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자작 연재

본격 하드보일드액션스릴스펙타클피범벅섹시대하소설 - 사냥개 6/Ongoing-1

운산티앤씨 2019. 7. 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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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이쁘면? 실력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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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JMqxats_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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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경수는 진즉에 와 있었던 모양이고 이미 마신 술로 얼굴이 벌개져 있었다. 술은 입에도 대지 않던 놈이 웬일이람.

'다른 애들은?'

'어, 안불렀다.'

'왜?'

갑자기 뭐가 쿡 찌르고 들어 오는 느낌이었다.

'왜긴? 너 인마. 뭐가 자랑이라고 그 일을 오만데 다 떠벌릴 끼고? 그냥 우리끼리 씨부리고 말지.'

'그 이야기는 안하면 되잖아?'

'그것말고도 궁금한 게 많거든. 내 잔 받아라.'

모친으로 연락을 받자말자 놈은 관할서로 전화를 넣었고 이미 두건의 폭력사고에, 그것도 중대한 피의자로 특정되어 구금된 상태임을 확인했단다. 그러나 시대가 바뀐만큼 지눔도 어쩔 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단다. 그러던 와중에 느닷없이 두 사건 모두 고소 취하가 되며 풀려나니 기분 좋게 모친께 연락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도저히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 싶었단다.

하여 월권으로 인한 미상불의 징계도 감수할 생각으로 사건을 뒤적이다가 낯익은 이름 하나를 발견했다고 했다. 박병수 변호사, 즉 박변이었다. 7년 연배이지만 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검사로 임용되어 출세가도를 달리던 자였는데 어느 날, 사표를 쓰고 변호사로 개업한다하여 한동안 동종 업계 인구에 회자되던 인물. 그러나 경수가 눈 여겨 본 건 이때문이 아니었다.

연전 경수가 근무하던 곳에 경제 사범을 주로 다루던 선배 하나가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저 세상으로 갔다나. 사람 살다 보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사라 더이상 반박할 여지도 없이 넘어갔단다. 그러나 문젠 고인과 경수가 각별한 사이였고 사망 전 술자리를 가질 때마다 서로 맡은 업무에 대한 정보를 교환했다는 점이다.

고인의 입에선 모 재벌이 연루된 탈세사건을 조사하다가 결정적인 증거와 증언을 해줄 수있는 키맨 하나가 갑자기 행방불명되었고 그 사건의 타임 라인상에 박변이라는 이가 등장하더라나? 해서 뒤를 캐보니 변호사 사무실이 아닌 모그룹 부동산 괸리회사의 법무팀 팀장이라. 그정도 이력이라면 김엔장도 너끈히 들어갈 놈이 왜 거기서 뭉개는지 의심스러웠다고 했다.

'경수야. 니 세상이 어케 돌아가는지 아나?'

'선배, 뜬금없이 무슨 말씀이십니꺼?'

'다들 역사는 선과 악의 투쟁으로 맹글어지고 언제나 선의 승리로 끝난다 안카더나. 우리도 그걸 믿고 이 일을 하는기고. 그런데 알고 보면 선이라는 건 없더라꼬. 아주 나쁜 놈하고 조깨 덜 나쁜 놈들이 서로 잘났다고, 더 처물라꼬 질알하는 거 밖에 없데이. 그리고 더 더러븐 건 정의의 이름 아래 알려져야 할 비밀스러운 사건들은 정의가 아닌 필요에 의해 드러난다는 기제.

'하모요. 맞심니더.'

'우리 동네라꼬 별다르겠나. 우린 그걸 주류와 비주류라고 안카나. 니나 내처럼 돈없고 빽 없이 자라서 용된 놈들 중에 여편네 잘 만나 사다리 잘 골라 타는 놈들은 원래의 주류에 편입되지만 되도 안쿠로 사랑타령 해싸며 존심 내세우던 우리 같은 넘들은 언제나 비주류인기라. 그러니까 우리 같은 비조리들이 아무리 정의의 이름으로 뭍혀진 사건들을 밝혀 억울한 이들을 구제할라캐도 그것 역시 필요가 있어야 하더라꼬.'

