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부가 가치?

운산티앤씨 2018. 11. 7. 20:40




세금으로의 부가 가치는 잘 알지만 정작 이게 뭔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이 많다. 단 깊게 연구하신 가방끈 좀 긴 분들은 제외하고.

원래는 경제용어로 다음의 뜻을 갖고 있다.

'개개의 기업 또는 산업이 생산과정에서 새로이 부가()한 가치.'

영어론 Value added이고 풀어 쓰자면 Value newly added by someone to something 일 게다. 가치는 불가산 명사이므로 A는 붙을 수 없고 정관사 The는 앞뒤 문장으로 한정될 때 붙일 수 있다. 캬... 아직도 기억하다니. 하지만 틀렸다면 용서하길 바란다. ㅋ

해석하면 어떤 사물에 누군가가 새롭게 더한 가치가 되겠다. 왜 이리 길게 설명하느냐. 비록 다소 어려운 경제 용어이지만 실생활에선 누구라도 조금만 생각한다면 쉽게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한다.

새로운 아이템, 대박 아이템이어야 하고 식당을 해도 전혀 새로우운 맛과 메뉴라야 한다는 강박에 다들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내가 보기엔 너무나 무리다.

이 새로움은 풀어 쓴 부가가치의 문장 속 Newly가 아닌 전혀 몰랐던 새로움인데 지금 이런 일이 가능한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제품의 종류는 실로 바닷가 모래알처럼 많고 이젠 더 개발할래야 할 건덕지도 없다. 남았다면 기존 기능의 개선이나 새로운 용도의 발견 정도?

사진 속의 물품들은 유럽형 안테나에 필요한 단자와 커넥터들이다. 이건 이미 아는 이는 다 알고 있으며 어떻게 구할지도 안다. 상기의 제품 중엔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내가 왜 이 뻔한 제품들을 가지고 마치 새로움이라도 되는 양 올렸을까? 그건 기존 제품들의 용도를 더하여 새로운 시장을 찾고자 하는 일종의 시도라고 보시면 된다.

이 세트를 보면 누군가는 갖고 있는 것도 혹은 없는 것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아예 없을 수도 있고 이런 제품들이 전혀 새로울 수도 있다. 내가 책정한 이 세트의 가격은 고작 1만원이고 택배비 별도이다. (선전 아님)

하지만 이 중에서, 예를 들어 피메일 커넥터만 필요하다고 하자. 그리고 이것을 보았다. 난 피메일만 필요한데..

근처 전파사나 철물점에서 이걸 팔까? 가봐야 헛방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있다 해도 개당 가격은 짜증날 정도이고.

게다가 고작 이걸 사자고 몇백미터 혹은 차를 몰고 금쪽 같은 시간을 허비하고 싶을까? 그리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구매하려고 해도 택배비 포함하면 개당 4천원은 된다. 그의 입장에선 이도 저도 다 억울하지만 그래도 구색이 다 갖춰진 나의 세트 제품이 더 구미가 당기지 않을까? 힘들게 돌아다닐 필요도 없고.

음식을 예로 들어 보자. 우리 나라 음식 메뉴는 너무도 뻔하다. 여기도 같은 메뉴에 같은 반찬, 저거도 마찬가지. 그러자니 맛이라도 독특해야 한다 싶어 돈까지 줘가며 배우지를 않나, 폐관 수련하듯 주방에서 몇년을 썩질 않나.

그래서 다들 이미 알려진 브랜드의 프랜차이즈를 찾을 수 밖에 없나 보던데 현실에선 돈만 까먹는다.

하지만 어떤 메뉴를 가진 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반찬 종류를 가져올 수 있다면? 찾는 게 더 어렵다고? 너무 게으르다. 조금만 눈썰미가 있다면 그런 반찬을 대량으로 만들어 납품하는 업체 정돈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음식 경험이 없는 입장에서 함부로 이야기해서 대단히 미안하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옆집 가게가 업종을 바꾸면서 내년에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선택한 업종이 이곳에선 그다지 통하지 않는 폭망성이기 때문이다. 난 이곳에 맥주집을 하나 오픈해 보려고 한다.

열게 된다면..

안주는 이미 포장된 마른 안주외엔 없다. 대신 안주를 원하면 다른 곳의 음식을 시켜서 먹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안주 하나당 1만 원 정도의 자릿세를 받을 것이다. 단 내부가 지저분해지는 국물류는 안된다.

주류는 병맥주와 소주만. 호프는 취급 안할란다. 퍼주기 귀찮다. 그리고 잔은 종이컵으로. 설겆이하고 퍼쓰는 물값 정도면. 그리고 술 취하면 병 깨는 꼬라지 보기 싷어 플라스틱 용기에 든 것만. ㅎㅎ

그리고 차는 아예 못 가져 오도록 하거나 다른 곳에 주차하게 할 생각이다. 내 가게에서 퍼마시고 그 앞에서 음주 운전하는 꼬라지는 못본다. 자리도 없다.

그리고 의자는 아주 불편하게 만들 생각이고 식탁도 3명 정도만 앉으면 꽉찰 정도로. 술자리가 너무 편하면 개기고 가질 않는다. 그리고 탁자가 넓으면 닦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대신 음악은 괜찮은 걸로 들려주려고 한다. 술꾼들 좋아하는 레파토리야 머리 속에 가득 차 있다.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이젠 시내에서 술 퍼마시고 집에 돌아가는 문화는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들 집에 일찍 들어와서 아내와, 동네 친구와, 혹은 연인들과 어울릴 것이고 과하게 마시지도 않는다.

여기 가게세는 매우 저렴하다. 낮에 오디오 가게 하고 저녁에 앉아 매상 20만 원 정도만 올려도 그렇게 춤고 더운 겨울, 여름에 개진상 손님때문에 속 상하는 대리 운전따윈 하지 않아도 되거든. 별 또라이 같은 새끼들에게 경비라고 무시당할 일도 없고.

이게 무슨 아이디어나 되겠냐만은 이 역시 부가 가치의 창조이지 않은가. 내가 말하고픈 건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장의 발견과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메뉴의 조합에 불과하다.

난 이 구상이 큰 성공으로 이어진다고는 보지 않지만 그래도 허접한 인간들때문에 자존심 상하는 일은 없이, 그러저럭 밥은 먹고 살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물론 이 계획엔 여기서 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그건 관심 있는 독자가 상상으로 Value added 하길 바란다. 그러나 돈 많이 들일 생각은 마셔. 인테리어 좋다고 손이 많은 건 아니더라고. 잘 되는 술집은 뭐가 색달랐을까 돌이켜 생각해 보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음악이다.

Al Green - The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