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나의 로망, 타클라마칸 사막/Takla Makan Desert

운산티앤씨 2020. 7. 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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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러더만. 너으 로망이 뭐씨더냐. 돈? 명예? 그거야 개나 소나 다 원하는 바고. 일종의 버킷 리스트? 그건 실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리스트라니, 죽기도 바쁜 판국에 뭔 개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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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하나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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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0aTfnzwV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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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로의 실크 로드 중 둔황 편에 나오는 Load of The Sand이다. 오래 전에 하ㅣㄴ번 소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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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클라마칸은 위구르어로 해석하자면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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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그곳이 로망이냐고? 수구초심이란 말이 있지. 동물도 뒈질 땐 지 살던 곳을 찾아온다나. 그게 어떻게 설명되나 모르겠는데, 기억의 처음이 시작된 곳에서 흘러간 과거를 가장 잘 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물론 동물들이 이런 생각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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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수 없는 곳에 가서 뭐하려고? 이건 집사람의 질문이었다. 그러니까 30대 중반부터, 까까머리 시절 꿈꾸었던 실크로드로의 여정을 피력했더만 눈치 빠른 그미는 대뜸 쌍수를 들고 안된다고 한다. 성격상 한번 가면 다시 오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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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현실도피형이냐. 천만에. 나 정도의 멘탈은 보기 힘들 게다. 이 글 보시는 분들 중 1년 동안 경찰서 7번 갔다 오신 분, 그리고 괜찮으신 분 있으면 손 들어봐라. 난 상관하지 않는다. 오늘 아침 덤프에 받혀도 오후엔 실실거리는 인간이 바로 나일진대, 뭐가 두려워 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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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까진 죽음이 두려웠다. 어느 한 순간 숨이 콱히면? 그리고 아무도 도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 못다 이룬꿈들이 아쉽기만 하고 남은 이들이 불쌍하기만 하고. 그래서 두려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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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반드시 찾아올 그림자와 마주치면 난 아마 웃을지 모르겠다. 왜 이제 왔냐가 아니라 내가 갈 길을, 할 수 없는 길을 인도할 안내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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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머나먼 길을 떠난 뒤 마주칠 종착역으로 타클라마칸을 생각하는 게다. 고생하는 건 싫고, 다 무너져 가는, 어쩌면 그것이 멈추는 곳이 나의 시간이 다하는 곳이기를 바랄 정도의 낡은 차에, 비유를 하자면 봇짐 하나 얹어 가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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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리 춥지 않은, 그다지 덥지 않은 어느 저녁 날, 조용히 담요 덮고 누워 담배 하나 피우며, 지는 해와 떠오르는 달과 별을 보면 홀로 가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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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멋있지? 그렇게만 된다면 누구라도 즐거이 생을 마감할 수 있을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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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실은 아니지. 이래저래 잡사와의 연을 끊지 못하다가 느닷없이 가거나 굴신도 못할 정도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인공 호흡기 달며 쎅쎅거리다 가는게 노멀한 인생이잖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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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부고장을 하나 받았다. 어릴 적 유난히 귀여워 해주던 핏줄 아닌 이가 황망히 갔단다. 따지자면 황망히도 아니지. 몇년을 자리 깔고 드러누워 똥오줌수발 받다 가셨으니. 여태까지 가가운 이의 부고장을 받은 기억이 거의 없는데 이리도 잦아짐은 나도 연식이 꽤나 먹었다는 뜻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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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그 마지막 길에 소주라도 한잔 쳐주고 싶었다만 코로나 옮긴다는 우형의 버럭에 그만 접고 말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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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오겠다는 말도 믿지를 않지. 따라오긴 어딜... 누구나 혼자 가야 할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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