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즐기지 좀 마쇼...
지난 주 사장님께서 도시락을 갖고 오셨습니다. 늘 있는 일이라. 아따, 마침 박군이 왔지 뭡니까? 박군아시죠? 이혼하고 혼자 사는 황야의 넉대?
'워메, 부럽다야. 도시락은 올만에 보네잉?'
'니나 무라.'
마누라가 도끼눈을 합니다. 뭐.. 그쯤이야 눈치 코치로 아는 사이라 그러려니 하죠.
'야. 이게 부럽냐? 난 일 계속하라고 주는 뽕 같데이.'
'그런 소리 하덜 말어. 니가 혼자 살아봐야 고마운 줄 알지.'
'그럼, 그럼...'
하면서 주억거리는 마눌님의 목이 오늘따라 살포시 꺽어 주고 싶은 욕망이. 히히...
'혼자 살면 조차나?'
'조슬차긴. 씨불. 너 혼자 있어봐, 초저녁부터 지겹다.'
'오됴나 좀 해봐. 그럼 나아질겨.'
'개조옷 터는 소리 고마하고 그 소세지나 하나 내나바라.'
그와 난 분명히 입장이 다르죠. 난 있어 힘들어 하고 그는 없어 외로워 합니다. 힘듦과 어려움의 차이는 뭘까요? 그 친구 왈, 아침에 눈을 뜰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린다네요? 난 아침에 눈 뜰때마다 또 시작이구나인데.
그는 작은 설움에도 울컥하고 난 작은 푸대접에 화를 냅니다. 그에겐 가족은 당장 한줌도 절박할 정도로 위난에 처한 모험가의 공기지만 난 너무 흔해 존재조차 느끼지 못하는 바람입니다.
얼마 전에 말했습니다. 권좌에서 물러나야 겠다고. 그 마음을 먹는 순간, 수많은 분노와 설움이 살짜기 걷히더군요.
How ab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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