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어차피 손대야 할 적폐지만, 지름 빠이뿌..

운산티앤씨 2018. 10. 12. 10:44




이하 기사 인용

우선 대한송유관공사의 지배구조 상 이 회사의 관리 책임이 어디에 있는 지가 모호한 점이 관건이다. 회사 명칭엔 '공사'로 표기돼 있어 정부가 관리 책임자인 듯하지만, 실제 주주는 민간 자본이다.

물론 산업통상자원부(지분율 9.76%)등 정부 지분이 남아 있지만, SK이노베이션(41%)·GS칼텍스(28.6%)·에쓰오일(8.9%)·현대중공업(6.4%)·대한항공(3.1%)·한화토탈(2.3%) 등 민간 기업들로도 지분이 분산돼 있다.

1990년 정부가 공익 목적으로 송유관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공기업으로 출발했으나, 2001년 민영화되면서 민간 소유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민영화 이후에는 'DOPCO'라는 새로운 사명도 만들었지만, 널리 활용되지 못했다.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는 "여전히 거래하는 곳들이 '대한송유관공사'에 익숙하다 보니 두 이름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 인용 끝

오래전부터 일반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 가장 민감한 사안을 들라면 기름값이다. 우리나라 유가는 참으로 특이하게도, 중동이나 미국 등 중동 외 산유국들의 움직임 중 인상에는 민감도 100으로 움직이지만 인하에는 엄청난 시차를 두고 반응한다는 점이다.

기름쟁이들은 환율 차니 보유 재고니 헛소리를 해대지만, 매년 들어도 개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데 도시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는 거다.

난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으로 이번에 불이 난 저장소의 관리 주체인 회사를 보고 있다. 그 회사는 저장소뿐만 아니라 송유관, 심지어는 부두의 접안 시설에 있는 각종 장치까지 아마 관리하고 있을 게다. 혹은 일부는 정유회사 소유인지도 모르지.  

그러나 이런 엄청난 기반 시설의 운영권을 정부가 전권을 쥐고 있을 땐 국민 경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가의 통제가 가능할 수 있지만, 경영권 자체가 기름 회사로 넘어가는 순간에 그 속을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동남아에서 수입되는 타이거 오일이라는 제품이 있다. 시내 중심부엔 들어가지 못하고 경기도 변두리 일원에서 판매되는데 그 차이란 건 그야말로 병아리 오줌 수준. 그러나 내막을 들어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기름 수입이 공식적으로 금지된 건 아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저렴하게 생산된 기름이 들어오자면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법망이 틀어막고 있을 게다. 일정 수순 이상의 화학적 특성, 그러니까 이곳의 정유시설에 맞게 만들어진 철조망인 셈이다.

그것에 맞춰 생산된 제품이라 할지라도 유조선이 부두에 접안해서 하역을 하자면 부두의 저장소부터 전국 각지로 보내야 하는 송유관을 이용해야 하는데 이 회사의 대주주들이 이용을 허락할까? 허락한다 해도 아마 어마어마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게 더럽고 치사해서 해외 정유 메이커들이 직접 투자로 자체 저장소와 송유관을 만들자면 이미 불가능이다. 누가 허가를 내주겠으며 송유관이 지나가도록 허락할, 그리고 저장소를 지을 땅이 있기는 한가? 지금의 저장 시설과 송유관은 감히 권력에 입도 뻥끗하지 못할 때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한편 국내 유가의 구조를 보면 세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유사들이 적자냐. 전혀 그렇지 않다. 해마다 발표되는 그들의 순이익은 조 단위를 넘어가는데 솔직히 그조차 한참을 깍지 내지 않았나 싶다.

아직 국내의 어떤 민간기관이나 단체도 감히 이 영역에는 도전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워낙 많은 변수들이 포함되어 있고 알려진 내용도 별로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공산당도 아니니 이제 와서 팔았던 경영권을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그러나 국가 기간산업이지만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면 마땅히 해외 메이저급 업체의 진입이 허용되는 공정한 경쟁 체제로 가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지금과 같이 만인이 체감하는 불공정이 사라질 테니까.

토건 세력들이 땅투기해서 우리에게 삥을 뜯는 건 이들 정유회사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말이 난 김에, 이 공사가 가진 잠재적인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어 저들에게 넘어갔는지를 조사해 볼 필요가 있을 게다. 어쩌면 그 조사 과정에서 다시 정부가 모든 권한을 쥘 수 있는 계기가 산삼처럼 튀어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다시 사랑한다면 (If i love again) _ 김필 2016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