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사약을 받아라!!!

운산티앤씨 2018. 11. 10. 15:18




사실 웃으면 안되지만, 사극에서 임금이 사약을 내렸지만 죄인이 먹지 않으려 하자 형리들이 억지로 퍼먹이는 장면. 볼 때마다 난 배를 잡고 웃습니다. 하지만 왜 웃기는지는 설명 못하겠네요?

워낙 약과 병원은 싫어하는지라 무지하게도 참다가 병을 키운 일이 많았던데다, 나이가 드니 점점 뭔가 부란해지는 모양이죠?

급기야 듣보잡 즙들이 잠자는 내 머리 맡을 점령하기 시작합니다.

아, 난 마루에서 잠을 잡니다. 자다 일어나 담배를 피우질 않나, 티브이 켜놓고 자다 일어나 보질 않나. 도저히 같이 잠을 잘 수가 없답니다. 게다가 먼넘의 잠귀는 그렇게 밝은지, 옆에서 뽀시락 소리만 나도 깨니.

여하튼 어느 날 스마트 폰을 한참 노려보던 마눌이
'됐어. 이걸로 하자.'
'??? 뭔 소리래?'

일전 병원 갔다가 혈압을 잘못 재서 높게 나왔다고 하니, 기어이 믿질 않습니다. 결국 민간 혈압 강하제를 처방하는군요. 황토 양파즙이래나?

한마디로 맛이 참... 좃 같습니다.

양파 짠 액기스에 각종 한방재료를 더했다나 뭐래나. 할머니의 정성으로 달였다나 뭐래나. 여하튼 반쯤 마시면 오바이트 쏠려 돌아가시겠는데, 기어이 아침마다 먹입니다. 그때마다 난 사약을 받는 기분이지요. 참 드럽습니다.

그러더니 이번엔 석류즙을 또 먹이려 듭니다.

참고로 난 잘 처먹고 잘 싸면 건강하다고 빋는 주의라 현 싯점 input/output에 이상이 없는 관계로 보기만 해도 거부감이 드네요. 일이 늦게 끝이 나니 저녁에 들어오면 자기 바빠 뭔지도 물어보질 못했네요.

요건.. 조금 낫습니다만 맛은 사흘 전 시킨 짱깨 위에 쏟아진 다꽝 맛입니다. 이건 저녁에 마시라네요? 그러니까 아침 저녁으로 사약 받는 셈이지요.

참다 참다 그저께 터지졌습니다.

'아쫌 그만해. 맛도 개 뭣 같은 걸 아침저녁으로 먹여? 짜증나게. 그딴 짓 하지 말고 아침에 커피나 한잔 좀 갖다놔라.'
'담배 피우지, 술마시지, 담배 피우지, 나이가 몇인데 쫑알쫑알..'

한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특히 여자는 나이가 들면 온몸의 기운이 조닥바리로 다 몰리나 보더라구요.

나만 보면 그놈의 닭똥집 같은 입이 달싹거리는 게 뭔 트집을 잡으려고 저러나. 일단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그걸 듣고 있노라면 마치 람보가 고문 당하다 지쳐 보는 앞이 홍야홍야하듯. 그리고 머리 속엔 이 생각만 들지요.

- 저놈의 조뎅이를 언젠간 확 오바로꾸 치고 말겨. -

'임자. 물어 봅세. 혼자 될까봐 그리 걱정되나? 안심해라. 우리 집이 원캉 장수집안 이잖여..'
'그기 아이고. 혹시 어느 날 훽 가뿌리믄 내 혼자 저긋들 우째 키우노. 가더라도 할 일은 다하고 가래이.

이런... 썅...



Nena ‎- 99 Luftball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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