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대통령의 입에서 이 인물이 언급되고 나서 벌집을 들쑤신듯 온통 난리가 났고 아직도 그 여파는 진행 중이다. 이 양반에 대한 내막은 나 역시 잘 몰랐는데, 듣자하니 해방 후 월북해서 북의 정권에 협조하다가 숙청된, 남로당의 거두 정도? 하지만 항일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의열단이란 존재에 대한 전면적인 부각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이들을 이끌었던 그에 대한 역사적인 재평가 역시 불가피하게 된 모양이다.
사실을 알고 내가 판단하는 작금의 움직임들은 이러하다.
표면적으론 대통령이 이적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마치 독립 투사인양 호도하고 있다는 항변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진실을 모르는 대다수 우매한 보수 따가리들의 악다구니에 불과하고 정작 중요한 움직임은 그는 과연 왜, Why?라며 터져 나오는 질문과 의문들에 대하여,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정답이 나오기를 두려워 하는 친일파 핵심들의 물타기라고 봐야 한다.
아마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정권 출범 초기 대한민국 건국일을 두고 둘로 나뉘어 한바탕 드잡이가 벌어졌었다. 뉴라이트로 일컬어지는 보수 역사학자들, 구권력들은 이들을 앞세워 1945년 8월 15일을 기점으로 잡아 미군정과 이승만과 박정희로 이어지는 반백년 이상의 지속된 권력의 정당성을 밀어 부치려 했다.
여러분도 인터넷 검색을 해 보시면 금방 알 수가 있을 정도로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즉 과거 어느 시점의 누구를 시작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 교과 과정의 근대 역사가 뒤집어 지는데 이는 단순한 팩트의 재발견으로 끝날리가 없다는 측면에서 구권력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것이다.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예를 들어 친일 부역을 했던 조상을 둔 정치인이 한참 각광을 받고 있는 시점에 그 조상의 죄상이 낱낱이 까발려지면서, 그에 따라 집안의 축재 내역이 세상에 알려진다면? 20년 전이라면 신문지상에 반짝하고 나왔다가 몇년 자숙하면 없던 일이 되지만 요즘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사실 지금 권좌에 앉은 자들의 상당수가 일제의 앞잡이를 자처한 이들의 후손이며, 이들은 해방과 동시에 미군정에 다시 부역하며 순수 독립 운동가와 민족주의자들을 남로당과 묶여 몰살시키고 권좌에 앉았고, 이후 부패한 재벌의 성장과정에 기생하며 세를 확산하여 오늘 날까지 건재하다는 야사는 오래 전부터 강호의 구전전설처럼 떠돌았다. 그러나 이후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그 실체가 하나씩 벗겨지면서 야반도주하는 자들까지 생기고 있다. (성신여대의 사례를 참조하라.)
더욱 가관이었던 사실들은 그들 간의 정력적인 결혼을 통해서 세를 불림과 동시에 개천의 용들까지 끌어들여 법조계와 정치판에 풀어 그들의 방패막이로 삼았다는 것이다. 결국 청산하지 못한 과거의 어두움이 전 국토에 뿌리 내리면서 치유될 수 없는 불치병이 모든 국민들에게 전파되었고 그 결과가 지금이라는 사실을 좀 아셔야 할 게다.
이들이 얼마나 웃기느냐 하면 사드를 도입하며 촉발된 한중간 갈등의 당사자임에도 여태껏 모르쇠로 개긴다는 것이고 더하여 그 불을 끄기 위해 중국에게 온갖 수모를 당해가면서도 난국을 해결하려는 대통령을 마치 중국에 나라를 팔아먹으려는 매국노로 몰고 간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똥 싼 놈이 치울 생각은 하지도 않으면서 보기 흉해 대신 치워주려는 이에게 구린내가 난다고 강짜 부리는 꼬라지와 다를 바 있느냐는 뜻이다.
만약 당신에게 거대한 암종이 생겼다면? 놔두고 아까징끼 바르면 낫나? 아니면 무당 불러 굿을 하면 사라지나? 외과적인 처치부터 받아야 한다. 즉 더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그것을 격리하는, 혹은 아예 제거하고 난 후 약을 쓰든지, 요양을 가든지.
약산 김원봉이 그 수술의 시작점이 아닐까? 그제 밝혀진 놀라운 역사의 단편에서 난 이 사람이 왜 북으로 갈 수 밖에 없었고 또한 북의 제거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가 북으로 간 이유는 다름 아닌 이승만의 지시에 따른 가장 악질적인 일제 시대 형사 출신의 노덕술의 체포와 고문이라니 아연실색할 밖에. 그러고 보면 올초부터 이승만의 악행이 구멍난 장독대에서 된장 새듯 구리구리한 냄새를 풍기며 흘러 나왔고 이젠 초등학생들도 이 인간이 더이상 독립 운동가도 국부도 아님을 알게된 마당인데.
