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쓰 마케팅하면 역시 미국이다. 하지만 데려갈 때는 우리 아들, 다치거나 죽으면 니 아들 식은 절대 아니다. 전사자는 반득시 고국으로 데려온다는 원칙하에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땅을 판다. 돈이 들더라도 말이다. 휴전선 근방에서 요즘도 찾아 헤메고 있을 테지만.
그리고 돌아온 참전용사에겐 깍듯한 대우가 따른다. 일전 기사에서 이라크전 참전 군인이 뭔 레스토랑에 갔는데 다들 일어나서 경례를 하더라는 식의 스토리가 나왓다. 댓글 꼬라지 하곤. 천조국은 역시 다르네 어쩌네. 아무리 농담이지만 자존심도 없이 미국 똥꼬나 핥으려는 강아지와 다를 바 있나?
여기에 헐리우드가 가세한다. 전쟁영웅은 죽지 않지만 그의 절친이나 믿고 따르던 상사, 혹은 부하는 아주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리고 극에 달한 게이지상 분노의 화염을 적을 향해 발사하고. 보는 이들은 당연하다고 느낀다. 아니 그 이상을 요구하며 열광한다.
가슴 속엔 뭐가 남을까. 영웅적인 죽음이야 말로 진정한 삶의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벤져서의 캡틴 로져스는 깨어나기 전, 미군의 선전도구로 나온다. 하지만 그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참전을 결정해서 한 목숨 바쳐 세계를 구하지. 한편 첫 도입부에선 나약하기 짝이 없는 약골 청년이지만 의지와 투지로 활활 타오르는 정의의 사나이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이들의 기사는 늘 우리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꽃 같은 나이에 남을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다니. 그리고 의인으로 지정하네 난리법썩이지만 1주일 후엔 누규? 이러지 않나?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그런 행동은 정의감을 가진 남자라면, 이성인이라면, 마지막으로 이 땅에 사는 국민이라면 의당 해야할 의무로 각인시켜 준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한줌 재로 스러지고 그가 남긴 사회의 부채인 가족들은 승냥이 우굴대는 들녘에 버려진 토끼 신세가 되며 누구도 책임지지 않더라. 고작 몇푼 쥐어지는 연금따위로 어떻게 살아간다는 말인가?
애국심을 버리고 무정부주의로 살자는 주장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데쓰 마케팅이야말로 집단과 무리를 가장 강력하게 접합하는 매개체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알게 혹은 모르게 우린 그렇게 세뇌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첨언하자면 아마 이 데쓰 마케팅은 인간이 최초로 시도한 마케팅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사 시대나 고대엔 인신공양이 어디에든 있었다. 누군들 죽고 싶어 희생으로 가겠나. 하지만 당시엔 그런 공양은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영광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즉 존재하지 않는 내세를 내세워, 지금 너의 희생은 내세의 영생불사와 행복의 티켓이며 또한 가족과 후대까지 복을 받으리란 허무맹랑한 무당의 감언이설은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았다.
얼마 전 인디아의 작은 섬에 사는 부족에게 희생 당한 미국 선교사 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비난 일색이지만 그와 같은 이념을 가진 이들에겐 순교자일 것이다. 이뿐인가? 우리도 그런 경우가 허다하지 않는가. 여행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다른 종교는 허용되지 않는 땅에 가서 포교하겠다 하여 나랏돈을 일인당 몇억씩 해먹은 이들이 꽤 있다.
난 그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그곳으로 가게끔 만든 자가 누구냐라는 거지. 1편에서 언급된 예제들은 분명히 독자들에게 상당한 불편함을 주었을 것이다.
말을 돌려, 전쟁 영화에선 최전방의 땅개들만 나오는 건 아니다. 그들을 총알받이로 내모는 장군들도 단골 메뉴지. 물론 무능력으로 전체를 몰살의 위기로 밀어넣는 분통 터지는 장면도 나오지만 대체적으론 고뇌하는 똥별들이다.
이런 장면이 기억난다.
전 대대 병력이 궤멸되었지만 끝까지 방어에 성공한 대대장, 그는 눈물을 흘리며 죽은 부하들을 응시한다. 멀리서 장군이 탄 지프가 다가오고 그는 차렷 자세를 취한다. 편히 쉬라는 명령에 짝다리 잡으며 그는 반항한다. 우린 도대체 무엇때문에 죽어야 하냐고 말이지.
장군은 답한다.
'자넨 대대의 죽음만 보지만 난 군단의 모든 죽음에 일일히 서명해야 하네. 그 마음을 자넨 이해못할 것이네. 승리를 위해 내 아들들을 죽음으로 밀어넣는 그 참담함을.'
아, 이 순간 관객들은 감동을 콱 먹는다. 장군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구먼. 맞어. 개나 소나 장군이면 누가 전쟁하나? 은연 중에 계급을 인정하고 하층의 희생은 전체를 위한 헌신으로 가볍복 당연하게 치부하고 말거든.
그래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목숨은 다 같은 목숨인데 누군 높은 자리라 죽어선 아니되고 누군 낮은 자리라 대의를 위해 나서야하는 불편한 진실 말이다.
가장 무능한 위정자의 순위를 따지자면 국민을 전쟁이나 위기 상황으로 끌고 가선 희생으로 바치고 그것으로 영토를 넓혔느니 부국강병으로 국격을 높였으니 하는 개새들이 1순위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난 알렉산더나 징기즈찬을 비롯한 정복자들의 역사는 짜증날 정도로 싫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그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가?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위인의 반열에 오르느냐는 생각이다.
몇번이고 언급했지만 우주고 나발이고 내가 존재해야 존재하는 것들이다. 나 죽고 난 이후 금수강산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런 고로 프로파겐다, 에드벌룬, 피켓과 대자보를 믿지 말고 그 뒤에서 개소리 치는 자들을 항상 경계하라.
이런 인간들은 전술한 장군처럼 개소리나 지껄이며 정작 본인은 보다 중요한 일때문에 나설 수 없다고들 씨부린다.
이런 대화가 갑자기 생각나네.
'X동지. 우린 이미 나이가 들어 일선에 나서기조차 힘겹네. 이런 험난한 시국에선 자네 같은 용감한 젊은이들이 이끌어야 하네. 우리가 밀어줌세. 뒷 일은 걱정하지 말고.'
그리고선 도시락을 쥐어주거든.
그리고 그 후손들은 기초수급자로 살더라고. ㅎㅎㅎ
참으로 씨발스러운 새끼들이 아닌가. 그런 새끼들이 지금 우리 위에 아직도 있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글로 욕을 하는 이유는 바로 이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니가 가라.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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