 아름답기만 하더이다. 그게 아무리 개똥밭에서 굴렀던 시간이라도 말이죠. 결국은 내가 살아 있어 되돌아 볼 수 있는 추억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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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쳐바를 능력이 없으니 타협하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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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매니저와 오윤아씨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남들은 혀를 찰 정도로 난장판이지만 여전히 그들의 눈엔 처음 태어나, 그리고 첫걸음을 떼었을 때 아이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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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나도 아이들 얼굴을 뚫어져라 봅니다. 그리곤 그 속에서 지나간 내 기억 속에서 가장 기뻐했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찾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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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10만 원 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홀라당 까먹고 책값 달라고 했나 보더군요. 심기 불편한 마누라는 연신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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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자.. 돈을 줄 수 있으니 좋은 거 아냐? 곁에 있으니 줄 수 있는 거 아냐? 그냥 줘라. 내가 더 벌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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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엔 하루 종일 가게 앉아 독타로 발광하는 꼬라지가 안타까운지 토를 달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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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야 해볼 거 다 해보고 볼 거 다 보고.. 그닥 미련없은 삶입니다. 그렇다면 한시가 아쉬운데, 그 시간들을 날 위해 쓸 이유가 전혀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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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곁에만 있어줘도 고맙구만요.' 걸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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