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위키에 올라온 건데 기사는 팩트, 그 밑의 사진에선 자작나무 타는 냄새가...
오늘 아들눔 졸업식이라 점심 먹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난데 없이 모레 검정 고시 개강이니 뭐니 한 달에 얼마니 등등. 이게 뭔 개소리여 싶어 물어 보니 인강으로 조지겠다던 검정 고시가 어느 새 학원 가는 걸로 합의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게속하여 듣자니 기초가 워낙 엉망이라 독학의 높은 장벽에 가로 막혔고 급기야 오빠가 대학 가니 마음이 쪼까 급해졌나 봅니다. 게다가 얼마 전 내가 날 잡아 두녀석을 엄청 혼을 냈거든요.
아시다시피 지가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대가리 굵어지면 부모 말 씹는 건 어디나 동일한 지라. 작심을 하고선 두넘을 불러 이리 물어 보았습니다.
'아들, 너 대학 다녀 봤어?'
'다닐 예정이잖아요?'
'그럼 아직 가보지는 않았네. 근데 뭐 안다고 주댕이 나불 거리냐? 엄마랑 난 대학을 다닌 사람들인데?'
'..........'
'그리고 딸래미? 넌? 대학 갈 능력은 되냐?'
'그건 모르지.'
'갈 능력이 있고 없고 간에 넌 아직 대학 근처에도 못가본 고퇴 학력이잖아? 그런데 뭘 나보다 잘 안다고 내가 말만 하면 맞네 틀리네 조닥바리를 함부로 나불대냐?'
'.........'
(사실 마음에 상처를 주든지 말든지 일단 열 받으면 자존감에 치명상을 입히는, 툭허 낸 나만의 고약한 대화법입니다. 그건 덤벼들 기운과 싹을 아예 잘라 버리고 내 의견을 일방에 관철시키기 위한 약간 저열한 수법이기도 하죠.)
'아들 너 가는 대학이 아빠나 엄마 다녔던 대학에 비해 상위 클래스라고 생각허냐?'
'.......'
'야 임마. 지잡대 약간 벗어난 대학 가는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우리가 꺼내는 말마다 토 달고 까불어? 니가 서울대라도 갔으면 나도 입 다물겠다. 촌구석에서 빌빌거리다가 어쩌다 줄 잘서서 인서울 한 주제에 개코나 뭐가 잘났다고 깨방정이야. 너 그런 허접 대학에도 너보다 몇수 위인 애들이 득시글거리는 거 아냐, 모르냐? 이런 같잖은 좉빱들이 큰코를 다쳐봐야 정신을 차리지.....'
찍소리 못하게 하고선 30분 간 지난 몇년 치 설움과 스트레스를 폭발시켰지요. 아~~ 이 카타르시스란. 그리고 말미엔 딸에겐 이런 말도 던졌습니다.
'난 그림 그리겠다, 피아노 치겠다, 달리기 하겠다는 애들이 왜 대학을 가는지 이유를 모르겠어. 미술사나 음악사 혹은 스포츠 의학같은 보다 고차원적인 항문의 경지로 가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지. 대학 가면 갑자기 피카소라도 되냐? 장승업으로 탈바꿈하냐. 그리고. 오래 전 명화를 남겼던 화가들 중에 내가 알기론 대학 나온 넘들 별로 없는데 굳이 이제와서 대학은 뭔 대학이여. 그리고 넌 원래 공부에 뜻도 없었잖아. 걍 그림만 열심히 그리고 대학 갈 돈으로 학원이나 더 댕겨라.'
듣고 있던 마눌에게 난리가 났네요. 그게 할 소리냐고. 대학은 나와야지 취직이든 시집이든 대접 받으며 간다나요?
'조까는 소리 하지 말라구 해. 내가 왜 허벌창나게 돈 벌어 존나리 고생하며 키운 딸래미를 고작 시집이나 보내자고 대학을 보내? 난 그리 못해. 야, 너 대학은 관두고 그냥 집에서 푹 쉬면서 하고 싶은대로 하고 살어. 대학은 뭐 개얼어죽을 대학이야. 니미 시발 개나 소나 대학이랍시고 기를 쓰고 들어 가선 공무원 준비나 하는 주제에. 미역국이 아깝다. 이 좇밥 새끼들아.'
