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애 더 낳으라는 이들은 진짜 수상해...

운산티앤씨 2018. 12. 27. 17:18




2007년 여름, 홀로 귀국을 결정한 후 가족들, 그리고 중국 동생과 함께 상해에 간 적이 있다.

사진은 춘절 상해 역사의 내부이니 오늘 이야기완 약간만 상관이 있다.

유난히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난 한껏 들뜬 기분으로 소주발 기차에 올랐으나, 막상 저 역사를 나서는 순간, 기겁을 했다. 새까만 머리의 물결, 마치 검은콩 한자루를 세숫대야에 몽땅 부은듯 출렁거리는데 또 한번 경악하게 만드는 중국의 다른 얼굴이 아닌가.

사람이 없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이지만 식자층이고 언론이고, 정부고 할 것 없이 함께 큰 일이라도 난듯 호들갑을 떤다. 그래서 십시일반식으로 세금 뽑아 출산 지원도 하고, 주택 청약에서 덕도 좀 보게 해주고. 그러나 언 발에 오줌누기란 걸 모르는 이 또한 없거든.

지금 신혼 부부에게 1억 현금에 집까지 무상으로 준다해도 과연 결혼해서 애를 낳을까? 아마 가짜로 결혼하고 하난 집, 하난 현금을 갖는 탙법이 횡행할 게다. 오늘 낮에 친구녀석과 허경영의 안목에 대해 잠깐 감탄했는데 그건 그동안 쳐부은 재원을 일찌감치 그의 방식대로 나누어 주었으면 어떠했을까 라는 가정이 전제였는데.

하지만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곰곰 생각해 보니 언뜻 합리적일지 몰라도 궁극적으론 세금 도적놈만 양산하는 정책에 불과한, 그야말로 헛소리란 생각이 든다.

이 대목에서 묻고 싶은 건, 정말 인구가 줄어들면 살기 힘들어진다는 작금의 주장에 대한 진위 여부이다. 정말 다 죽나? 정말?

사견임을 전제로, 물론 경제적인 뒷받침을 해야 할 연령층은 줄어드는 반면, 쪼그라든 젊은 층의 세금으로 부양 받아야 할 연령의 증가는 일시적인 고통은 줄지언정 2000년 출생들이 40대가 되는 시점 즈음이면 엥간히 정리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어때? 동의하시나?

사실 어제 외출 목적은 서유럽 3개국 순방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하시는 마눌 영접 차(?)인데, 역시나 살기 좋은 동네, 잠시라도 봤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ㅎㅎㅎ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공산권에서 벗어난 일부 동유럽을 제외하곤 삶의 질이 가장 높다고 이미 알려져 있고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 아닌가. 더구나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지역으로 간 우리네 이민자들 중엔 연어도 아닌 것이 종종 회귀하더라만은, 그 동네 간 이들은 99% 함흥차사다.

물론 각국마다 경쟁력이 있는 먹거리가 있어 그렇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엔 제 1요소는 저밀도의 인구라고 생각한다. 틀리다 맞다 따지기 전에, 그리하여 복잡한 인간 관계나 경제를 파헤치지 않아도, 특정 구역내 어떤 동물의 개체수가 증가했을 때 벌어지는 일들은 인간 사회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다는 결론은 진즉에 나왔다.

부족한 먹이로 인한 동족간 살상이 일어나고 극도로 높아진 밀도는 스트레스 지수의 상승을 가져와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생식이 줄어들며 스스로 숫자를 조절한다는 건데, 굳이 천적이 없더라도 그러하다니 그야말로 오묘한 자연의 조화가 아니겠나. 사람이라고 별 수 있간? 하지만 다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있다면, 그분들은 지금 우리 눈 앞에 벌어지는 미혼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인해 혹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달할 밖에.

즉 살기 힘들어지는 환경을 직감하니 혼자서라도 살아남고자 하는 본능이 발현되는 것인데 여기에 무슨 다른 이유가 있다고 ㅎㅎ.