'그래서예?'

'그래서는? 니 내가 지금 꼬라보고 있는 사건 잘 알제?'

그는 파고들면 들 수록 고구마 줄기 캐내듯 뭔가가 주렁주렁 달려오는데 명확한 증거는 없으되 등장 인물들 간엔 불순하고도 음험한 냄새가 풀풀나는 관계도가 그려졌다고 했다. 그리고 그 사건의 마디 마디마다 혐의를 의심받았던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하나 둘 보였고 그들이 암시하는 지점은 내가 다니는 그룹이었다나. 그 이야기를 하던 중에 박변의 이름이 나왔더는 건데.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니 일이 유야무야 넘어갈 일이가?'

'그라모? 니는 지금 내가 콩밥 묵고 있어야 정상이라는 기가?'

'그기 아이다. 니가 빠진 건 다행인데 니가 다니는 회사, 그리고 박변이란 이름이 영 마음에 걸린다. 그라고 박변이란 놈은 니하고 다퉜던 양아치 자살 사건에 왜 또 나오노?'

이번엔 제대로 충격을 주었다. 이 자식이 여기까지 파고들 줄이야. 냉정을 가장하며 웃었지만 이미 술잔을 든 내 손은 떨리고 있었고 안면 근육도 이그러져, 웃고 있다고 보긴 어색했을 게다. 이놈, 그런 날 유심히 들여다 보더니 이러네?

'칭구야. 돈이 전부가 아이데이. 내 지금 니 뭐하고 다니는지는 안 물어볼란다. 그라고 사실 나도 벌써 경고 받았다.'

'무슨 소리고?'

'지검장 방에 불리 가가꼬 개박살 났다 아이가. 하라는 건 안하고 씰데없는 짓 한다꼬. 그라고 요즘 이상한 첩보도 들어왔데이.'

'뭐?'

'내가 맡고 있는 건 중에 조폭들 보복 폭행 건이 있는데 잡아 들이고 보이 00파 중간 보스가 우리 고등학교 동창인 백상아리더라꼬. 니 글마 알제?'

왜 모르겠나? 힘없는 애들에게 공갈이나 치고 삥이나 뜯어 담배 피우며 개폼 잡던 양이치. 벼르고 벼르다 어두운 골목 길에서 벽돌로 대가리를 갈겨 버린 놈이 아닌가. 하지만 경수는 알 리가 없다.

'아, 글마? 와, 마이 컸네.'

'그 새끼가 지 좀 빼달라고 하면서 하는 말이 상대 조직에 간세를 박아놨는데 그노마가 카는 말이 상대 조직에서 날로 노린다 하더라꼬.'

'머? 조폭의 수칙 중에 하나가 판검사 손 안대는 거 아이가. 누가 그래 간이 크노?'

'니도 영화 마이 보는 갑네. 그런 거 음따. 돈이면 처녀 붕알도 맹그는 세상인데 몇억이면 검사 아이라 대통령도 해치울 새끼들이 의외로 많더라꼬.'

'니 그라모 신경 끄고 깡패나 잡아라. 머할라꼬 굳이 고속도로 냅두고 자갈길로 갈라카노?'

'이 새끼, 마이 변했네. 그래, 고마하고 술이나 마시자. 그라고 하나만 부탁하자.'

'먼데?'

'돈 많고 권세 쥔 놈들 장기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거 아이가. 니도 언젠간 씹던 껌처럼 버리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마카 든다.'

