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스펙 ㅎㅎㅎ 빌보드 1위라니...

운산티앤씨 2018. 12. 22. 15:28

오웨에~~~ 하하하, 빌보드 1위라니. 좀 엥간히 틀어라. 유튜브가 재미 좀 보더니 이젠 유료화로 가려는지. 일이 바빠 가만 듣고 있으면 어떤 좉까튼 광고는 10분 넘게 씨부려대더만.

A specification often refers to a set of documented requirements to be satisfied by a material, design, product, or service.

즉 물질, 디자인, 제품이나 서비스에 의해 충족되어야 할 문서화된 일련의 요구사항. 번역이 맞나 모르겠다만 쉽게 이야기하자면 저잣거리에 널려진 요구사항을 수집해서 설계부터 최종 생산까지, 혹은 사후 관리까지, 각 단계별로 적용시켜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회사나 생산자가 규정한 제품의 특성 혹은 기능들이란 것이지. 씨발 더 어렵네. ㅎㅎㅎ 오웨~~

다음은 오디오팬들이 그토록 찾아 헤메는 산수이 9090DG의 스펙입니다. 이른 바, 소위 말하는 제원.








이걸 어떻게 쌓아? 사람이 앰프도 아니고 태어나길 제 각각이고 자라길 지 꼴리는 대로 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밥벌이하자고 맞출 수가 있나? 팔 하나 남으니 자르고, 눈깔 너무 작으니 찢고, 뭐 이런 건감?

딱히 그런 요구는 아니겠지. 그렇다면 그 스펙은 누가 정해? 지원자가 정하나 아니면 뽑는 자가 정하나? 당연히 뽑는 자가 정하지. 또 그렇다면 지원 분야에 대한 스펙이 정확히 나와줘야 겠네? 그래야 피차 피곤할 일이 없지. 그런 의미에서 난 채용공고를 낼 땐 무쟈게 장황한 글을 썼다. 회사 소개, 급여, 근무 조건, 바라는 능력, 심지어 성격까지.

자랑은 아니지만 내가 뽑은 친구들은 단 한명도 제발로 나가거나 말썽을 일으킨 적이 없었고 또 그때문에 다른 부서의 요청까지 받아 대행도 해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부서 부서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N부장님.채용 공고 내용이 너무 자세한 것 아닌가요? 급여 같은 건 사규를 따른다, 근무 조건이야 다 아는 사실이고..'

'사규를 지원자가 압니까? 근무 조건은 댁하고 나는 알지만 외부에 누가 알아요? 그럴 거면 직접 뽑아요. 바쁜데 나도 짜증납니다.' (사실 내가 좀 뾰족하지.)

'아, 그런 건 아니고.. 그럼 알아서 하세요.'

여기 판매글도 보시면 장황하다. 드럽게 말 많지. 하지만 판매 이후 분쟁은 거의 없는 편이다. 가끔 예기치 못한 파손이나 고장 빼곤. 왜 그런가? 난 시장의 요구사항은 대강 짐작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지라, 기계의 스펙과 특징만 정확히 언급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다 읽어 본 구매자 입장에서 사실 그대로라면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

뽑으면 나가고 뽑아도 불만이 많고 어쩌고. 왜 채용할 때 원하는 스펙을 정확하게 기술하지 않고 개나발 같은 인재상이 어떠니 저떠니 헛소리나 지껄이는가? 과감하게 권하는 바, 이런 개소리나 씨부려대는 기업엔 지원하지 마라. 똥 싸러 드갈 때, 나갈 때 다른 곳이고 부당한 요구를 하는 놈들이다.

한편 면접을 하며 딴엔 잘난 체 한답시고 자기 소개를 영어로 해봐라, 지금 경제에 대해 어케 생각하느냐란 헛소리로 시간 때우다 한방에 홍콩 간 경우가 있다. K부장은 평소 말이 별로 없는 친구였다. 면접엘 들어가도 질문 내용은 가끔 생뚱 맞거나. 그리고 누굴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거의 개진한 바가 없었는데.

급하게 공정 책임자가 그만 두는 바람에 채용 의뢰를 했고 우리 같이 면접을 진행했다. 여느때처럼 난 개소리나 늘어놓는데 이 친구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게 아닌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가 담당하는 공정에서 이러이러한 문제가 생겼어요. 마침 나도 없고. 라인 근로자들만 있는데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해결하시겠어요?'

워메, 그렇지. 저런 걸 질문해야 하는구나. 뉘미 작금의 세계경기를, 국내 정세를 5분만에 요약할 능력이 있는 넘이 여길 미쳤다고 오냐? 경제학자라도 불가능한 일을 갓 대학 졸업한 애들 붙잡고 쎄쎄쎄도 아니고, 졸라 쪽 팔리더만. 게다가 영어로 자기 소개 멋드러지게 하는 게 무슨 능력인가? 경력자도 아닌 신입을 뽑는데 그 친구들을 당장 현업에 투입할 것도 아니고 그런 정도의 영어를 사용할 포지션도 아니거니와, 게다가 그 친구가 그런 난이도가 요구되는 Job을 받자면 앞으로 삭삼년 후인데 지금 내가 돌았나 싶더라고.