그제 가게 자주 오시는 분들과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요는 자식의 고교 과정을 중도 포기시킨, 내 용기의 가상함이었다. 가상하긴 개뿔입니다. ㅋ

난 다른 생각 없다. 나도 다른 부모들처럼 내 자식 금쪽보다 더 귀하게 여기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공부도 잘하고 재주도 많아 만인으로부터 사랑받는 아이였으면 바라지. 하지만 물 좋고 바위 좋고 사용하기 편한 정자터가 어디 흔한가? 하나는 포기해야지. 아니면 둘이라도 포기하든지.

그런데 그런 귀한 새끼가 학교에서 선두로도 못나서고 힘들어 하는데, 우격다짐으로 본인에겐 생지옥이나 다름 없는 곳에 주저앉혀 어찌 어찌 대학을 보낸들? 나 역시 그렇게 가기 싫었던 학교였는데. 오마니는 아직도 그렇게 버텼으니 지금이라도 있다고 강변하시지만 난 여전히 퀘스쳔 마크다.

그러니 나의 결정은 너무도 당연하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불가역적인데다, 솔직히 속으론 내 살아 숨쉬는 동안 곁에 5살 꼬마로 남아 있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게다가 학교 다닐 땐 얼굴 한번 보기 힘들던 아이를 수시로 보며 쓰담 쓰담 해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이미 설파했듯이 대학은 신분을 결정하며 동시에 취업을 위한 관문으로 자리 잡았으나, 대학과 취업 혹은 호구지책을 동시에 잡지 않는 한, 반쪽자리 졸업장으론, 차라리 고등학교나 그 이전에 이미 사회에 진입해서 자리를 잡는게 에블바뤼에겐 유익하다고 내린 그 판단엔 난 여전히 유효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대학을 나오지 않은 딸이 좋은 혼처를 잡긴 힘들다는 건 알지만 여자가 시집가지 않으면 죄라도 된다더냐, 아니면 병 걸려 일찍 죽는다더냐.

솔직히, 탁 깨놓고 이야기하면 나 자신을 생각해도 장인, 장모님 뵐 면목이 없을 정도인데, 어릴 적엔 사타구니에 끼고 머리에 이고 있었다고 뻥카 날릴 정도로 귀하게 키운 녀석을 젓도 모르는 남의 집 새끼 수발이나 들고, 나완 상관 없는 혈육을 이어주며 평생 솥뚜껑 운전한다고 생각하면 짜증이 폭발한다. 아니라고? 아니긴 뭐가 아냐. 여기가 어느 세월에 그런 걱정 없는 세상이 되겠냐고. 그 잘난 서구도 여전하거늘.

한편 실용성 결여된 대학을 간들, 뭐 하겠나? 그건 상하위를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기업에 취직하자고 했다면 경영이나 유관 학문을, 엔지니어가 되고자 했다면 해당 분야의 전공을 해야 마땅하거늘, 그냥 대학 타이틀만 얻고자 뜻하지도 않았던, 그로데스크한 과목을 전공하고 졸업한 꼬라지들의 종착역은 하나 같이 공무원이고 백수다.

그냥 저냥 산다하는 집구석도 고딩부터 대학까지 퍼붓는 돈은 거진 2억대. 졸업하면 부모나 애나 모두 채무자로 전락하고 그 빚은 한참을 따라 다니지. 게다가 제때 취업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만다. 급기야 그 상황에서 똑 같은 두넘이 만나 결혼한다고 하면 말려야 하나? 기둥뿌리라도 뽑아서 결혼시키지만 변변한 벌이 없는 애들이 기댈 곳은 부모밖에 없고 여기에 손주들까지 더하면 부모의 노후는 아수라 생지옥으로 변하고 말거든. 죽을 때도 아마 눈을 감을 수가 없겠지. (그제 대학 등록금이 10년 째 동결이라고 개소리하는 대학을 보면 확... 개코도 경쟁력도 없는 주제에, 고작해서 머슴이나 키우는 집사놈들이 정말 철면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싶더라.)

이런 일때문에 난 종종 마눌과 극한 대립을 하는 것이다. 공부하란 잔소리도 없고, 뭘하건 허허 하며 보고만 있지, 게다가 능력 안되면 결혼 따위하지 말고 혼자 사는게 편하다는 둥. 어떤 땐 내가 꼬부랑이 되어서도 봐줄거냐고 윽박지르는데, 그건 아니지. 분명히 밝혔지만 난 스스로 삶을 이끌어 갈 수 없다고 판단이 들면 뒤에 뭐가 남아 있건 정리할 속셈이니까.

