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갑질은 결과이니, 원인은 따로 있다.

운산티앤씨 2019. 8. 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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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러니 카트리지만. 그러나 카트리지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가 없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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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52BueI-tE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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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모 그룹에서 하청업체에 줄 대금을 주지 않다가, 그리고 재고를 떠넘기다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그 된서리란 게 고작 벌금 10억과 시정명령입니다. 그 벌금이 하청업체에 대한 보상일까요? 천만에. 전부 국고로 들어가고 시정명령하느라 문서작업에 시달린 그룹은 해당 하청업체만 더욱 갈구거나 심하면 자르겠죠?

이런 행위는 최상위, 최강의 갑질이라해도 무방할 겁니다만 요는 나온 결과, 즉 조사 결과에 대해서만 백날 처벌이나 벌금을 때려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암환자에게 독한 진통제만 처방함과 같은 이치일 터, 종국엔 환자는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만들듯이, 기업과 하청업체 모두를 부패의 불치병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고 결국 죽이게 된다는 거죠.

한편 난 법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우리나라 법체계는 표면상 매우 잘 짜여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술한 벌금처럼 근본 원인의 제거보단 그때그때 편법으로 대응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하청업체에 대한 횡포로 벌금을 받은 경우로 돌아가 봅시다. 누가 그랬느냐에 대한 질문은 생략입니다. 자금 인출담당자가 애사심으로 그랬을까요? 아니면 회계부장이나 임원이, 특정 하청업체가 미워 자의적으로 그랬을까요? 아니면 전반적인 자금 현황을 보고 받고 지침을 내리는 자의 지시일까요? 이 중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아마도 제일 마지막에 있는 의사결정권자일 겁니다.

그러나 이 사람 역시 지시를 받고 이행하는 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윗선은 누구일까요? 당근 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는 자들일 겁니다. 자율적인 경영이 이루어지고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처리되는 경영 시스템이라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지만, 정치와 결탁하여 그들만을 위한 법이란 방패를 만들어 가린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시스템의 최상부에 앉아 있는 자가 무소불위의 인사 권한을 쥐고 구성원들 모두에게 살벌한 칼질을 해대니 생기는 일인 게죠.

그리고 벌금을 두들겨 맡는 객체는 사람이 아닌, 법인입니다. 징벌의 효과가 있을까요? 노동법 관련해선 사용자에 대한 실질적인 징벌이 병행됩니다. 급여를 주지 않는 등 부당 노동행위를 저질렀고, 그 정도가 심하면 구속도 당할 수 있죠. 그러나 법인에 대한 징벌은, 적어도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가 아니라면 추가적인 보복만 불러 오게 됩니다.

이걸 밝혀내기 어려울까요?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회사의 모든 일은 서류상 작성, 검토, 승인이란 증거로 남아 있으니까요. 그러나 매번 빠져 나갑니다. 아주 심한 경우 실무 담당자 몇명만 구속되거나 잘리면 언제 그랬냐는듯 원위치합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지요? 실무 담당자가 무슨 권한이 있어 모든 일을 계획하고 검토하고 직접 이행까지 한다? 이런 회사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또 다른 근본적인 문제는 이런 행위 자체가 기업의 발전을 가로 막는 독소라는 것에 대한 인식의 부재입니다. 요즘도 어떨지 모르겠는데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6개월 어음은 기본입니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받을 돈 못받는 자의 억울함은 차치하고서라도, 줄 돈 안줘가며 은행에 쳐박아둔 잔고에서 나오는 이자가 경영상 중요한 자원이라면 이미 막바지에 도달한 기업이란 거죠.

한편 줄 돈을 제때 지급해서 다른 중요한 자금 흐름에 이상이 있다면, 그런 행위가 용서될까요? 역시 이미 경쟁력 상실한 좀비 기업입니다.

납품 단가에서 경쟁력 확보는 기업의 원가에 지대한 영향력을 줍니다만 기대하는 혹은 계획된 품질 이하의 저질 납품을 받아야 할 정도로 후려쳐서 겨우 살아 남을 수 있는 기업도 마찬가지, 없어지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요즘 미국과 서구에선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과 같은 IT공룡에 대한 견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리 자유 민주주의 하의 시장 경제 시스템이라도 독점은, 그 해악이, 긍정적인 면을 넘기때문에 적당한 때가 되면 들어가는 칼질이고 태클입니다. 오디오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 아는 웨스턴 일렉트릭, IBM이 그런 견제 속에 해체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강력한 견제로 둑주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우린 그런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해서 아주 이중적인 잣대를 갖고 있습니다. 과점을 지나 독점인데도, 그리하여 시장에 주는 민폐가 지대한데도 자유 민주주의 하의 시장 경제 시스템이니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질알을 합니다. 그러나 주가만 폭락하면? 정부만 쳐다 봅니다. 국민연금이 588 봉지도 아니건만, 무슨 일만 터지면 불러내선 쓰레기 주식을 비싸게 사달라고 아우성을 치죠.

웨스턴 일렉트릭이, IBM이 몇개로 분할되고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천문학적인 벌금을 때려서 미국이 망했습니까? 외려 그틈에서 지금 견제를 받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생겨 났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세계적이라도, 그 위세가 막강해도 소용 없습니다. 일단 걸리면 시장을 일정 부분을 양보하든지 날아오는 칼을 맞고 자빠지든지 둘 중 택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승자 독식이 미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상의 윤리도덕은 언제나 문제되지 않습니다.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언감생심 꿈도 못꿀 나라에서 조차, 정당하게 독주해도 제동을 걸어야 할만큼 경제력 집중은 그 폐해가 막대한데도, 이곳에선 탄생과 성장 과정 전부가 부패와 연관되었음에도 누구 하나 견제할 수가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처음의 갑질은 바로 이런 구조에서 탄생하는 수많은 괴물 중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전 글에서 난 사고의 자유를 억합하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심각함을 섹스라는 말초신경 자극적인 면에서 제기했습니다.

섹스에 대한 필요 이상의 과도한 간섭, 이건 사고와 운신의 폭을 이미 정해주는 구태의연한 사회적 관습과 도덕률의 조금 튀어나온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하 더워서 빼먹은 문장들입니다. @@---------------

사고가 고착되면 좁은 눈으로 세상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고착화된 사고는 이미 계획된 것이거나 조종당하기 쉽습니다. 우린 그래서 이런 비리에 대하여 동조를 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고작된 사고 방식에선 기업가 정신이 아노지 않습니다.

고작해야 건물주가 꿈이거나 좋은 대학 가서 대기업에서 연봉 받으며 강남에 아파트 살 꿈을 꾸거나 혹은 철방통 공무원, 공기업. 조금 더 잘난 놈들은 의사 아니면 판검사.

그러니 특목고를 백날 조져봐야 또다른 괴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거죠.

(에어컨 고장으로 글 쓰기도 힘듭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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