이후 난 두번 다시 업무와 무관한 정치나 경제 혹은 사상 검증 따윈 하지도 않았고 영어라든지 전공은 학교 성적만 보았다. 성적이 모든 걸 말해 주지 않나? 그리고 한글 잘하면 영어도 잘한다. 지금은 못해도 앞으로 잘한다.

하지만 영어 잘하는 놈이 한글 잘한다는 보장은 없더라고. 그런 면에선 난 유학 갔다 왔다는 애들, 특히 초등이나 중등때 이미 다른 물 먹어 검은 머리 외국인이 된 애들은 잘 믿지 않거니와 아무리 그림이 좋아도 뽑지를 않았다. 왜? 영어 졸라 잘 씨부리면 뭐하노? 국문 보고서 한장도 개발 새발인데.

어학 연수 간다고 1년 날리고 뭔 NGO 활동한다고 6개월 외쿡 물 먹고. 난 이런 스펙도 안보았다. 여기가 그린피스냐? 그따구 대외활동이 무슨 도움이 되냐고. 환경에 대한 깊은 인식을 하게 되었고. ㅎㅎ 오웨~~ 쓸데 없는 소리 고마하고 분리 수거나 똑바로 해라.

즉 왜 이런 하등의 쓸모 없는 일에 젊은 시절을 낭비하냐는 거지. 워킹 홀리데이로 차라리 놀러갔다 왔다. 취업하면 그럴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난 이게 더 솔직하고 가슴에 와닿는다. 고작 6개월 동안 가서 뭘 배우고 오나? 기업에서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처들이는 시간은 짧게는 2년이고 그 뒷바라지는 억단위다. 그렇게 해도 될까 말까인데 가뜩이나 힘든 부모 등골 빼서 뭐하는 짓이냐는 생각이다. 이런 호랑말코가튼..

알바도 그렇다. 편의점 알바, 써빙, 노가다 알바, 전단지 알바, 인형 알바. 왜 쓰냐? 이딴 거 쓰지 마라. 학비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면 그 시간에 공부해라. 뭘 배우나? 술 처먹으면 개된다는 사실 알아 볼라꼬? 차라리 개미 팔다리를 다 자르니 디지더라가 낫겠다. 그리고 아서라, 몇 푼 벌려고 모가지를 거나?

면접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정해진 사람들 가운데 진짜인가를 확인하는 자리가 바로 면접이다. 그러자면 우선 정돈된 태도로 생활하고 올곧은 생각으로 세상을 보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평소에 짝다리 잡던 애들은 차렷자세로 오래 못버틴다. 평소에 껌 씹던 애들은 입에 껌이 없어도 주댕이가 돼지 똥구녕처럼 부풀어 있지. 태생이 천하다고 해도 사는 자세가 올곧으면 누가 봐도 참하다.

이른 아침에 기상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열렬하게 사랑하고 신나게 놀았던 애들은 이미 이력서에 다 나와 있더구만.

한편 그 일 이후 난 면접에서 농담으로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주려 했다. 사람이 긴장하면 실수하게 마련이다. 그런 자리에서도 배짱 좋게, 넉살 좋게, 당황하지 않는 놈들을 난 아주, 대단히 수상하게 본다. 마닷 같은 놈이라고 보는 거지. 면접관이 긴장을 풀어주면 지원자도 제 실력을 보여준다. 그렇게 해서 뽑은 애들이 충성도도 좋고 일도 열심히 하더라고.

그러니 가뜩이나 주눅들고, 야코 죽은 애들 데리고 개폼 잡지 마라. 너도 한때는 알이었고 올챙이였다. 성직자를 뽑는 자리도 아닌데 뭘 그리 후까시 넣고 잡아먹을 듯이 질문을 하나? 세계 경제나 국내 정세는 교수나 연구단체에 질문해라. 되도 않은 수학 문제 꼬아 푸는지 못푸는지. 이거 참.. 개또라이 새끼들도 아니고. 이런 문제 내는 새끼들은 풀 줄 아나?

무슨 범죄자 심문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질문 차례 바꿔 숨겨놓고 적성 테스트니 뭐니. 조금만 대가리 굴리면 본성 다 감출 수 있는 허례허식이다.

그리고 면접장에 사장이나 임원이 왜 나오나? 지가 데리고 쓸 사람인가? 아니면 지 마음에 드는 새끼들 뽑겠다는 건가? 인사 부정이 두려워서? 에이, 그건 지들이 뽑을 때 더하지. 실무자들은 그런 거 소용없어. 당장 내가 답답해서 쓸 사람인데 누구 아들이라고 등신새끼를 뽑냐고. 일선 대리하고 과장이나 부장 정도 면접 보고 평소하던 대로 결재나 하셔.

그리고 집채 교육은 왜 하구 지랄이여. 군대서 조뺑이 치고 나온 애들, 왜 모아서 정신교육하고 야간산행 시키고 엠병이여. 무슨 용병 회사도 아니고 평생을 책상머리에 앉아 일할 애들인데 새벽부터 밤까지 시덥잖은 훈련이나 정신교육, 단체 톤론따위로 뺑뺑이 돌리는 회사들을 보면 난 저 새끼들 혹시 다단계 아닌가 싶어.

그런다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지냐? 지난 날을 돌이켜 봐도, 그리고 지금 들리는 소릴 생각해 봐도 정말 우리나라 채용 문화는 좃같애. 진짜로 근본을 모르겠어. ㅎㅎ 오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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