역사가 말해 주듯 김구를 중심으로한 임시정부는 친일도 친중도, 친러도, 친미도 아닌 오로지 민족주의자들이었고 필요에 따라 강대국을 이용했을 뿐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만약 약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여태껏 구권력층이 지껄여 온, 과거는 과거고 공은 공이란 개소리에 부합될 게다.
얼마나 웃기는 상황인가? 지들이 면책받고자 나불댔던 개소리가 오히려 지네들을 옭아매는 올무가 되다니. 그리고 그와 함께 탄압받으며 억울하게 희생된 민족주의자와 독립 운동가에 대한 사실들에 기초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그 협잡을 주도했거나 동조했거나 혹은 눈감았던 반민족적인 세력과 친일 잔당들의 뿌리가 백일하에 드러나니 이 어찌 경천동지라 아니할 수가 있겠는나?
앞서 예에서 언급했다시피 한번 그 조준경에 오른다면 그동안 긁어 모은 돈으로 다음 두어 세대는 버틸 수 있을지언정, 시방부터 완전히 자세 역전되는 빠떼루 시츄에이션이라고 할 밖에.
그리고 더 웃기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게다.
생각해 보라. 도덕을 입에 달고 자칭 타칭 오피니언 리더라 나대며 낄데 아니 낄데 모르고 개주접을 떨다가, 어느 날 그 애비와 할애비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이고 독립군을 고변하던 일제의 간세였다면? 무슨 낯짝으로 백주대낮을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며 더하여 그가 그간 입었던 기천만원 짜리 양복과 시계, 그리고 자동차가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후손에게 돌아갈 보훈성금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난다면 돌에 맞아 뒈지지 않는게 희안한 일이라 하겠다. 더하여 어제까지 훈장 받아 버티던 국립묘지에서 파묘된다면?
혹 이제라도 내가 조상의 과업을 씻겠다 하고 기문둔갑할 수도 있겠다만은 새로 택하는 길은 무료봉사와 성금과 기부로 점철된 형극의 길이라, 나서 발바닥에 진흙 한번 묻혀 보지도 못하고 곱게 자란 식인충들이 과연 버틸까? 즉 피가 있어야 사는데 말이지.
글쎄, 나도 사실은 잘 모르겠다. 그 뿌리가 어디까지 뻗었는지 짐작은 되는데 그 암종에 빌붙어 먹고 사는 개돼지 수도 만만찮거든. 그래서 30%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하는 바, 그간 이들이 매번 정권 창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따지고 보면 시류따라 출렁거리는, 소신없는 표리부동 부동층때문이걸랑. 그렇지 않은가? 결국 승리는 종이 한장 차이나 마찬가지인 51:49이니 남은 70 중 21만 흔들어 지들에게 오게 한다면 승리는 따논 당상이니까.
닭대가리 밑에서 개처럼 놀던, 교활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 지금 돌아다니면서 하는 짓의 목적도 바로 이것일 게다. 찬밥 신세가 된 군에 가서 통수권자의 말이라도 틀리다고 생각되면 다르게 말하고 행동하라는 내란죄 수준의 발언도 서슴치 않게 해대고 일거리 없어 낙망한 젊은 애들 불러 마치 지가 대통령인 양 왈왈 짖으며 게거품을 물지를 않나. 보고 있자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
여하튼 누가 계획했는지는 모르지만 제대로만 된다면 반만년 동안 없었던, 최초의 권력의 이동이 이루어진다고 볼밖에.
투표에서 난 누굴 찍어야 하나? 고민할 것도 없다. 항상 합리적인 대안을 내는 정치인이라면 정당에 상관없이 믿어볼 만한 이다. 그러나 항상 반대를 하면서도 대안도 없다면 그건 우리가 직접 모가지 날려야 할 기생충이고 반역자라고 보면 된다.
--------------------
'세상 이야기 > Rolling Ston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족간 살상 행위가 왜 자꾸만 일어나는가? (0) | 2019.06.12 |
---|---|
진정 의도가 의심스럽다 할 밖에.. (0) | 2019.06.11 |
황혼 이혼, 그리고 리더쉽 (0) | 2019.06.06 |
갱상도는 왜 절라도에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가? (0) | 2019.06.02 |
참으로 이상하다 하겠지만... (0) | 2019.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