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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전축 출가하다...

운산티앤씨 2018. 11. 16. 20:47






이 둘은 한가위 하루 반짝 세일로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실로 파격적으로. 하지만 아무도 안샀어.ㅋ

그때 낸 가격은 나로썬 뼈가 아릴 정도의 타격입니다. 피셔는 4년 전 들어 왔고 그 당시 든 비용이 오늘 판매가 이상이었으니까. 게다가 오자말자 오버홀했고 그 비용까지 감안하면..

파이 장전축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이쁘든지 덜컥 샀지만 흐미... 게다가 판매 직전 부글거리는 소리가 나서 다시 수리점 직행, 거금 들여 오버홀.

사실 장전축은 손대기 어려운 기기 중 하나입니다. 일체형으로 된 초기 뮨직센터 스타일이라 턴과 같은 소스기기가 같이 하는 경우 떨림 때문에 볼륨도 많이 올릴 수 없는 단점이 있죠. 게다가 출시된 시기도 거진 1940-1960년대 초반까지라 음질적인 면에서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많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여전히 찾는 이유는 단연 암도적인 덩치와 관상 효과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이런 장전축들은 집안을 장식하는 가구의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최고급 목재와 장식으로 멋을 내었으니 노스텔지어를 찾거나 인테리어 효과를 찾는 이들에겐 어필할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이 기기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뭘까요? 고장이 나면 해당하는 부분품만 떼내 수리를 해야 하는데, 만약 구매자가 초보라면 골 때립니다. 무게 70킬로 짜리를 알아서 고치라고 할까요?

실제 그런 연락을 몇번 받았지만 도와드릴 방법이 있어야지요. 처음 피셔 장전축을 올렸을 때 지방에서 요청이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오가는 비용 다 대겠다. 그러나 팔고 나면 땡은 내 체질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4년 이란 세월이 흐른 거죠. 게다가 한번 올렸다가 팔리지 않은 기기는 다들 의심하는 측면도 있고.

얼마 전 어떤 분이 전화를 해선 어디서 50에 파네 어쩌고 하더라구요. 하여 그럼 그거 사시라고. 알고 보니 피셔도 파이도 아닌 당시 저가로 팔린 제품이더만요.

그리고 이후 몇번 전화가 왔었습니다. 뭐가 안됩니다, 우야꼬 등등..

짜증 나지만 어쩝니까. 이리 해보셔, 저리 해보셔. 결국 기기 이상으로 판정났고.  출장 안되냐는데 왕복 200킬로를 ㅎㅎㅎ

결국엔 버렸다고 하시더군요.

하여간 난 구매 희망자가 문의를 하면 일단 거주지부터 확인합니다. 만약 내가 갈 수 없는 지역이면 고장났다고 합니다.

파이는 작년에 들어왔지만 피셔는 나와 동고동락한 기기입니다. 가게 한 켠을, 현금 창출도 없이 떡 하니 자리 차지하고 있던 놈을 보며 술을 마시다가 저걸 도끼로 다 부셔서 각개로 팔까 한 적도 많았습니다. 그게 나에겐 더 이익이거든요.

하지만 언젠간 진가를 알아줄 이가 있겠지...

막상 보내고 나니 가슴 한 구석이 뻥하고 구멍이 난 듯합니다.

아직은 꾼은 아닌가 봅니다. ㅜㅜ




동물원 -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