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그래도 난 당신들을 믿습니다.

운산티앤씨 2018. 11. 13. 11:18




아침부터 뭔 소리냐...

지금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사건. 처음부터 난 이 아이들이 무죄라 확신했고 그 믿음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선 미췐.. 하실지 몰라도.

어떤 사건이건 그 죄를 입증할 수 있는 물적인 증거가 없으면 무죄입니다. 살인 사건에서 피해자가 없거나, 흉기가 발견되지 않아도 무죄가 됩니다.

이 건에서 물적인 증거가 어디 있나요? 실제 경찰이 발표한 20여 가지 증거는, 스스로 정황 증거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기사에선 스모킹 건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나불댔지만 역시 정황 증거에 기자 개인의 시각과 여론을 덧칠한 야부리 플레이입니다.

난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진 않았지만, 그간의 흐름을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대학 입학에 목을 매는 우리네 실정에선 대단히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 시건은 여느 학사 부정과는 달리 대서특필되었는데 그 이유가 꼭 강남이라서일까요?

실제 광주 지역에선 선생과 학부모가 실형을 선고받는 일까지 있었는데도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잠깐 나왔다가 사라졌지요.

즉 난 누군가 이 시건을 빌미로 어떤 이익을 취하고 있지 않나 의심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공격의 화살은 전교조와 진보 성향의 교육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원래 현행 입시 제도의 뿌리는 이해찬씨였을 겁니다. 입시지옥을 없애고 전인교육을 외치던, 아마 맞을 겁니다.

경제를 물고 늘어지자니 다 같이 죽을 것이고 전체 경제의 붕괴의 진범이나 다를 바 없는 그들로썬 계속 어젠다로 삼기 곤란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빌미로 정권을 잡게 되면 차차기를 기약하긴 더 어려울 수 밖에 없을테지요?

플어 설명하자면 작금의 경제 상황은 대기업 낙수효과와 부동산에 기댄 이전 두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가 주원인이고 이에 대한 대처나 즉효약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물고 늘어질 수록 전 정권의 무능만 드러나고, 설사 현 정권의 실패를 디딤돌 삼아 다시 정권을 창출하더라도 그땐 이전 세 정권의 실패를 모두 떠앉아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거죠.

그보단 교육 분야, 즉 진짜 보수층일 수 밖에 없는 학부모를 건드리고 당사자이자 장래 진보의 예비 후보자인 학생들을 사로 잡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급기야 오늘 기사에는 물러설 곳이 없으니 아비와 자식들이 버틴다는 해괴망측한 예단이 등장하더군요. 그리고 이젠 정황 증거를 확정적으로 몰아 붙입니다.

일례로 깨알같이 정답을 시험지에 썼다, 이건 바로 시험지를 받자말자 답을 적은 증거다. 아니다. 반장이 불러 주는 걸 받아 적은 것에 불과하다. 어느 쪽이건 화자의 입장만 대변할 뿐이지 직접 증거가 아닙니다.

쌍둥이가 말한 해설서가 아닌 다른 곳에서 나온 지문이다. 그런 고로 정답이 유출되었다. 사람의 기억이 항상 정확하진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선 어안이 벙벙하고 혼란스러우니 얼마든지 틀릴 수 있습니다.

이번 중간 고사 성적 봐라, 이게 바로 이 아이들 실력이다? 이건 진짜 개가 배를 잡고 웃을 주장입니다. 시합 출전 전의 선수를 곡괭이 자루로 반쯤 죽여놓고선 혹은 설사약을 먹이고선 실력 탓을 하는 꼬락서니입니다.

주장대로 그들이 진짜 그런 짓을 했다면 원래는 아비가 구속되기 전에 타협을 보았을 것입니다. 변호사조차 불리하니 받아 들이자 했지만 셋다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는 역으로, 얼마든지 무죄를 추정할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구속영장의 발부가 재판의 결과가 아닙니다.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했던 사건들의 상당수가 본안 재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로 판명난 바 있습니다.

지금 여론에 밀려 교육청은 아비는 파면, 아이들은 0점 처리 후 퇴학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라는 판결이 나온다면? 아주 볼만 할 겁니다.

한편 난 이 사건의 모든 과정이 상당히 불유쾌합니다.

물적이건 정황이건 무슨 특검도 아니면서 일일 브리핑 식으로 언론에 노출되는 점,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현재 정권의 도덕성과 연결시키려는 불순한 의도,
그리고 무엇보다 무죄추정의 원칙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인신공격을 동원한 여론 재판.

이게 살인죄라도 된답니까, 아니면 국익을 해친 반역죄라도 된답니까?

보면 볼 수록 욕만 나옵니다.

누구도 편들지 않는 삼인을 위해 힘을 드립니다.

진인사 대천명!!!!


Maria Callas La Diva - O Mio Babbino Caro -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