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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과 법대가 같은 건물을 사용했던 터라 이들과 마주칠 일도 많았고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 연이네, 하숙집 연이네 식으로 엮여 제법 아는 눔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들과 친해지는 나에게 선배들이 던져 준 충고들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답답한 법새'였다. 법새의 어원은 정확하진 않으나 능히 법대 새끼라고 연상은 되는 바, 그 앞에 답답이란 형용사가 붙었으니 말이 통하지 않는 종족쯤으로 해석이 된다.
여튼 세속에 이미 물들어 음탕하기 짝이 없는 우리와는 달리 순수해 보여 자주 주연을 열었는데 정말 가까워질 수록 그 뭐냐, 옳지. 유도리란 게 통하는 않는 족속들이더라고. 일단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면 자리의 열명 아니라고 해도 끝까지 돼도 않은 논리를 펼치며 반대 입장의 그 10인을 설득하려 들다가 도처히 안되면 상종 못한 종자들이라고 침을 뱉고선 돌아서 버리더만. 이미 식상한 이들은 저 새끼 다음부터 술자리 데리고 오지 말라는 극언도 서슴치 않았는데 그쯤이면 깨갱해야 하거늘, 이건 뭐 끝까지 마이 웨이.
이는 무대를 직장으로 옮기고 난 후도 마찬가지라. 워낙 대가 세고 꺽이지 않으려 하는데다 오로지 By the book이니 상사라면 하나 같이 저어하는 기피 인물들이더라고. 하여 대강 보면 총무니 기획이니 하는 본류와는 동떨어진 한직에서 제자리 곰베질하다 어느 날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항문이 성장기의 말미에 도달한 성년의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명확한 팩트는 과별로 4년 간 주입된 일련의 구분 가능한 특질들이 몸에 익으니, 씨부리는 꼬라지만 봐도 무엇을 공부했는지 정돈 통밥으로 나오더만.
2백만이 모여 소리치고 물러나라고 한들 윤석렬이, 그리고 그 휘하가 '눼에~~' 하며 물러날까? 내가 보기엔 천만에요 이다. 외려 압력을 받을 수록 그 반발력은 배가되고 나중엔 기괴한 일조차 벌일 공산도 크다. 예를 들자면 청와대를 압색하겠다든지 대통령을 참고인으로 부르겠다든지. 이건 우리 이미 보지 않았던가? 이들의 논리에는 사실상 헛점은 없는 셈이었다. 아무리 악법이라도 신법이 대체으로 대체되지 않는 한, 그 효력은 유지되니 말이다.
지금 이 대목에서 딱히 그들을 몰아낼 명분은 없다. 여성 둘이 있는 집을 11시간이나 뒤지고 짜장면을 먹었다. 그래서? 우린 그게 사람 할 짓이냐, 형평성에 어긋난다 강변해도 그들 입장에선 그게 어때서? 우선 순위는 내가 정하는 것이고 필요하니 한 짓인데 뭐가 문젠데라는 답변만 나왔고 나올 것이다.
이쯤 되면 대충 떡밥 하나 던져 퇴로를 열어줘야 하는데, 아닌 말로 요즘 어떤 세상인데 억울한 희생양을 만들 것이며 또 그리 봉합하기엔 너무도 멀리 왔다는 거지. 더하여 한달 내내 정교수 소환 시기만 저울질 한다는 건 앗살한 한 건이 없다는 반증이고 무리하게 기소했다간 그 역시 역풍을 자초하는 일이니 섣불리 못하리란 예상도 든다만, 그렇다고 뽑은 장검으로 썩은 무우를 자르거나 머쓱하게 아니네 하며 다시 집어 넣는다?
어제 드디어 버닝썬이 등장하더만. 가만 보니 엮어오는 건들이 여기 쑤시고 저기 쑤셔 하나만 걸려라가 아닌 모양이라, 진즉부터 큰 밑그림 잡고 터뜨릴 시기 조율하며 정권의 숨통을 죄여가는 형색으로 보여 내심 불안하다. 그들이 가진 권력이라면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정도인데 청와대 깊숙한 곳을 치고 들어가다 보면 조국 아닌 다른 자들의 비리가 나올 법도 하고 그것은 결국 말하기 따라 최고 권력자의 비호 아래 이루어졌다 식으로 썰 풀기도 어렵지 않지.
시국이 난마로 얽혀버린 연유에는 검찰들 외에 다른 상수가 있는데 마차바라. 그게 머나?