역적이라고 해도 상관 없고 또라이라고 해도 상관 없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우리 세대가 살면서 겪었던 중요한 이벤트들에 대한 인식을 이젠 많이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난 생각한다.

공부, 꼭 해야 하나? 대학, 왜 가야 하나? 결혼, 반드시 해야 제대로 된 어른인가?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는 가져야 하는가? 이 네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 물론 아니오라는 대답을 나왔을 땐, 충분히 대체 가능한 삶의 방향과 무한한 책임은 잡고 또 짊어져야 하겠지.

일간지에 툭하면 나오는 고독사. 난 그것도 데쓰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본다. 타인의 죽음을 단지 산 자의 입장에서 함부로 재단한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느끼는 공포, 상실감, 분노, 좌절따위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단정짓고 그런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소외된 계층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예를 그런 집단에서 가져온다. 그래서 무릇 이 땅에 태어난 자들은 가족을 이루고 그 테두리 안에서 서로 보살펴 줘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압적으로 주입하는 것이지.

그런데 혹시 그들은 그런 최후가 쓸쓸하겠지만, 한편으론 홀가분하지 않았을까? 고통과 분노, 슬픔과 아픔만이 가득했던 엿 같은 삶과의 빠이빠이인데 서럽기만 했을까?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주장하는 아가리들도 모른다. 그런데 왜 단정 짓냐?

혼자는 반드시 외로운가? 난 이것도 의문이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야 전기도 없고 무식하면 책도 읽을 수 없으니 땅거미 진후, 끝도 없이 이어지며 사람을 돌게 만드는 동짓섣달 긴긴 밤이라면 외로움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요즘이 그런 세상인가? 혼자이고 싶어도 혼자일 수가 없다. 오프라인의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낀다면 온라인에서 서로 피해 주지 않고도 연을 찾을 수도 있는데다, 심지어 애들은 그 장소를 게임에서 찾고 있더라고. 티브이 틀면 누가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질 않나, 이젠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약간의 돈만 있으면 굶어죽질 않는데, 굳이 살 맞대고 입 구린내 맡아가며 만나야 인간관계라는 정의는 실로 고루하다 못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난 내 아이들에게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공부? 하고 싶은 놈만 해. 일도 하고 싶은 놈만 해. 내가 살아 있는 한, 밥은 먹여줄테니까. 대학? 가고 싶어 환장하는 놈만 가라고. 하지만 일단 가면 본전을 뽑아야 해. 그걸로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나도 투자의 보람이 있을 게 아니냐 이거지. 대학 가고 싶어 똥다리 받쳐 주었는데, 졸업 후 직장 없다고 또 받쳐주는 건 절대 못받아 들인다 이거야.

결혼? 하고 싶으면 해. 기둥뿌리 아니라 천정이라도 걷어서 보내줄테니까. 대신 그걸로 끝이야. 둥지로 귀환, Return to Base는 안돼. 이미 베이스 캠프는 철수했으니 후진 없이 전진만 하는 거여.

돈 많은 이들이야 이런 생각이 신기하겠지만 고만고만하게 살다 연금 몇푼이 아쉬워 알바라도 나가야 하는 노후가 그려진다면 이리 하지 않고선 안된다고 본다. 비전 없는 대학때문에 등골 휘고 대책없는 결혼과 자녀생산은 모두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최악의 결정임을 인식하고 제발 책임질 일 없는, 공기처럼 가벼운 아가리들의 아무말 대잔치에 휘둘리지 말았으면 한다.

쩝... 오웨~~~ ㅎㅎ 빌보드 1위라니. 니뮈 떠그랄.

뱀발꼬락,

연전 룩셈부르크에서 청소부 연봉이 1억이라길래, 진짜인가 싶어 찾아보았더니 정말이더라고. 그게 부럽단 뜻이 아니라 험한 일을 하니 더줘야 맞다는 논리고, 지금 경영자들이 주장하는 최저임금의 과다함을 그 나라 주거비용과 비견했을 때 합리적인지 스스로 반성해 보란 뜻이다. 그게 싫으면 더이상 애 나으라고 죌왈좀 하지 마라. 우리 애들이 니들 농장 종돈이냐? 양심도 없는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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