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My Vlog

무협을 쓰고 잡다...

운산티앤씨 2018. 11. 4. 01:07




누군 뒈지기 전에 하고 잡은 일들을 리스트로 적어두던데? 버킷 리스트라고 하던가. 하지만 하두 고를 많이 저질러 이젠 뭘해도 심드렁하다만 그래도 여즉지 가심 한 구석에서 꿈틀대는 뭔가가 있다면 무협을 쓰는 게다.

남아수독 오거수라고 소싯적 읽은 무협지를 1톤 차로 따지면 서너대 분은 되지 않을까. 하여 기억이 생생하던 나이 땐 그 속의 내용들을 거의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

지금도 이렇게 쉬지 않고 나불대는 근거도 따지고 보면 그때 읽은 무협의 덕이다. 웃기지? 딴엔 자부도 하고 남들도 꽤나 글빨 있다고 하시는데 정작 그 원천이 무협이라니. 살짜쿵 배신감 느낄만한 대목이다.

얼마 전 무협의 시조이자 거성이라는 김용이 사망했다. 난 오래 전에 작고한 줄 알았는데 ㅎㅎ 그러나 사실 김용의 작품은 얼마 보진 못했고 대부분이 국내판들이다.

지금은 가물거리는 당대의 작가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현실 감각 떨어지는 내용에 천편일률적인 스토리 전개가 몰락의 이유였다고 다들 이야기하고 나도 그리 느낀다.

무협의 프레임은 협객을 통하여 사는 정을 이길 수 없다는 정의의 실현이다. 그러나 이 프레임은 무협만이 그런 건 아니다. 헐리우드도 그렇고 우리네 연속극도 그렇고. 어떤 알 수 없는 사회적 압력이 작용하여 사악함은 정의로움을 이겨선 안되다는 강박때문이고 아직도 유효한 검열의 무서움때문일 것이다.

내가 그리는 무협은 무력한 정의와 언제나 승리하는 사악함이며 부정과 불평등과 부당함이 판을 치며 세상이 종말로 치닫는, 전혀 반대되는 입장에서의 전개이다. 그리고 하드 보일드 스타일의 액션물도 쓰고 싶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시도를 했다가 접은 시리즈 물이 게시판 하단에 있다. 시작은 유치했지만 회를 거듭할 수록 재미를 더할 자신이 만만했거늘.

그러나 정작 중단한 이유는 예상되는 네이버의 징계때문이다. 내 머리 속엔 다른 이들이 상상도 못할 그림들이 꿈틀거리고 있으며 그것들은 언제든지 활자로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드러내는 순간, 분명히 엄청난 태클이 들어오고 먹고 살아야 하는 내 입장에선 졸지에 거지 꼴나니.

그다시 말하자면, 사실 내가 이 블로그에 쓰고 싶은 건 정치에 대한 혐오나 욕 먹어 싼 인간들에 대한 시니컬한 조소가 아니다. 누구나 한번쯤 그려 보았을, 그리고 경계를 치고 있는 울타리만 없으면 넘어 가고픈 영역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잘난 마광수도 골로 가는 판에 허접떼기 블로그에서 역시 허접 글이나 쓰는 놈이 나대다 일격에 날아가는 수가 있다.

여러분도 반드시 아셔야 하는 건, 지금 남기는 모든 기록들을 영향력이 있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수집한다는 점이다.

자세한 건 이야기할 수 없지만 사실이 그렇다. 그래서 내가 주저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때가 무르익고 있음이다. 머잖아 이곳은 내가 그리 애를 쓰지 않아도 돌아갈테고 그땐 그런 글들을 무제한으로 쏟아낼 여유가 생길 게다. 그리고 그 이름은 운산이 아닌 무명이 될 게다.

아참, 내가 쓸 글에는 무미건조한 활자만 있지 않고 글과의 연관성을 추상적으로 보여 주는 그림과 음악이 늘 함께 할 것이다.


어이구.. 노래하며 그림하곤..

조용필 - 킬리만자로의 표범(Cho Young Pil - A leopard of Mt. Kilimanj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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