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급소

운산티앤씨 2019. 7. 21. 14:56


.

산수이 SP-50. 생각보다 큰 사이즈에 통울림이 좋고 툭히 클래식 장르에 발군의 기량을 보인다. 곧 시판 예정.

.

https://youtu.be/SAkUFT9Agv0 

.

급소란 인체에서 타격이나 영향을 받을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부분을 말한다. 영어론 Vital Point , 한자론 急所이다. 둘을 합쳐 번역하면 사활이 걸린 중요한 곳? 무술 혹은 더 나아가 무협의 세계에선 이런 급소를 공격하여 상대를 제압하기도 하고 점혈이란 수법이 나오기도 하는데, 우리가 가장 쉽게 파악되는 급소는 남성의 불알이다.

한대 걷어 차이면 지 아무리 역발산 기개세라도 주저 앉고 만다. 눈깔도 마찬가지. 폭 찔리는 순간, 눈에 불이 번쩍거리며 시야를 놓치게 되니 이후론 맞는 일만 남았다. ㅋ

그래서 불알과 눈알을 가격하는 건 그 무지막지한 종합격투기에서도 반칙으로 정해두고 심한 경우 반칙패 혹은 선수 자격까지 박탈시킨다. 하지만... 일상에선 아무 의미 없는 허례허식일 뿐이다. 흔히 말하는 스트리트 파이팅, 즉 개싸움에서 중요한 건 승패이지 과정은 개똥도 아닌 걸. 싸움의 기술에서 백윤식이 늘 얻어터지는 고딩에게 싸움 기술을 전수한답시고 애들 개싸움을 보여준다.

한 녀석이 모래를 뿌려 상대를 제압하고 돌아서는 뒤를 가격하자 고딩은 비겁하다고 한다. 그러나 백윤식은

'인마, 싸움에 반칙이 어디 있어? 이기면 그만이지.'

이런 이야기는 전에도 했다고 기억된다. 여하간 인체의 급소에 해당하는 부분은 자연에도 인공건조물에도 다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최강의 전차가 나왔다 하자. 머지 않아 그 전차만 때려잡는 미사일이 금방 나온다. 그리고 그 미사일은 전차의 장갑을 가장 효과적으로 관통하여 폭파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마련이다. 무조건 폭발력이 크다고 해서 효과적이진 않다. 만약 주변에 민간인이나 아군이 있다면 전차만 박살내야지 그들을 포함한 주변까지 다 폐허로 만들어도 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이 규칙 혹은 원칙 또는 원리는 인간의 사고체계, 사회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가족부터, 소규모 모임, 전체 사회, 국가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쥐구명 하나가 둑을 무너뜨리기엔 너무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균열이 발생한 댐이라면 작은 충격 하나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이미 저쪽은 오래 전 이 일을 기획하고 우리의 급소만 골라 가격하며 차근차근 자신들의 뜻대로 진군하고 있다. 반면 지금 우리가 취하는 액션들은 다분히 감정이 섞인 무작배기 주먹질이 아닌가 우려가 된다.

다시 개싸움으로 돌아가서. 덩치가 산만하고 한대 맞으면 죽을 정도로 큰 주먹의 소유자가 있다고 하자. 급흥분 기질의 그는 싸움이 벌어지자 온 몸에 힘을 끌어 넣은 주먹 한방으로 끝내려 혹은 잡아서 꺽기로 승부를 보려 하지만 작고 날렵한 상대는 날아오는 주먹을 정확히 보고 스텝과 더킹과 위빙으로 헛손질을 유도한다. 아무리 힘이 좋다 해도 보통 1분 이상이 지나가면 숨을 헉헉대기 마련이고 눈매가 매서운 상대에겐 빈틈을 통한 급소는 금방 노출된다.

조금 더 시간을 끌면 눈에 띄게 발이 느려지는데 이 때를 놓치지 않고 봐둔 급소를 가격하면 코끼리같은 상대도 자빠지게 된다. 어찌 이 간단한 개인 전투의 원리가 나라간 싸움에 적용되지 않겠는가?

그러자면 그간 우린 상대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선행되었어야 하나 기실 그렇지 못하다. 상대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우선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덤벼든다? 과연 승산이 있을까? 내가 위정자들에게 묻고 싶은 건 이 부분이다. 상대에 대한 충분한 데이타를 갖고 있으며 어디가 취약점인지 알고 있는가. 언제 쳐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만약 있다면 쓸데없이 여론에 부화뇌동하지 말고 침묵을 지켜야 하는데, 보고 있자면 이쪽에서 날릴 펀치가 스트레이트인지 훅인지 다 알려주는 꼴이다. 너 자꾸 이러면 훅으로 주댕이를 갈겨 버릴 거야. 아무리 바보라도 이미 알고 있는 주먹에 면상을 대줄 리 만무하다. 지소미아인지 뭔지도 그러하다. 검토한다? 니들이 멈추면 안한다. 혹은 미국 응아에게 보채는 꼴이 아닌가. 이건 상대에게 전열을 가다듬을 시간을 주는 격이고 더 큰 분노와 역반응을 불러온다.

어.. 어? 할 정도로 신속하게 갈겨야지. 검토는 무슨 얼어 죽을 검토인가? 당장 파기하고 개성 공단 열고 북한 핵도 인정하겠다고 해봐라.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에 손 벌리고 우리도 핵과 ICBM을 개발한다고 해봐라. 어찌 나오는지?

우리가 아쉬운 건 미국의 수출시장이고 이를 위해선 일본의 부품이 필요한 정도일 게다. 하지만 지척에, 비록 경쟁상대지만, 그만한 시장이 두군데나 있다면 당장 아쉬워도 빠이하겠다고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솔직히 지들이 더 아쉬운 판이 아닌가?

다시 말하는데 싸움박질에 정도가 없듯이 국가간 전쟁도 마찬가지다.

다들 지역 전문가를 양성한다고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물건을 파는 상행위를 위한 양성책이지만 따지고 보면 상대의 약점을, 니즈를 파악하는, 일종의 전략적인 행위나 마찬가지다. 간세, 간첩, 스파이? 꼭 총과 독침으로 무장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이런 모략과 계략이 전시가 아니라서 필요가 없다는 개소리도 그만하자. 언제 평화의 시대였던 적이 있나?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있는 한 상시 전시 상태이다. 도포 상큼하게 차려 입고 갓끈 고쳐 매며 에헴하는 동안 마누라와 딸들이 강간당했다. 도대체 얼마나 얻어 터져야 배울까?




'세상 이야기 > 길 위에서 묻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0) 2019.07.28
SNS, 양날의 검..  (0) 2019.07.25
쥐구멍  (0) 2019.07.18
무제??  (0) 2019.07.14
무제  (0) 2019.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