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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런히 가져다 준다.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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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 피메일에게 물어보고자 하노라. 며칠 있음 결혼 기념일이라는데, 왜 일케 내가 무슨 큰 빚이라도 혹은 죄라도 지은 것 같은 심적 부담이 팍팍 들지? 되돌아 보메 나 그리 큰 잘못 저지른 바 음씨 국가에 대한 사대의무 충실허니 다하고, 가장의 의무도 다하고, 에또.. 서방 노릇도 그럭저럭 했고, 사위 노릇도 그닥 나쁘지 않았고.
근데 말이지, 첨부턴 그러지 않았거든. 결혼 후 한해, 두해 .... 어느듯 10년 정도까진 둘만의 축제였걸랑. 나같은 놈에게 시집와줘 고마워. 나 닮은 애 낳아줘 고마워. 나 색시 삼아 줘서 고마워. 힘들게 가족 부양 하느라 고마워.
그렇지! 서로 윈윈하는 분우구였는데 말이야.
그 시기를 꼴딱 넘어서면서 부터 이상하게 뭘 자꾸 기대를 하시네? 그렇다고 딱히 특별한 이벤트를 바라는 바도 아니오, 선물 사준다고 해도 돈 쓴다구 타박이나 하고.
그러면서 어쩐지 날 죄인으로 몰아가는 느낌이야. 가끔 흘리듯 들리는 타령을 예를 들자면, 너에게 시집 와서 내가 이리 늙었다. 너 만나 이 고생이다. 애들이 말을 안들어도 내 잘못, 빚진 것두 내 잘못 (이건 맞다만, 그렇다고 집에 뺄간 딱지 붙은 것두 아니구), 하다 못해 개새끼 전선 물어 뜯은 것두 내 잘못.....
이거이 시방 뭐하자는 시츄에이션인감? 그러고 보면... 내가 칭구나 선후배 관계가 개떡이라 그런진 모르지만 다들 나와 비스무리한 사정이더만. 그중엔 꽤나 돈 잘 번 늠도 있고, 아직도 현직에서 잘 나가는 늠도 있고. 그런데 하나같이 이 비러머글 결혼 기념일이 가까워 오면 똥 마려운 똥강아지 모냥 우왕좌왕하다가 지나면 비맞은 중 꼬락서닐 해선 죽상을 짓더라고.
대체 뭘 바라는겨? 설마허니 흘러간 시간 돌려놓으란 강짜는 아닐테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 나이 처먹도록 나처럼 애교 많은 늠도 없을텐데, 어떤 땐 그마져도 귀찮다네?
아놔, 나도 힘들고 지친다. 하루죙일 방댕이 쥐나도록 앉아 물건 팔아, 글짓기 해. 늦은 밤 들어갈 때면 술생각 밖에 안난다고. 마셔야 꼴까닥 곯아 떨어지고 그 동안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걸랑.
다른 이바구지만... 그제 자주 언급하는 칭구녀석이 왔어. 흠... 보나마나 송사 아니면 여자 문제일텐데? 암말 않으니 있으니 닭똥집 같은 주닥바리가 달싹달싹...
'뭐여? 말혀봐라잉.'
주욱 늘어놓는데... 계약금 3천 밀어넣은 집도 사기로 날아갔고 내가 별로라 하던 여자한테도 사기 당했다나? 또 돈 뜯겼나 싶었는데... 워메 나이 사기를 친거라. 1-2년도 아니구 무려 7년 차이더만. ㅋㅋㅋ 이거야 뭐... 할매랑 논건데, 아놔 웃음보는 터지는데 참자니 똥꼬가 발씬거려 환장하겠더만.
'거봐라. 내 머라 카더노? 만나지 말라켔제? 게임비 좀 주고 째지라. 그라고 이젠 지집 만나지 마라. 니가 시방 나이가 몇갠데 여자타령이냐. 너 국민연금 들어 놨냐?'
없다네? 와.. 머 이런 배짱 좋은 10생퀴가 다 있노? 니 그라모 뭐로 살낀데? 딴소리 말고 언젠 지보고 여자를 요일별로 바꿔 만나며 인생 즐기랄땐 어쩌고 저쩌고.
'이노무 자슥아. 그 이바구한 지가 3년 전인데 닌 여즉지 조슨 선대냐? 아니 그보단 우리 또래 혼자 사는 여자 중 갱제적으로 형편 좋은 여자가 흔한 줄 아냐? 그땐 니가 잘 나가니 그리 말했고 시방은 거지 꼬라진데 그 주제에 먼 얼어죽을 여자야. 집아 치아라, 마.'
겉으론 모질게 말했지만 속으론 앞서 언급한 이바구를 해주고 싶었지. 넌 이 새끼야, 복 받은 거야. 끼고 살지 않으니 이따구 스트레스도 없잖아.
'나이가 많아도 여자다. 니가 가라했음에도 안떨어지고 그러는 건 니가 마음을 훔친 죄가 크다는 겨. 그간 모은 돈 좀 있냐? 그냥 다 주고 다신 찾아오지 말라구 해라.'
흠... 몇번이고 생각해도 말이지, 수컷은 발정기가 지나면 제 갈 길 가야해. 그게 자연으 법칙이여.
혹시 퇴직 후 이혼의 위기에 처했거나, 또는 황혼 이혼 요구를 받는다 치자고. 쫄꺼 음써! 아직 일할 능력 있으면 니 다 처무라카고 나와 뿌리쇼. 밥 차려먹을 걱정, 빨래 걱정, 아플 때 간병할 사람 없을까 하는 걱정따윈 닥치면 하면 되는 것이고. 더 늦기 전에 남아으, 사내 대장부으 삶을 찾으라꼬.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야. 가족 없으면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보라고.
상상만 해도 가심 벅차네. 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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