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명동 콜링 - 카 더 가든

운산티앤씨 2019. 5. 13. 22:25





어쩌면 저게 내 모습인지 모르지. 잘난 척하지만 이젠 쓸모가 없어진...

https://youtu.be/fbT85FkGotE 

명동 콜링 - 카 더 가든 (Car The garden)

Oh~ 달링 떠나가나요

새벽 별 빛 고운 흰눈 위에 떨어져

발자국만 남겨두고 떠나가나요

크리스마스 저녁 명동거리

수많은 연인들 누굴 약 올리나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바람 불면 어디론가 떠나가는

나의 조각배야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쇼윈도우 비친 내 모습

인간이 아냐 믿을 수 없어

밤하늘 보름달만 바라보네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바람 불면 어디론가 떠나가는

나의 조각배야

생각해 보면 영화 같았지

관객도 없고 극장도 없는

언제나 우리들은 영화였지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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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라디오에서 들려오던 노래인데 오늘 드디어 찾았습니다.

밴드명이 무슨 뜻인지, 혹은 가사 내용이 다소 거슬리더라도 해마다 찾아오는 12월 크리스마스 전, 쌀쌀한 기온 속에서 바바리를 덮어썼음에도, 목덜미를 파고드는 차가운 눈의 느낌을 느껴본 이라면 이 가락, 이 가사가 마음에 와 닿을 겁니다.

내가 너무도 무모하답니다. 누가? 우형이...

언젠가 그런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넌 책임감이 너무 없다.'

짜증은 났지만 웃고 말았지요. 얼마 전, 내가 가진 기억에서 소중한 것들을 지우려 내려 갔습니다. 그걸 모친은 전달했고. 왈,

'나만 보는 식구가 몇인지 아요? 엄마, 아부지까지, 난 이미 죽은 사람때문에 그런 위험한 짓을 안하요.'

물론 정도 없는 놈, 모진 놈하고 갖은 욕을 다 하셨지만. 그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그때 내려간들 달라질 게 뭐가 있었을까요? 죽은 자가 다시 돌아올리도 만무하고 고작해야 친지들로 부터 사람되었다는 칭찬이나 들었을 테지요.

하지만 내가 고속도로에서 사고라도 당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면?

때론 집사람이 야속할 때도 있습니다. 아침마다 챙겨주는 양파 달인 물, 솔직히 토하고 싶을 정도로 역겹습니다만 마치 주문에 걸릴것처럼 매일 마시게 합니다. 그리...

'당신 죽으면 우린 어찌 살라고?'

'우째 살긴. 다 알아서 살게된 기 사람이야.'

'우째 그리 평생 바뀌는 게 읎냐? 니 없으믄 우린 몬산다.'

'???'

그러고 보니 전원 코드 빠진 줄도 모르고 세탁기 돌아가지 않는다고 전화, 차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전화. 개가 아프다고 전화. 애가 들어오지 않는데 나에게 전화. 차비 없다고 전화. 친구와 싸웠다고 전화. 어찌나 화가 나든지. 그냥 콱 죽어버렸으면 싶더군요. 언젠간 내 갈 날을 느끼면 스스로 결정하게겠다는 천명도 다 이런 자잘한 것들때문이겠지요?

물론 내가 없다면 알아서 할 겁니다. 죽이 되건 밥이 되건.

그리고 드는 생각.

내가 가고 싶어 가는게 아니라, 내가 뿌려든 것들을 정리하지 못해 질기디 질긴 삶을 이어가는 게 아닌가.

왜 이 노래를 올리는지 아시는 지요?


그렇게 그날 그 명동거리를 술에 취해 돌아다닐 땐 이런 것들로 힘들진 않았거든요. 고작해야 연이 다한 여자 하나 밖엔.

하루에도 몇번 씩 바뀌는 내 삶의 모습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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