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10월 마감, 잘했어. 치타!!

운산티앤씨 2019. 10. 3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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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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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따라 싱숭생숭한 건, 남자으 계절인 가을 탓도 아니오, 마느님에게 쿠사리 먹어 깨갱한 탓은 더더욱 아니오. 그리하면 무엇이 우울하오? 수십년 째 맞는 10월 마지막 날이란 뻘소리에서 무언가 쿰쿰한 내미 풍기는, 상큼한 연네와의 추억이라도? 미안하지만 없소이다. 있다 하더라도 추억은 커녕....

그라믄 뭐가 문제냐. 뭐긴, 다음 달은 또 뭘 팔아먹고 살아야 하나 걱정때문이지. 자영업이 개떡같다고는 하나 매월 말이면 이런 그지만도 못한 멘탈 붕괴 직전에 이르오. 허나 어쩌겠소? 가는 세월 따라 나도 늦지 않게 달려 가야 그나마 식솔들 밥이라도 거둬 먹이지.

하여 오늘은 이런저런 잡소리나 나불대며 때우다가 오후 들어 새장부 만들까 하오. ㅋ

매일 아침 7시 즈음, 털뭉치 하나가 이불 속을 파고 든다. 사진 속의 놈인데, 처음 집에 왔을 때 이게 말티즈 잡종이냐 비숑이냐 말이 많았지. 하지만 비숑 맞어. 깨방정 떠는 꼬라진 푸들과 매우 흡사하지만 나름 우아함이 갖췄다고나 할까? 적당히 선도 지킬 줄 알고 눈치도 빠르고. 식탐이 문제지만 여즉지 큰 말썽없이 우리와 동거 중이야.

이눔이 얼마나 우끼냐 하면, 난 눈 뜨면 누운 채로 스마트 폰 보는 버릇이 있거든. (다들 그렇지만.) 어느 날 부터인가 이불 위에 놓인 스마트 폰 위에 앉더라고. 비키라고 밀어내도 기어이 폰을 깔고 앉아. 내 눈을 걱정해서라기 보단, 지를 봐달라는 의사 표시같던데. 사실 난 고기는 좋아하지만 산 동물은 별로였거든. 귀찮아. 똥 치우고 오줌 닦고. 물건 물어 뜯고. 하지만 늘 같이 살며 해가 지나가니 이상하게 이긋들이 원하는 것, 또 그것들은 내가 원하는 걸 점차 서로 알아 가더라는 거지.

하여간 난 개빠는 아니지만 적어도 떵개 괴기 먹자주의는 아니게 되었어. 그리고 그 생각은, 내가 궁극의 아사 위기에 몰려도 이걸 잡아먹을 생각을 들게하지 않는 거지. 그리고 어젠 마느님과 올만에 티브이 앞에서 소주를 마셨거든. 아덜은 시험 중이라 없고, 딸래미는 여행 중. 며칠 전부터 허전하면 어쩌지 하던데, 웬걸? 둘이 마시는 소주 상 옆에 붙어 앉아 깨방정 떨며 먹을 걸 주길 기다리는 두넘을 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니... 머 이젠 아들, 딸 안보여도 괘안터만.

그리고 우린 결론을 냈어. 이젠 자슥들이 떠나도 그닥 외롭진 않겠다. 모르지, 그 전에 두 떵개가 먼저 갈 수도 있지만.

어젠 어무이 병문안을 갔지. 기력이 쇠한 모습, 아부지도 마찬가지지만.. 안타깝더라고. 그 옆에 누운 환자들은 아예 시체 수준이고. 과연 저 모습을 원했을까, 그리고 그렇게 해서라도 살고 싶을까, 다시금 난 절대 저리 되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어.

갑자기 아부지가 이러시는 거야. AI때문에 대규모 실직이 일어날 거라고. 가뜩이나 어려운데 어쩌냐는 건데. 이 질문에 대해선 누구도 확신은 못하지만 다들 동의는 하고 있을 거야. 그러나 과연 그럴까? AI를 도입하고 로봇을 채용하는 이유가 뭐지? 비용 절감이 1이고 노동 효율성이 2야. 그러나 이 둘은 이명동의어나 마찬가지지. 노동이 효율적이어야 비용이 절감되니까. 여기까진 맞아. 비효율적인 인간의 노동력을 계속 쓴다는 건 경쟁에서 처지는 거니까.

그러나 그들 기업이 만들어 내는 건 누군가 사줘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반드시 있어. 다 쫓아내고 빈곤층으로 전락한 이들이 무슨 구매력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AI로 인한 대량 실직은 모든 경제의 붕괴를 가져올 뿐이라는 거지. 생산만 있고 소비는 없는.

사실 지금 세상은 터져 나가기 일보직전이야. 발달한 미디어와 통신 기술때문에 과거에도 있어 왔던 일들이 드러나는 측면도 있지만 대부분이 근래 생긴 일들이지. 갈등의 폭발, 빈부의 심화 등등. 몇번이고 이야기했지만 우릴 포함한 모든 생물은 자연에 적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거든. 지금의 조건이 아무리 인공적이라도 해도 그 역시 자연의 일부라면 살고 있는 우리도 순응할 밖에.