ㅋㅋㅋㅋㅋ 다른 분께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나저나 말리면 더하고 싶고, 못보게 하면 더 보고 싶고, 뭐 그런게 사람 심리 아니겄습니까? 엉뚱한 흐름이지만 실명 확인만 하면 가입 가능하던 내 카페도 승인을 해야 가입이 되도록 바꿔놨더니 등업 시켜달라, 승인 해주랴 귀찮아 죽겠습니다.
하여간 그래서 난데 없는 검정고시 학원 이바구가 나온거죠.
'어이 딸. 넌 인강으로 혼자 다할 수 있다면서 뭔 헛소리여? 달에 50, 6개월이면 300만 원인데 그게 무슨 대단하다고? 대강 공부하면 다 붙어. 그리고 꼴랑 6개월 배워 고졸 자격이라. 그리고 정규 3년을 채운 애들과 경쟁한다고? 그게 말이여, 방구여. 어차피 답도 안나오니 관둬라. 원래 딸은 고딩핵교까지만 다니면 집에서 엄청 뒷바라지 한겨.'
ㅋㅋㅋㅋㅋㅋㅋ 기어이 가겠다는데 어쩝니까? 보내 줘야지.
요는 말이죠, 아무리 자식이라고 해도 부모가 다 알 수는 없으며 설혹 그 속이 보여도 언제 뒤바뀔지 모른다는 거죠. 저넘이 지금은 애가 달아 해보겠다고 설치지만 실제론?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지 오빠보다 더 공부를 잘할 수도 있지만 그 역시 미래의 수많은 변수 중 하나.
다들 출세욕과 성공에 대한 갈증때문에 당대에 못 이룬 꿈을 자식의 대에서 활짝 꽃피우려 하나 보던데 무리하지 마십쇼. 소를 물가에 끌고 올 순 있어도 마시냐 마냐는 소의 선택입니다. 강에 고기가 아무리 많아도 잡을 생각 없는 태공에겐 무료하기만 한 오후에 지나지 않지요. 답답한 마음에 직접 괴기를 잡아 비늘과 뼈까지 발라 입에 넣어 주기 시작하면 다 같이 망하는 길로 접어든다고 난 생각합니다.
대학? 서울대 아니라 서울대 할애비 뻘 대학을 나와도 생존 기술 없거나 적응력 부재면 머잖아 도태되는 시대입니다. 집안 기둥 뿌리 다뽑아 난리 부르스를 쳐서 보내도 고작해야 남의 집 머슴, 조금 더 잘 되면 집사입니다.
난 애들 앞날 따윈 그다지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애들이 남들 가는 길에 집어 넣으려다가도 마눌이 10개월 동안 배불래기 하면서 낳은 넘들, 술 마시다가도 자리 접고 집으로 뛰어가 똥기저귀 갈던 생각을 떠올리며 정답 같은 길로 가라고 강요하지 않은 지 오래 전입니다.
그냥 건강하고 예의 바르고, 정신 상태 건전하며 근처에서 내 눈에 보이게만 살아 주면 감사할 따름이죠.
돈이 너무 많아 창고에서 썩어나가는 집구석 빼고. 젊은 부모들, 생각 바꾸세요. 백세 시대라고 개잡소리 해대지만 온전한 정신으로, 육체적으로 인간일 수 있는 나이는 여전히 70대 후반 혹은 80대 초반까지입니다. 내 나이에서 봐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거든요.
애들과 웃고 떠들며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고 또 얼마나 그리 살아 오셨습니까? 자작으로 추정은 되지만 애들을 저리 굴리는 집구석을 못 본 것도 아닙니다. 한마디로 존나리 한심한 인생들이고 불쌍하기만 한 애들입니다.
방목하세요. 두들겨 잡는다고 될 일이면 개나 소나 서울대 가지 않았겠습니까? ㅋㅋㅋ 두들겨 잡아 지잡대 갈 넘이 서울 하위권 대학을 갔다? 뭐가 나아지는데? 두들겨 잡아 중위권 대학 갈 놈을 상위권으로 보냈다. 뭐가 달라 지냐고? 그러는 동안 자네들 청춘 덧없이 흘러가고 애들은 애들대로 마음 속에 상처만 잔뜩 안고. 그리 해서 연봉 4천 짜리로 출발하는 머슴되어 마흔 줄에 강남에 집 한채 사고 골프채 좀 휘두르면 성공한 인생인가?
개돼지를 나라에서 만드는게 아녀. 개돼지를 자처하면서 뭔 개돼지 타령이여? 내 참 존나 욲겨 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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