그건 바로 또다른 법새들인 대통령과 조국장관이다. 이들 역시 앞서 말한 법새의 영역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쏙 들어갈 만큼, 유도리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오리지날 혼또 법새들의 전형이라 설사 그런 유도리를 부릴 찬스가 온다해도 정도가 아니네, 법에 어긋나네 하며 도리질 칠 게 분명하거든.
조국 장관이 지금 해야 하는 건 내가 관여되었으니 이건 빼고가 아니라 대통령도 인정한 감찰이란 권한을 가장 심하게 휘둘러야 하는 것이다. 한쪽은 알아서 우선 순위 정하는데 왜 다른 한쪽은 그리 하지 못하나. 그리고 문제가 되는데도 미적거리는 건부터 박살내기 시작하면 지들이라고 버티겠는가?
헌데도 시방 촌구석 검사들 만나 이바구나 듣고 다니니 딱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대통령도 갑갑하긴 매 한가지. 이미 팔다리 자르고 힘 다 빼버린 기무사고 국정원이지만 아직도 말단 조직은 살아 움직이고 있고 언제든지 쓸만한 협상용 정보를 가져 올 수 있는데 왜 활용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박정희가, 전두환이 괜히 야들을 키웠겠나?
개싸움엔 개가 나와야 하는 법인데 이미 무르익은 이전투구에서 선수 교체할 생각은 않고 촛불 민심만 믿는다? 아무리 촛불 민심이 2백만, 아니 2천만이라도 법에 의하지 않으면 그냥 큰 목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검찰은 목숨 내놓고 달려들며 그 칼끝을 대통령을 향해 정조준하는데 여당이라는 작자들까지 우왕좌왕.
눈치 볼 게 뭐가 있나? 사면권도 가진 최고 권력인데 뭘 더 망설이나. 당장 조국을 불러 본인 관련 여부에 관계없이 수사 과정상 불법과 탈법은 없었는지 감찰에 들어가라고 엄히 명하고 동시에 윤석렬을 해임시키고 압색영장을내준 판사들까지 한방에 골로 보내야 한다. 그리고 빈자리는 개혁에 동조하는 일선 판검사들로 다시 채우면 되는 것이고 나머지 행정직은 해마다 쏟아진 변호사로 충당하면 가능할 게다. 국회가 저리도 개판인데 나라는 알아서 잘만 돌아가니 꼴랑 검찰 조직 하나 흔들린다고 결단 나겠나.
감찰하라면 이를 박박 갈던 법무부 직원들이 봄날 이불 털듯 탈탈 털어 움짝달싹도 못한 건수를 만들어 본 안에 개입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을 게다. 그리고 털어 먼지 나는 걸로 따지면 조국보단 더한 쪽일터 왜 음으로 기무사와 국정원을 동원해서 굵직한 건수를 몰어 오게 하지 않는가? 저쪽에서 여론전을 벌인다면 여기라고 못할 이유가 있나. 감찰로 안된다면 다른 임명권을 동원해서라도 두 기관이 물어오는 건수를 불독처럼 물고 늘어지게 할 필요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나 조국은 그리 하지 못할 게다. 결국 원칙만 따지다 엄청난 파국을 불러올 공산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당신들은 촛불로 박근혜씨를 몰아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녀를 옭아맨 건 법이고 그 법은 검찰들 손에서 나왔다는 걸 잊어선 안된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라. 당시의 중요한 정보들이 터져 나온 싯점들을. 준비되지 않으면 결코 이루지 못할 일이었고 언론도 충분히 동조했다. 이제라도 정신 차려서 그 망할 법새 근성 좀 버리기 바란다.
회사 이야기 하나만 더 언급해 보지.
남들이 지네 직장에서 하는 일을 이야기를 듣다 보면 지눔 없인 회사가 금방이라도 망할 것 같거든. 그건 회사원이라면 나불대는 공통적인 개구라인데, 정말 웃기는 건 지눔 하나쯤 없어져도 회사는 전혀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그리들 나대더라고.
시스템이 그래서 무서운 거야. 어떤 극단적인 경우엔 나사 하나 빠져도 전체가 움직이지 못하는 수가 있어. 하지만 시스템이 설계서 대로 구성이 되고 나면 스스로 생명력과 치유력을 갖게 되지. 그래서 어디 하나 없어지면 금방 대체기제를 찾아내거든. 지금 검찰 고위직들 다 나가면 이 나라가 온통 범죄로 뒤덮여 망할 것처럼 엄살부리지만 나라도 시스템이야. 이가 없으면 임플란트를 하는 세상에서 뭔 돼먹잖은 개소리들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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