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6.25 땐 소년병들이 전선에 투입된 바 있지만 그 전과는 잘 알려져 있진 않다. 그러나 그간의 사료들이나 증언을 보면 정규군을 능가하는 전투력으로 엄청난 성과를 거두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애들이 자라고, 노는 모습을 보면 그들에게 우리가 알고 있는 정규 교육은 이 사회에 적합하고 시스템에 순응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그들의 성장과정에선 일종의 브레이크와 같은 역할을 하고 또한 놀이와 배치되는 성격이 있어 양립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게다가 주어지는 목표들은 애매모호하고 천편일률적이되, 그 나이로썬 이해가 어려운 추상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 있고, 또한 그런 애매모함을 위한 맹목적인 경쟁이 부추켜지고 그것으로만 성공이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변을 하는데다 그렇게 좋아하는 놀이는 과정에 해만 주기 때문에 배제되니 당연히 재미가 없고 반발이 클 수 밖에.
뭔 소리냐고? 놀고 싶은데 못 놀게 한다는 거지.
하지만 이런 군사훈련은 목적이 뚜렷하고 복잡한 사고를 할 필요가 없고, 한편으론 성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획득되는 공포나 두려움, 선악의 구분등이 미처 형성되기도 전에 전달되기 때문에 어린애들에겐, 그런 면에선 새하얀 도화지에 새로운 그림을 그려주는것처럼 선명하게 각인될 것이다.
게다가 애들이라면 보호해야 할 존재로 각인된 서방의 군대에겐 뜻하지 않은 치명타까지 가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랄 밖에.
이 뿐인가? 오래 전 나이키를 비롯한 유수한 글로벌 기업들이 후진국의 아동 노동력 착취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데 이 역시 그런 맥락에서 봐야하겠다.
하지만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이런 월드 와이드적인 이바구가 아니고.
학교 때려 친 녀석을 보고 있자니 속에서 울화통 치미는 일이 하루에도 몇번씩이다. 알아서 한다는 말을 믿은 적은 없지만 이거야 원..
지가 보내는 하루와 내가 보내는 하루는 분명히 다르다. 지눔에겐 거북이지만 내 앞의 시간은 쏘아진 살이다. 그러니 난 급하지만 놈은 천하태평. 사무실에서 조는 꼬라질 보면 걍 의자를 확 빼버리고 싶은데.
그러나 신기하게도 시키는 일, 포장이나 세척따윈 기가 막힌다. 대충하라고 해도 얼마나 딴딴하게 포장을 하는지, 그리고 더러운 오디오 기기는 손가락이 까지도록 닦아 대는데 끝났다고 해서 보면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곤 다시금 잠 혹은 스마트 폰으로 빠져드는데. 그 모습을 보며 과연 이게 잘한 선택인진 요즘 들어 더 모르겠다.
일이야 어려울 리 있나. 깨지지 않게, 그리고 때국물 없이 깨끗하게. 이 두가지 목적에만 집중하면 되고 나머진 신경 쓸 일이 없다. 그러니 단시간 집중이 가능할 밖에.
오늘도 시내 수리하러 가며 부러 차에 태워 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표정 보니 '눼눼~~'. ㅋ
그런 생각도 든다. 젊은 날 내가 너무 쉽게 살았나? 그래서 이 나이게 이런 개고생을 하나. 하루 종일 손님 맞아 씨부리다 글 쓰고, 그 와중에 녀석 돌보랴, 아주 죽을 지경이다.
여기에 나 죽으면 따라 죽겠다는 (이런 개뻥은 어디서 배워 왔노?) 마눌에 철딱서니 안드로메다인 아들눔까지. 하두 그 짐이 무겁다 보니 가끔은 꿈속에서 훨훨 다 던지고 날아가는 꿈까지 꾼다.
과연 이대로 둬야할까, 아니면 다른 이들처럼 공부하란 소릴 입에 달고 살아야 하나. 저녀석이 사진 속의 소년병처럼 된다면 지시를 내리던 내가 없다면 그야말로 동력 떨어진 로봇처럼 될텐데...
그전까지 정규 교육에서 얻어야할 그 이상으로 뭔가를 줘야할텐데...
마음은 급하지만 이미 몸은 슬로우 모션이라 답답하기만 하다.
국산 랩만 듣는 놈에게 며칠 전 에미넴의 베넘을 들려 주었다. 맹목적인 반감보단 이유가 있는 반감이 더 낫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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