애들을 낳지 않는다고 하지? 꼭 그렇지만도 않아. 불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해. 뭐 핑계야 많지. 전자파니 서서 일을 하다보메, 정자수가 어떻다느니. 내가 보기엔 그 모든 불임의 원인은 역시 자연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봐. 현명한 자는 결혼을 하지 않고 해도 아이를 갖지 않지. 하지만 악조건 하에서도 아이를 가지려고 하면 마치 자연이 '시방 그러면 니들이 뒈지걸랑.' 하는 거야.

인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인간을 대체할 존재들의 등장이야. 난 모든 인간은 통제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고 보거든. 과거엔 가족이 그런 대상이었어. 요즘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지. 모든 인간 관계는 스트레스와 분노만 안겨 주거든.

서두에 왜 강쥐 이바구를 했겠어? 마느님과 난 요즘 이런 이야기도 해. 애들은 섭섭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다시 신혼으로 돌아간다면 애 낳지 않고 강아지만 키우자고. 강쥐 슬개골 수술하는데 100만 원 들더라. 아깝지. 세마리 살돈인데. 그땐 아깝더라고. 하지만 요즘은 아냐. 사람 고치는데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껌값이지. 게다가 말 잘 들어, 언제나 나만 쳐다봐. 귀찮게도 하지 않지. 내가 하는 일이라곤 사료 주고 똥, 오줌 걷어 주고 아플 때 치료해주는 것이 전부지.

리얼돌이 단지 성적인 대상으로 국한해서만 비난할 수 있을까? 지금이야 아무 반응 없는 나무토막이나 다를 바 없지만, 반응을 하는 리얼돌이 나온다면? 그리고 발달된 로봇의 기술이 적용되고 AI가 탑재되어 적어도 애완견 이상의 지성으로 주인을 대한다면? 애완견도 필요없을 거야. 여잔 남자가 필요 없고 남잔 여자가 필요 없지.

뭔 소리를 하고 싶냐고? 결국 인류 멸망은 이미 시작되었고 그 끝은 멀지 않았다는 거지.

한편 이런 생각을 자주 해. 우리와 같은 지성체의 멸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거지. 45억년 세월 동안, 초기 생존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때를 제외하곤 지구엔 항상 생물이 번창했어. 원숭이에서 벗어난 인류의 조상의 시작점이 20만 년 전이라더라. 원숭이도 200만 년 전이고. 6천만 년 전에 공룡이 살았다면서.

그 긴 세월 동안 지성체의 등장이 우리 밖에 없다는 썰 자체가 우습지 않냐고. 머잖아 땅이 뒤집히는 지각활동이 있고 난 후 우리보다 앞서 문명을 일으키고 멸종한 존재들의 증거가 나타날 거라고 봐.

우리도 스스로 택한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어. 지금은 인공장기지만 앞으론 기계와 인간이 섞인 존재들이 영생을 위해 탄생하겠지. 그들이 생식을 할 이유가 있을까? 누군가는 특정 인간의 사고 자체를 컴에 업로드하는 기술도개발한다고 하거든. 공상이 아냐. 영생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들이 더욱 현실화되는 거지. 그러나 그땐 이미 인간은 더이상 인간이 아닌 거야.

난 인간의 경계점을 고통이 극복되는 순간이라고 보거든. 우리의 모든 감정은 이 고통에서 출발하는 거야. 고통때문에 공포가 생기고 공포때문에 안전을 찾게 되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지. 뇌만 탑재된, 온통 기계인 존재가 고통을 느낄까. 느끼게 할 수도 있지만 안할 거야. 필요없는 기능이거든. 고통은 기억이고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거나 혹은 같은 자극의 반복이 없으면 이내 극복되고 말지.

더이상의 생식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기계 속에서 오랜 기억으로 기생하는 존재들의 세상이 되면 우린 끝장난 거야. 그리곤 AI는 생각하겠지. 보호해야 할 존재들의 사멸이 다가왓다면 자신들도 디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을 거라고. 난 이런 과정이 반복되어 왔다고 보거든.

다른 행성으로 이주 전에 벌어질 일들이야. 그러니 오늘 하루 즐겁고 기분 째지면 된 거 아니냐고. 그래서 난 언제부터인가 5분 전을 후회하지 않고 5분 후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지. 그래서 그 모냥으로 사나고? 어때서? 삼시 세끼 잘먹고 똥 잘싸면 그만아냐? 돈이 없어 아쉽긴 하지.

얼마 전 어느 기업 회장 놈이 식사 예약을 7-8군데 하고선 한군데에서 처먹는다고. 그러나 펑크낸 음식점에도 돈은 다 지불한다고. 노쑈를 빗댄 것 같은데... 나쁜 새끼 아냐. 그게 지 돈이냐? 회삿 돈이지. 4,500만 원 짜리 지 포도주 처먹겠다고 식당에서 주지도 않은 포도주값으로 4,500만원을 건냈다네. 역시 나쁜 새끼야.

부럽냐. 그렇게 처먹어도 똥은 똥이고 뒤질 땐 지나 내나 손 쫘악 펴고 바들거리다 가는 건 마찬가지야. 사후 세계가 어디 있어? 그런 거 없어. 뒤지면 다 뼈다구야. 뇌 정지하는 순간부터 그냥 고깃덩어리고. 그러니 다들 적당히 노세노세하며 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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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8mT4RoI2b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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