'치아라, 자슥아.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

그런데 아까부터 맞은 편에 앉자 조용히 술을 마시는 두넘에게 무척이나 신경이 쓰였다. 동물적인 감각이랄까, 여하튼 단정하게 입은 양복, 세련되게 다듬은 머리하며 누가 보더라도 대기업 사원들같지만 분명 그들의 귀가 이곳으로 향하고 있으며 마주한 자의 시선은 상대에게 고정된 척하면서 이곳을 주시하는 느낌. 분명 나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연달아 술이 들어가자 경수는 내가 마시는지도 모르고 혼자 마시며 오래 전 일을 꺼내 웃고 떠들었다. 난 받은 잔을 입에 넣다가 잽싸게 상 아래로 버리고 다 마신 척했다. 자정이 다 가까워 오자 경수는 더이상 못견디겠는지 가자고 했다.

'집에 델따 주께.'

'아이다. 우리 집 안 멀다. 걸어 갈란다.'

'같이 가자. 밤길 위험타 아이가?'

'고마 가라, 자슥아. 누가 대한민국 검사를 칠낀데?'

난 이미 자리를 파할 때쯤 그 두놈이 밖으로 나가는 걸 보았고 의외로 앉아 있던 시간에 비해 고작 소주 한병, 그것도 반만 마셨음을 보고 위험을 직감했다. 비틀거리며 경수는 나와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고 난 주차해둔 차에서 삼단봉을 꺼내 조용히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소변이 마려웠는지 녀석은 골목길로 들어섰고 그 순간 다른 두놈이 그를 따라 골목기로 들어가는게 아닌가. 지체하다간 일 만들겠다 싶어 난 잰걸음으로 골목으로 들어섰다. 퍽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경수는 이내 고꾸라졌고 처음 본 두놈과 합류한 두놈이 경수를 들쳐 엎으려던 참이었다.

나는 소리도 없이 돌격하며 경수를 엎은 놈의 무릎을 삼단봉으로 가격했다. 뼈가 아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둘은 같이 고꾸라졌고, 옆에 있던 나머지 셋이 당황하며 뒤돌아보는 순간, 머리로 제일 덩치 큰놈의 면상을 박았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거구는 코를 움켜 쥐고 숙였다. 남은 돌은 놀라서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골목의 담벼락을 지지대 삼아 발로 차 오르면서 다시 삼단봉으로 하나씩 목덜미와 아구창을 결겨주니 둘다 큰대자로 뻗었다. 게임은 끝났지만 뒷처리는 깔끔해야 하는 법, 난 대가리를 들며 신음을 지르는 놈부터 사커킥을 날려 완전히 기절시킨 후 경수을 부축하고 골목을 서둘러 빠져나왔다.

대강 보니 큰 상처는 없고 머리에 혹이 큼지막하게 올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난 일단 경수 집으로 향했다. 그 자리에 있어봐야 경찰 출동하고, 그놈들까지 잡히면 나에게도 좋을 일이 없지 않은가. 게다가 검사에 대한 테러인데 얼마나 시끄러울지. 집에 도착해서 난 술을 너무 마셔 골목에서 소변을 보다가 뒤로 자빠졌다고 들러댔다. 병원 가야 한다고 그의 아내가 난리치던 순간, 놈은 정신을 차렸다.

'이노마야, 오줌을 자빠져서 누나?'

'어? 여 어디고? 우리 2차 왔나?'

다행이었다. 순간적인 블랙 아웃 상태라, 게다가 뒤에서 공격을 당해 놈 역시 넘어진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건 너무 위험하지 않습니까?'

'네, 네. 정 그러시다면...'

아침부터 강부장은 땀을 흘리며 전화를 받고 있었다. 느낌으로 회장임을 직감했다. 보통 박변을 통해 지시를 내리는데 오늘따라 행동대에 바로 직접 지시를 했다는건 예사롭지 않은 일일터. 아니나 다를까 긴급 회의가 열렸다.

'아참. 이거 골치 아픈데 말이야.'

'무슨 일입니까?'

우린 이구동성으로 질문하며 부장의 입만 쳐다 보았다.

'이번에 새로 검찰총장이 임명되지 않나. 다들 봐서 알겠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가 지금 정권에겐 만만치 않은 모양이야.'

'다른 대안이 없답니까?'

박변이 나섰다.

