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선과 악, 그리고 인간의 흉포함

운산티앤씨 2018. 9. 30. 16:49

오래 전부터 논쟁이 되어온 인간성에 대한 정의,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대세는 성악설로 흐르며 이젠 인간에겐 파괴본능과 야수의 그것을 능가하는 흉포함이 잠재되어 있다고 설레발인데.

하긴 그건 도로에 나가보면 금방 입증이 됩니다. 순하디 순한 옆집 아자씨가 개망나니로, 곱디 고운 입술의 뒷집 츠자도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어대니까. 남이야 뒈지든 말든 나 먼저 가야겠다는 심뽀로 칼치기하다 에먼 일가족을 몰살시키고 빵 한번 울렸다가 칼 맞거나 총 맞거나. (러시아의 한 동영상에선 시비 끝에 기관총 들고 나오는 모습도 있음)

결국 인간의 손엔 문명의 이기를 쥐게 해선 안된다는 결론까지 도출됩니다. 그리고 이런 간접적인 증거를 통해 인간은 근본은 악으로 뭉쳐져 있구나 하는 허접한 결론에 도달하죠.

그래서 절대 악이니 절대 선이니, 헐루우드에서 만든 같잖은 정의까지 동원해 가며 인간 스스로르 죄인으로 하방경직화 시키려 드는데. 하여간 그래서 매주 좉도 모르는 새끼들에게 고해성사하고 나는 죄인이오 부르짖다가 나와선 다시 악마구리로 변하고. 고단수의 마케팅임은 분명하죠.

하지만 생명의 근본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셨는지. 의식이 있는 우리야 언제 날 태어나게 해달라고 했냐는 항변도 가능하지만 그 저변엔 살고 싶으되 좀 편하고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감추어져 있음에야.

생명의 본질은 생존욕구이며 그 생존욕구는 한정된 자원 앞에선 경쟁이란 구도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지능의 발달은 당장의 지금 보단 미래를 생각하게 되고 보다 많은 식량을 저장해 두고자 욕심이라는 걸 부리게 됩니다.

만약 사자가 우리와 같은 지능을 갖고 있다면? 세랭게티 고원에 해마다 찾아오는 가혹한 건기를 대비해서 잡은 고기를 저장할 줄 아는 지헤를 발휘했을 겁니다.

미래를 감지할 줄 알게 된 인간에겐 눈앞의 풍족함조차 부족합니다. 더 많이 가져야 해, 날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또는 태어나지도 않은 후대를 위해서 채우고 채워도 만족할 수 없습니다.

셀프 디스트럭션, Self destruction, 자기 파괴적인 본능이란 건 원래 있지도 않았고 존재하는 모든 것에 위해를 끼친다는 개소리도 전부 허구이고 소설입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악하고 선한 모습은 우리가 만든 법과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우리의 다른 얼굴에 지나지 않으며, 그 사악함 속에 잠재된 흉포함과 파괴본능은 다름 아닌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식의 발전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 굳이 난 태어나면서 죄를 지었네, 난 죄인이네 하시지 말고 적당히 처먹었으면 남들도 생각하는 염치를 발휘하란 겁니다. 그 정도만 해도 이 세상은 살만합니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행동과 말들은 살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의 발산에 불과하다. 그리고 넌 살기 위해 그리 하고 있음이야.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취하기엔 너무도 좁고 충분하지 않은 자원이니 배를 채웠으면 뒤에 오는 자를 위해 조금 남기는 미덕을 발휘해라.

이 결론이 고대의 성인들이 그렇게 주장하고 설파하려 했던 도덕이고 사회질서입니다.

MATT MONRO - WEDNESDAY CHI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