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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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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이탈리아의 극우 정치인이 노인들에 대한 참정권 제한을 언급했다가 찬반론에 휩쌓였던 모양이다. 제목의 시티즌과 시빌리언의 차이는 무엇일까? 폴 베호벤 감독의 SF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영화에선 군복무를 마친 자에 한해 시티즌이란 자격을 주고 그외는 시빌리언으로 지칭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단어적인 의미에서 Citizen은 시민, Civilian은 민간인이다. 즉 군이란 의무를 두고 Civilian을 해석하는 양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Civilized human이고 Human living in City가 아닐까? 과거 그리스를 비롯한 주변국들은 도시국가 형태였고 도심에 살던 이들과 성 밖에 살았던 이들과는 참정권에서 엄연히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주) 위 해석은 전적으로 희미한 내 기억과 추측에 기반한 것이니 맞는지 틀리는진 나도 모른다.
점차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연령대 비율이 대칭적이지 못하다. 즉 비생산적 연령층에 들어가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느는데 생산연령은 그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국가를 운영하는 대표를 뽑음에 있어 누구의 의견이 더 중요한가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전제엔 나도 이의가 없다. 하지만 더이상 생산에 참여할 수 없는 이들까지 똑같은 권리를 주장하며 국가 운영에 참가한다는 건 어떤 면에선 지극히 불합리하지 않을까. 즉 내 생각은 과거 헌신해 온 바는 충분히 인정하고 그에 대한 보답은 마땅하지만, 그것, 즉 보답으로 인한 짐은 젊은 세대들이 떠안고 있으니 당신들은 뒤로 물러 나고 이젠 그들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연세 드신 분들 중엔 이런 개호로 새끼라고 욕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시나브로 당신네 연령으로 가고 있는 중이니 너무 나무라지 말기 바라고 진지하게 이 문제를 고민해 보시기 바란다.
요즘 들어 내가 느끼는 노화 현상 중 가장 심긱한 건 반사 신경의 둔화와 기억력의 감퇴이다. 운전을 예로 들자면 가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데 멍 때리거나 갑자기 브레이크와 엑셀이 헷갈리는 경우가 있거나 좌로 끼어들기를 해야 하는데 들어갈까 말까 하며 앞.뒤차를 혼란스럽게 하는 등의 황당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더하여 방금 쓰던 물건의 위치를 잊어 버리고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거나, 뭔가 시작하자면 한참을 뭉기적 거리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난 이를 운동이나 금주, 금연따위론 결코 멈출 수없는 자연적인 노화현상으로 받아 들이고 있는 중이다.
더 나아가 난 75세 즈음엔 운전면허도 반납하고 선거권조차 더이상 행사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고사엔 적국의 침략에 풍전등화 신세가 된 나라를 고려장 당한 노인이 구하는 일화도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사회 참여라든지 선거권 행사여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지금 온 나라가 벌집 쑤신듯 들끓고 있는데 남녀간 대립은 제쳐두고 더 심각한 건 나이 든 이들에게 틀딱이니 태극기 부대니 이름 붙이고 대드는 청장년과 이들을 호로자슥이라 분노에 찬 호통을 치며 침 튀기는 노년층 간의 대립이다. 자식 걱정은 눈을 감을 때까지 한다지만 그렇다고 다 자란 자식의 일에 일일히 간섭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그 분들 생각은 내가 이리 고생해서 만든 나라, 그리고 내 자식과 후대가 살아야 하는 나라가 갈짓자로 걷지 말고 제대로 걷게 하자는 우국충정의 발로임은 의심치 않으나 과연 고정 관념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분들께서 내리는 판단이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 적합한지는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할 게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늙은이로 태어나 아기로 죽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지만 내 나름의 해석은 아기로 태어나 노인으로 죽어가는 정상적인 과정이라 해도 갓 태어난 아기와 철 없는 소년의 모습은 나이 지긋한 노인과 죽음을 앞둔 병자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왜 나이가 들면 애로 변한다는 말이 있겠는가?
정말 죄송한 이야기지만... 더이상 생산 연령도 아니고 생산적인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면 같이 늙어가는 벗과 나누는 소주잔에서의 화제 외에는 현실 정치에는 개입하지 마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금 당신들에게 표를 달라고 애걸하는 정치인들을 보라. 애로 변한 당신들에게 달콤한 사탕을 주며 코묻은 돈을 앗아가려는 야바위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또 생각해 보라. 비록 당신들이 6.25와 4.19, 5.16 등 변혁의 시대에서 힘들게 살며 이 나라를 번듯이 세웠다곤 하지만 그 댓가는 이미 다 받지 않았는가? 혹은 자초한 실패로 다 날렸거나.
지금 청장년이 내는 세금 중 얼마나 많은 돈들이 당신들의 똥다리 받쳐주는데 쓰이고 있는 줄 아는가. 그만큼 받으면 이젠 그 같잖은 권리는 내려놓고 애들에게 고마워 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툭하면 대통령을 잘못 뽑아 나라가 엉망이라는데 정말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 경제가 어려워진다면 그게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춘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는가?
더 심하게 말해볼까? 대통령 하나때문에 나라가 죽고 산다면 그건 당신들 책임이지 않는가? 고작 1인의 선출직 공무원의 결정에 삶을 맡기는 시스템을 구축한 자들이 누구인가? 나는 그런 소릴 들을 때마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얼굴을 들 수 없는 수치심을 느낀다. 어찌 자신에게 돌아가야 할 욕을 애들에게 하느냐 말이다.
이젠 그만 모두 잊고, 시티즌으로 살려 하지 말고, 시빌리언으로 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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