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세상/오디오 세상

서로 다른 계산법

운산티앤씨 2019. 5. 18. 17:07




알텍 912 뮤직센터, 무게 28킬로에 가라드 턴테이블, 그리고 기계식 테이프 레코더와 아날로그 방식 튜너. 명기로 불려도 손색 없을 기기.

오디오를 판매하다 보면 여러 가지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넌 사업을 하는 사람이니 당연히 남겨야 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솔직히 몇분 뵙질 못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동호회 분위기로 흘러가는데. 언제나 난 이윤이 없으면 움직이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기기 몇번 사고 팔며 안면을 익히면서 또 허심타회하게 이야기도 나누다 보면 어느새 알 수 없는 끈끈한 유대감 (?)이 생깁니다. 그 정체는 잘 모르겠습니다. 용돈 받아 취미 생활하려는 불쌍한 가장들 간의 동지의식? 하여간 그렇다 하더라도 난 여전히 이윤이 남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손님은 달리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이만큼 팔아줬으면 나도 그만 손해보자, 혹은 우리 사이에 너무 심하게 먹으면 안돼지. 그래서인지 몰라도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나의 사업 구조나 이익 구조를 파악하려 들고 심지어는 유통과정까지 캐묻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되치기가 들어오죠. 너 얼마에 산다면서? 난 원가로 줘야지. 혹은 나에겐 그러면 안되걸랑. 안되긴 뭐가 안됩니까? 댁들이 우리 가족 먹여살릴 것도 아니면서. ㅋ

가장 골 때리는 경우가 기기 교체입니다. 예를 들어 30만원 기기가 있다고 하죠. 원칙대로 난 바꿀 땐 기본 30% 감액을 하죠. 그러나 이 순간부터 이해가 달라집니다.

오면 무조건 깍습니다. 즉 25만 원에 가져가고선 교환할 때 적용가는 30만 원으로 환원되는 희안한 구조입니다. ㅡㅡ;;

난 25만 원의 70%인 17만원을 감정하는데 상대의 호가는 21만 원 혹은 그 이상입니다. 심지어는 몇달 쓰지도 않았는데 3만 원 까자 뭐 이따위 말씀까지...

그리고선 이번엔 다른 시도를 하죠. 30만 원 짜리 스피커를 집어 듭니다. 그리곤 네고를 시도하죠. 3만 원 깍자, 5만 원 깍자 어쩌자. 난 이 뻐꾸기에 깔린 음험한 계산을 전혀 인지하지 못합니다. 또 사시는데 하는 생각에 덜컥 5만 원을 깍아 줍니다. 그런데 느닶없는 옆차기가 날아 옵니다.

아까 앰프 얼마라고?

17만 원이요.

그러지 마. 또 사잖아.

어쩌라고요?

23만 쳐줘. 기기 많은데 2만 원만 손해 좀 봐. 이거 사올 때 얼마 안한다면서?

내가 언제요?

지난 번에.

그런 말 한적 없어요.

있어~~~

기가 딱 막힙니다. 그 고난한 과정 설명하기도 귀찮고 그럽시다 하고선 2만 원 주고선 가져 갑니다. 그리고 몇달 후 되돌이표가 되어 돌아 오죠. 난 23만에 가져갔으니 16만 이라 하지만 이번엔 무슨 소리냐, 30에서 깍아야지. 그리고 내가 앰프 7만 원이나 손해보았다고 강변을 합니다.

그리고선 이번엔 40만 원 짜릴 들고 오죠. 다시 네고. 35에 합의 보지만 되가져온 스피커 20만 원으로 감정하고선 10만원 만 주고 가져가려 합니다.

내 입장에선 25만 원, 30만 원 짜릴 실컷 갖고 놀다가 흠집 내고 고장 내선 40만 원에 해당하는 기기를 가져가니 열이 확 오르지만 그 입장은 다르죠.

봐라, 처음에 25 줬지. 그리고 앰프 바꿀 때 7만 원 손해보고 2만 원 더줬잖아. 그러니까 난 이걸 34만 원에 사는 셈이지. 1만 원 깍았네~~

계산 참...

앞으론 이런 계산법 가지신 분은 가게 출입을 막을 겁니다. 뭘로 아실 수 있느냐. 내 목소리가 싸하거나 문자로 내가 샵에 없다고 하면 우리 사이는 이젠 볼짱 다봤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