얏빠리 스고이데쓰 혹은 요~~
그제 친일파란 제목의 시트콤 장면에서 이순제가 말하던 내용인데, 뭔 소린가 궁금해서 딸래미에게 물어 보니 '역시 대단한데..' 랍니다.
일본어를 배운 적도 없는 주제에 어서 줏어 듣고선.
왈 일본 만화 영화 정돈 자막 없이도 알아 듣는다네요? 이게 무신 구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여. 니까짓게?
웅? 그러고 보니 3살때 중국으로 넘어가서 바로 로컬 유치원에 보냈더니 3일을 울고 들어 옵니다. 그리고 친구 생겼다고 하던데 어떤 때 보면 바보 같기도 하고, 또 이런 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맨날 스마트 폰 들여다 보며 일본 만화만 죽어라 보더니 그런 재주도 생겼나? 여하튼 우연히 건진 웨스팅하우스 TR형 AM/FM 라디오 입니다. 외관 멀쩡하고 조금만 손 보면 되겠다 싶었는데, 이런.. 튜닝 노브 지지대가 중간에 잘라져 있고 역시 튜닝창 아크릴도 없습니다.
어제 좀 팔고 오늘 배달하고, 시간 남길래 일 좀 저질러 보자. 어차피 망가졌으니.
허리가 부러진 지지대, 재질은 ABS 같기도 하고 PP 같기도 하고. 일단 드라이버를 불로 달궈 눌러 보았지만 반응 없습니다. PP 라면 벌써 쑥 들어갔을텐데.
갑자기 그제 치과에서 치료하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신경 치료 후 덮어 씌우는 건데 이가 약해 봉을 심어야 한다고. 옳거니. 뭘로 할까?
전자 부품 다리를 처음 골라 보았는데 너무 약합니다. 지름을 보니 가는 못 정도면 되겠다 싶어 못을 골라선 대보니 맞습니다. 일단 떨어져 나온 부분을 드릴로 천공 작업 시작. 그러나 반드시 정중앙에 먼저 앏은 구멍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옆으로 새고 그 좌중에 손가락 나갈 수 있으니 극히 조심.
펜치로 잡아 구멍을 낸 후, 이번엔 라디오에 붙은 뿌리 부분에 구멍을 냈습니다.
이 부분이 살작 고민인데 조금 어긋나더라도 바깥 원의 직경이 크니, 돌아갈 때만 약간 삐딱하지 뭔 문제 있겠냐. 음.... 그날, 날 아크로바트 시키면 이를 갈아대던 그 선생의 입을 연상하며 마취도 없이 마구마구 히히...
한쪽에 못을 꽂고 남는 부분은 펜치로 절단, 임시로 끼워보니 거의 맞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못견디죠. 순간접착제를 살짝 발라 붙였습니다. 2시간은 지나야 합니다.
다음은 튜닝창 만들기입니다. 일전 턴테이블 덮개 교체를 하며 버리지 않고 남겨 두었던 구형 더스트 커버를 재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전용 절단기 없인 아크릴 재단은 불가능하지만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커터칼 윗 부분도 역시 날카롭습니다. 이 부분으로 재단 부위를 힘을 주어 여러 차례 줍니다. 반 정도가 좋지만 1/3도 괜찮습니다. 특히 이 라디오의 경우 튜닝창이 작아 그 뒷면에 붙일 예정이라 바깥선이 균일하지 않아도 노 쁠라블럼. 커터칼 정말 조심해야 합니아. 한순간에 뼈가 보일 정도의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멋지게 잘리네요. 자를 땐 한방에 툭 쳐서 끊어내듯. 팬치로 잡고 힘을 주면 중간에 부러지니 주의 요망.
그러나 페이스 플레이트를 벗겨내니 원래 없었던 건지, 아니면 안에서 붙였든지, 도저히 여유가 나질 않습니다. 크게 잘랐으니 안 쪽에 접착제 발라 해볼까? 불가능입니다.
가만 보자. 원래의 접착도 양면 테이프이던데 그렇다면 굵은 양면 테이프를 사용하면? 아크릴 나온 부분과 거의 균형이 맞더군요. 붙이고 난 다음엔 테이프 찌거기 제거가 쉽지 않으니, 붙이기 전에 노브 자리는 동그랗게, 그리고 너무 가장자리로 몰리지 않게, 어차피 약간 공간이 남으니까요.
우선 본체에 돼지 본드로 튜닝창을 붙인 후 페이스 플레이트 안쪽을 발라주고 접착.
1. 돼지 본드는 휘발유에 녹습니다. 잘못될 경우 재작업이 가능합니다.
2. 플라스틱을 순간접착제로 시옥하시면 재작업이 불가능합니다.
3. 돼지 본드 적용 시에는 과감하게 손가락을 이용하세요. 나중에 휘발유로 다 지워집니다.
마지막으로 노브 세척 후 장착. 튜닝 돌아갈 때 회전이 약간 몽짜입니다만 정지된 상태에선 곧게 서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체에 남은 노브 지지대 천공할 땐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건 빠지지 않고 기판과 붙은 부분이라 너무 강한 회전을 주면 같이 돌아가면면서 튜닝 줄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보조가 있다면 돌아 가지 않게 드라이버로 눌러 주면 좋겠지만 혼자일 땐 약한 회전력으로도 충분히 천공 가능하니 무리하지 마시길.
역시 2시간 넘게 걸렸지만 가성비는 꽝이올시다. 그 시간에 일이나 할 것을..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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