'인물이야 많지. 하지만 지난 번 총장도 찜찜한 뒷이야기가 흘러 나와서 반강제로 나가는 마당인데다 여당에서 미는 인물들마다 조금씩 흠이 있는 모양이야. 야딩에선 누군지 몰라도 정확한 정보를 받아 하마평에 오르면 터뜨려 버리니 결국 그 검사장만 남은 모양인데.. 어르신께선 우리가 좀 맡아 일을 꾸며 보라는구만?'

'안된다고 하시지요? 지난 번 거사때문에 나 역시 노출된 상태라 자칫 우리가 몰살당할 수도 있습니다.

박변이었다.

'난들 모르나? 세경 받고 일하는 처지에 까라면 까야 하는데, 아예 없애는 것도 아니고 마타도어로 추락시키는 일이거든. 증거 없이 루머만으로 움직이다간 줄 선 검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게 분명해. 이번에 걸리면 우리도 그렇지만 어르신도 무사하지 못한 줄 알고 계시지만 그 양반인들 약점 없나?'

똥물에 발 담그는 순간 아무리 씻어도 똥내는 가릴 수 없는 법. 우리가 일컫는 상충부의 관계는 때론 연합이었다가 때론 갑과 을의 관계로도 변할 수 있는 위험과 위협, 그 자체였다. 사실 우리 그룹이라고 해봐야 내세울만한 주력 업종도 없었는데도 매출이 유지되는 건 순전히 다른 집안 일을 잘 처리해 준 덕이라고 봐야 한다. 회장은 증거 하나 없는 결정적인 정보만 머리에 담고 있었지만 그걸로도 다른 집안을 굴북시키는데는 충분했다.

그러나 일을 잘 처리하다는 소문은 소리도 없이 권력층으로 스며 들었고 그때문에 건드려선 안될 상대들을 손봐왔고 그 결과, 이렇게 발목을 잡히게 된 것이었다. 기생충과 숙주,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 달리 무엇으로 표현하겠나.

'좋은 아이디어 없나. 머리 좀 굴려 보라고.'

'워낙 청렴한 양반이라 미인계따윈 통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리고 과거 검사장 숭진 때도 비주류에서 인물 났다고 홀라당 까뒤집었지만 나온 게 없습니다.'

'그냥 죽여 버리죠?'

김부장이었다.

'이 양반아. 그게 가능했다면 내가 소집도 안했다. 썅..'

'명색이 부장인디 입 다물고 있자니 체면이 안서서 그랬시유. 헤헤.'

'지금 농이 나와? 어휴, 저 썅!'

'그 집에 딸이 있나요? 몇살이죠?'

'지금 대학생이라고 들었어. 뭐 애비 닮아 그다지 인물은 없나 보더라고.'

박변이 낸 아이디어는 참으로 고약했다. 그 딸을 남자 아이돌이나 제비에게 빠지게 해선 검은 물을 들여 보자는 것이었다. 잘만 하면 마약 정도로 엮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후보자로썬 치명타가 아닌가. 문젠 시간이었다. 퇴진은 한 달 후였고 임명은 그로 부터 또 한달. 이미 집안 단속에 들어갔을텐데 쉽지 않은 일이었다.

'클럽에서 후리면 되겠지요. 원데이 오퍼레이션입니다.'

'무슨 뜻이야?'

'요즘 클럽 안가는 여자애들 있습니까? 두달 새 한번은 가겠지요. 그때 반반한 놈 투입해서 후리고 같이 뽕 맞힌 다음 경찰에 넘기면 추문에 약물이라 아주 좃되는 거죠. 경찰도 그 양반에겐 섭섭한 게 많지 않습니까?'

'그거 좋군. 그거로 함세. 하하하.'

강부장은 박변의 어깨까지 두들겨 가며 소리내어 웃었다. 무서운 인간들이 아닌가. 한 인간의 인격을, 한 집안을 콩가루 낼 수 있는 일을 꾸미면서 일말의 죄의식도 보이지 않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