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모찌

운산티앤씨 2019. 2. 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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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fJk3JijjMPo

참고로 난 애견인은 결코 아니다. 귀찮게 굴면 언제라도 발길질과 꿀밤 날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그러니 이따구 영상 올려 유튜브 조횟수나 올려 보려는 심산은 결코 아니지.

이눔도 팔자 참 기구하다. 미니 비숑 프리제라고 해서 강남 사는 어떤 아가씨가 150 주었다나? 커억 소리가 날 정도다. 여하튼 입양한 이유는 먼저 키우던 늙은 푸들이 안타까워 친구나 만들어 주려고 였다는데, 그 늙은 개가 어지간히 용심을 부렸나 보더라고.

한편 전부터 마눌께서 비숑 타령을 하길래 모 사이트에 35만원에 나온 이놈을 난짝 집어 온 게다. 여하튼 강남 사거리에서 이눔을 인수하는데 빵 담는 종이 가방에 기가 팍 죽어 들어 있더라고.

마눌은 보는 즉시 숨이 넘어가더만. 하여 집에 데려 왔는데 다음 날 바로 대박 사고를 터뜨리더만. 일때문에 외출했다 들어오니 휴지 세 두루마리를 다 풀어놓고 파워 코드 4개를 씹어 놓은거라. 어찌나 화가 나든지 그 자리에서 냅따 발길질하고선 최홍만 꿀밤을 내렸지.

궤궹~~ 베란다에 나가서 눈치를 살살, 방안을 들여다 보더라고. 소릴 질렀지.

'이누무 시키, 또 그러면 갖다 버린다?'

어라? 대단히 슬픈 표정 지으며 벽을 쳐다 보는데, 이게 뭐여. 아놔 참, 사람 마음 약해지더라고. 해서 30분 정도 밖에 두었다가 델꼬 와서 좋게 말로 타일렀지.

'또 그러면 아예 탕으로 만든다.'

(한동안 순종이냐 아니면 말티즈냐 설왕설래했지만 종내엔 순종으로 판명났지. )

거참, 그날 이후로 저지리를 단 한번도 하덜 않더구만. 그리곤 눈치 없는 첫째 악마구리 새끼완 다르게 이쁜 짓만 하려고 노력하는 양이 티가 나더라고. 이런 놈은 또 처음일쎄?

그래서 벌써 2년이다. 정도 많이 들었고 이젠 잘 때 이불 밑에 파고 들어도 이쁘기만 한데. 어제 설날 형네 들렀다가 부동산 투자 이바구가 나온거라. 형 왈, 짐 확 줄이고 개도 버리고 무조건 서울에 살아야 한다나? ㅋㅋㅋ 개를 내다 버리라는 소리에 마누라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내 얼마나 우끼든지.

하기사 개를 키우지 않는 입장에선 애착 가진 물건 수준 밖에 더 되나.

명절날 다들 엄청 버렸다메? 그러지 마라. 산 목숨인데 어찌 그리도 모질게 대하나. 그럴 바엔 들일 땐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 바란다. 병 들면 돈 장난 아니게 든다. 이눔도 지난 번 슬개골 수슬 받느라 90만원 날렸다. 홧김에 내다 버리고 새로 3마리 사라고 소릴 질렀다가 마누라 아가리 따발총에 벌집이 되었구만. ㅋ

어차피 생명이라 생로병사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다.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변치 않는 충정을 보였으면 갈 때 가더라도 (담배 한대 정돈 괜찮지? 가 아니라 ㅋ) 약 한제, 주사 한방이 아까워서야 되겠나? 허나 문젠 그노무 약과 주사가 어마무시 비싸다는 거지.

여유 없으면 키우지 말고 이미 키우고 있다면 최선을 다해 사랑해 줘라. 이런 눔들도 있다가 없으면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것처럼 공허하며 그 여파는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

펫로스를 당해 보지 않은 이들은 절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