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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서정적인 가사에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노래라고 선정된 적이 있었다는...
나도 그러하지만 내 또래들 혹은 연상의 남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하나 같이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네요. 거개의 이유는 사모님의 잔소리와 바가지, 그리고 말 안듣고 애비를 개똥으로 여기는 자식들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그런 사모님들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젊은 날 허랑방탕하게 산 결과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는 두려움에서 오는 짜증, 오로지 네놈과 네놈 집 식구들을 위해 날 희생했다는 억울함이며, 애들은 꼰대처럼 잔소리해대는 애비가 싫고,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못하는, 지들 딴엔 불합리한 통제와 터무니 없이 부족한 재정상태 입니다. 어찌 그리 잘 아냐고요? 그건 앞서 말한 내 지팡이에 다 들어 있는 기억들입니다. ^^
사실 애들 문젠 얼마든지 대화를 통해 나를 낮추고, 이해하려 든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지만 사모님과의 갈등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도 쉽지 않을 겝니다. 그건 아직도 깰 수 없는 당신의 혈맹과 이 사회가 치고 있는 난공불락의 울타리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사모님의 분노는 당신보단, 아직도 그녀의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당신의 피붙이, 즉 부모형제로 인한 경우가 반은 넘습니다. 하물며 당신은 그 불합리한 혈맹을 알면서도, 내려온 전통이 그러니 혹은 이 사회가 다 그럴진대 라는 식으로 여전히 깔아 뭉개고 있음에야.
그리하여 당신은 서서히 여자만 겪는 줄 아는 폐경기의 나락 속으로, 스스로를 몰고 가는 겝니다. 새벽에 반응이 없다고 폐경기는 아니지요. 그냥 갑자기 의욕이 없어지고 의미도 찾지 못하고 그냥 멍하니 가는 시간만 보는 상태, 그게 바로 남자의 폐경기이고 그 다음은 힘없는 노인의 시대입니다.
흠... 사모님들 바가지 좀 그만 긁어라고 하려 했는데, 쓰고 보니 결국은 도돌이처럼 내 탓이요가 되었네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혈맹 앞에서, 그리고 사모님이 동석한, 해보신 적이 있나요?
'당신도 여자이지 않습니까?'
'내 아내도 당신의 떨처럼 귀한 남의 집 딸입니다.'
누군가 이런 비유를... 부모형제는 수족과 같고 마누라는 의복과 같다. 여즉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감히 나올 수 없는 소리입니다.
부모는 돌아가시면 그만이고 남은 형제는 남만 못합니다. 자식은 떠나건 남아 있건 애물단지고. 누가 당신 곁에 남아 있을지 생각해 보시면 됩니다.
남자의 폐경은 자연이 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업과 같습니다. 작위적이니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이 나이에, 아직도 엄마를 찾는 나에게서 그런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음을 통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