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어떤 놈이든 걸리면 죽는 거야..

운산티앤씨 2018. 10. 1. 21:22




근래 들어 (?) 가장 재미나게 본 방화는 백윤식이 나오는 싸움의 기술이다. 찰진 욕도 그렇지만 대목 대목 나오는 그의 한마디야 말로 촌철살인이 아니던가?
'너 돈 많어?'
'없어요...'
'그럼 맞고 다녀. 그게 이기는 거야.'

라이터를 잊어버리고 했는 말이 바로 제목이다. 고시원 관리인이 갖고 갔음을 알아채고 하는 말,
'아저씨, 라이터에 맞아 봤어?'

가만 생각해보니 정말 라이터에 맞아야 할 놈들이 있는데 분명치가 않다.

처음엔 남녀 대결구도를 몰고 간 어떤 사이트가 시발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그 연원은 훨씬 전이더라 이거지.

헬 조선. 도대체 언제, 어디서 시작된 걸까?

정말 살기 어려운가? 내 기억 속의 1970년대는 초가집, 푸세식 화장실, 티브 하나 구경하기 힘들었던 시대였고 거리에 거지들과 소매치기가 우글 댔었다. 1980년대엔 그나마 살만했다 해도 여전히 거리는 더러웠고 깡패 천지에 눈만 뜨면 사시미 들고 설치는 도라이들이 몰려다녔다. 그리고 그땐 고기 한번 먹는 날은 제삿날이거나 아버지 생신이거나.

1990년대에 들어오니 선진국이 어쩌고 국민 소득이 어떻고, 불편하기만 했던 주택 문화에서 본격적으로 아파트 시대로 들어섰지. 그리고 2000년대.

요즘 밥 굶어 죽으면 신문에 난다. 그 흔해 빠진 퍽치기, 음주운전 사고도 특종감이고. 조폭이 어디서 설치나? 30년 전, 부산 근방인 기장에 갔다가 기장 논두렁들에게 걸려 혼이 난 적이 있다. 20여 명 정도, 초딩부터 30대까지. 대낮부터 술에 취해 불콰해진 얼굴로 삥을 뜯는데 어찌나 기가 질렸는지 이후 10년 동안 기장 근처에도 얼씬도 하지 않았다.

요즘 이런 애들 있나? 살기도 좋아졌고 먹을 것도 풍부해졌고, 의무 교육도 연장되고 혼자 사는 놈들 외로울까봐 딸딸이까지 대신 쳐줄 기세인데 도대체 뭐가 그리 문제인가?

아파트값? 강남 못 사는 거? 그건 오래전에도 마찬가지였다. 대학도 그랬고. 고작해야 촌뜨기 주제에 학력고사 잘 봐서 서울 입성, 수석 졸업, 고시 패스, 사장 딸과 결혼이 성공가도였다. 아침 드라마 보면 탁 나오잖나?

있는 자와 없는 자, 전라도와 경상도도 모자라서 이젠 충청도에 강원도까지 끌어들이고. 남녀 간 성 대결, 성소수자와 종교집단 간 알력, 젊은 자와 늙은 자와의 갈등. 가족 간, 친지 간. 이 두 관계는 전통 제례와 명절로 촉발시켰다.

도대체 어떤 눔이 무슨 의도로 이렇게 나라를 어지럽히는가? 그 앞엔 물론 특종 찾아 눈 벌게진 기래기들이 있다마는 과연 이눔들이 특종때문에만 그럴까? 그 뒤엔 도사린 뭔가가 있는데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도 다른 의문.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어 취할 이득은 뭔가?

얼마 전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중심 언론에 대해 대항하는 소수 언론이 등장했다. 앞으로 공개적인 언론에선 특종보단 가짜 뉴스를 찾아 팩트를 제시하는 방식이 많은 호응을 얻으리라 본다. 난 그런 언론들이 이 모든 분쟁을 조정하는 자를 찾기를 바란다.

내가 너무 음모론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하지 마라. 나와 같은 세대라면, 그리고 나와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이들이라면 분명히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게다.

어떤 놈이든지 잡히기만 해봐. 그날 죽는 거야?



촛불 잔치 - 이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