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의 맥킨토시라는 소형 라디오. 돈 없으면 라디오나 들어라. ㅋ
간만에 만난 사촌 여동생.
안타깝기 짝이 읎다. 오래 전 첫 직장에서 나보다 세살이나 많은 노총각눔을 소개시켜 주었더니, 아 글씨 이 개너므 자식이 서울서 00까증 한 달치 열차표를 끊어 대쉬를 하더라고.
가시내가 이쁘장하게 생긴데다, 학교도 좋은 곳을 나왔건만 당시 내가 뭐에 홀렸는지 그 노가리 사촌처럼 마른 시키한테 소개했을까나. 술이 다 깨고 나서야 조땠다 싶었지만 우얄꼬. 이미 엎질러진 물인 걸. 이후 둘은 빛의 속도로 가까워지더니 급기야 청첩장을 들이미네. 지기미 떠그랄.
장녀에게 기대가 컸던 이모와 이모부의 심중을 익히 아는지라. 그때부터 난 평생 비난에 시달릴 것을 예감했지. 아니나 다를까 1년 정도 지나니 객쩍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데.
아놔, 이 개너므 시키가 날 구워 삶은 주메뉴가 처분 못할 상속 재산, 즉 수십억대를 호가하던 땅덩어리였걸랑. 근디 오마니를 통해 전해오는 소식은 그 땅이 야금야금 그 집 둘째가 해쳐먹고 있다는 건데.
허.. 세상에 이런 사기도 있구나 싶었지. 그렇다고 내가 둘을 갈라 놓을까. 아침. 저녁으로 얼굴 맞대는데도 이 개쓰부랄 자슥은 형님이라고 하질 않네? 이거 완전 씨쌍놈 집구석인가. ㅋ
허나 동생은 그조차 운명으로 받아 들였나 보더라고. 첫딸 낳고, 아들 바라는 시오마시 성화에 둘째를 가졌다길래 분기탱천한 난 그 씨버랄 개씨발노무 자슥을 불렀지. (이미 그때 내가 저녁에 보자 하면 조때는 걸루 사내에 소문이 짜하게 나 있었걸랑. ㅋ)
'야. 또 딸이면 우짜노?'
하~~ 요 시키 바라? 내 눈치를 살살 살피더니 심상찮다 싶었든지
'둘이면 충분하다 아이가. 난 딸이 조타 이이가?'
'그래? 니 그 말 책임져라. 나도 이젠 지방 방송 듣고 싶지 않데이.'
흐미.. 또 딸이네. 아 시발, 이런 개젓까튼 사태를 우야노 싶어 안절부절. 근데 내가 왜? 하여간 씨앙너므 시키가 먼저 전화가 왔다.
'걱정하지 마래이. 동생이 아들 낳데이.'
'그라모 재산은 다 거기로 가겠네?'
'아이다. 내 거는 다 짱 박아 놨다.'
'니 뻥치만 내한테 죽는기라?'
그리고 간간히 들려오는 소식. 큰 애는 의대를 가고 작은 애는 간호학과를 가고. 잘 됐네. 그 정도면 장군이지. 그런데 그너므 재산 소식이 읎네. 헤어지지 않고 잘 살며, 자식 농사 그 정도면 된 거지 싶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났어. 아무래도 가시내들은 나이가 들면 온 우주의 기를 받아 몇십배 뻥튀기해설랑 그걸 전부 주디로 모으나 보더라고. 쉬지 않고 조잘대며 아이들 이야기, 지 서방 이야기하다 급소 타격처럼 내 이야기를 물어오는데 이건 마누라 싸다구도 날릴 정도라.
급기야 난 이러고 말았지.
'니 잘 살면 댓다 이이가? 오빠는 원래 욕심 음따 이이가.' (참으로 개둋까튼 당나발이려니)
금세 새쵸롬해지는 표정을 보니 뉘미 30년전 업보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구나 싶더만. 에휴, 우짜노? 다음에 가족끼리 술이나 한잔 빨자고 나왔지 머.
중매, 그거 할 짓 아니네. 뺨이 석대가 아니라 곤장이 백댈세. 내 코가 석자거늘 뭐 빨라고 남의 인생에 개입했는지, 지금도 알다가도 모를 일이네.
하여 누가 남자를, 혹은 여자를 소개시켜 달라믄 이러고 말지.
나 요즘 관절에 사리가 생긴 거 가토. 머잖아 성불할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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