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결혼에 대한 담론 혹은 사견?

운산티앤씨 2018. 9. 28. 20:18







결혼: 맺을 결, 혼인할 혼
Marriage

우선 동북아에서 보는 이 의례는 남녀가 맺어진다, 즉 만장하신 하객 앞에서 약속, 서약을 통해 그 사회가 요구하는 규율에 맞춰 불상사 없이 잘 살아간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 집니다. 잘 살긴 개뿔...

그러나 서양에선 좀 달라 보입니다. 엉터리 어원 분석일진 몰라도 Marry + Age, 즐겁게 늙어간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ㅋ그래서 이넘 저년 마구 만나나?

하지만 서양 역시 만장하신 하객들 앞에 엄숙한 선서와 더불어 시작하니 근대 들어 서양의 예법이 동양에 흘러 들어와 다소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 어디서건 이 의식은 분명히 핏줄과 핏줄이 아닌 자들 앞에서 성대하게 치뤄지고 있었고, 있고, 있을 겁니다. 왜? 둘이 하면 되는데 굳이 남의 앞에서 박수 받으며 요란스럽게 거시기할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 대목에서 우린 혼자만의 약속과 대외적인 약속의 차이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린 하루에도 몇번씩 자신과 약속하지만 지키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죠. 하지만 그 약속을 대외적인 의지의 천명으로 전환하면, 지키지 않을 경우 쏟아질 타인의 비난때문에라도 어거지로 지키려 합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결혼이란 제도가, 그 사회가 요구하는 암묵적인 룰을 지키겠다고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행위라면 역으론 그것이 두 사람만의 약속이라면 언제든지 개박살 날 유리같이 연약한 야부리라는 겁니다.

사람이 사회적 동물임은 개나 소나 다 알지만 일단 모이면 통제를 통한 체제의 안정을 도모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회의 기초단위로 가정을 정의하고 이 소집단들이 모인 사회야 말로 가장 안정적이라는 걸 고대에 이미 깨우쳤던 거죠. 그리고 인간들은 두 사람이 아닌, 서로 다른 핏줄과의 연합, 성이 다른 집단 혹은 부족, 국가를 통해 더욱 세를 키워가고자 하는 욕심을 부리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혹자는 그렇게 결혼으로 맺고 자식을 생산해서 교육을 하고 어쩌니 이 사회가 안전한 거 아니냐. 새끼 치고 나 몰라라 한다면 세상이 어찌 되겠느냐. 웃기는 소리입니다. 그건 그렇게 굳어진 시스템 하에서 벌어지는 문제이지 애초에 그런 속박같은 제도가 없었다면 다들 새로운 방식으로 생존해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일참고로 알아 두세요. 일부 고대 민족들 중에는 실제 결혼이란 개념 없이 안정된 사회를 이루었고 현재까지도 아버지라는 개념 없이 잘 사는 종족도 있습니다.

여하튼 사진을 보시면 아름답게 시작한다고들 하지만 그 약속은 손오공 머리에 씌워진 쇠로 만들어진 머리테인 금고아와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아래 사진은 밧줄의 매듭이고. 이 사진은 영어권 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거기엔 이보다 심한, 끊어진 두 밧줄이 서로 맞잡아 묶여 있는 것도 있습니다.

우린 또 결혼 혹은 사랑의 다른 이름을 속박이라고 하죠. 속박은 구속이고 자유롭지 못함인데 이 단어가 원래부터 있었는지 혹은 서양식 사고가 묻르어 생긴 건지는 역시나 모르겠네요.

이미 작고하신 아놀드 토인비 박사께선 제 3의 물결이란 책에선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예견했고, 당시에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지만, 결국 그가 예언한대로 동성 부부, 나홀로 족, 외로운 1인 중년 남녀들은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요즘 연출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올린 글에서 욕설처럼 퍼부은 우리 민족의 오지랍은 사실 서양도 마찬가지입니다. 솔로야? 왜 혼자야? 결혼 안해? 애는? 영어로 씨부려서 못알아 먹어서 그렇지 어디나 똑 같습니다.

얼마 전까진 이런 비공인사회적 압력으로 대오에 참여시켰지만, 특히 우린 대를 이어야 한다는 강박까지, 제사가 밥 먹여주냐는 젊은층의 항변에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결국엔 애국심에 호소를 하고 있죠. 노인만 있는 나라, 희망 없는 나라, 너희라도 어떻게든 나서야 하지 않겠냐.

이건 개소리만도 못한 씁소리죠. 대다수 국민들은 헌법이 정한 의무를 완수 혹은 이행 중이며, 우리 헌법엔 명백하게도 생식과 그를 통한 대를 이을 의무 혹은 모자라는 쫄병 충원이나 빵꾸나는 국민연금 재정 복구에의 동참 의무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현재 대다수 국민들은 젊은 층이 결혼을 하지 않고 애도 낳지 않는 걸 살기 힘들어서, 폭등하는 부동산 때문에 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정확한 판단일까요? 난 결혼과 가정, 그리고 사회란 공식 혹은 프레임이 내려앉고 있는 거라고 인식하고 싶습니다. 여기에 뭔 남을 생각할 줄 모르는 이기주의 어쩌고 할 필요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헌법에 정한 의무외엔 그 어떤 것도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사고방식이 넓게 퍼지는 상황입니다. 내 할 바 다했는데 내가 왜 더 불편하게 살아야 하지? 내가 왜 한 여자 혹은 남자만 바라 보고 평생 늙어가야 하지? 내가 왜 그렇게 까지 고통을 겪으며 애를 낳고 모든 것을 버리미 자식에게 헌신해야 하지? 왜 난 내 노후보단 자식을 더 걱정해야 하지?

이 생각들이 이미 전통적인 사고 방식을 걷어차 버린 거죠.

오늘 신문에서 또 혼자 사는 중년남들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아닌 말로 그렇게 불쌍해 보이면 지라도 가서 한번 대 주등가. 니미 시발 그것도 아니면서 괜시리 고즈녁한 가을 저녁 같이 달콤한 휴식에 빠져 삶을 즐기는 이들을 졸지에 기초수급자 수준으로 끌어 내리니 확 짜증이 납디다.

정말 혼자 있으면 외로워 디지겠습니까? 정말 혼자 있으면 밥도 못 차려먹고 빨래도 하지 못하나요? 이 등신들은 그들 안엔 베테랑, 이미 결혼에 혼쭐나서 다시 또에 넌더리를 내는 이들이 상당함을 모르는가 봅니다.

결혼? 필수 아닌 선택입니다. 그리고 원래부터 선택이었습니다. 결혼은 해도 손해, 안해도 손해. 그러니 해보는게 좋지 않느냐? 이 무슨 말뼉따구 같은.. 해서 날 손해와 안해서 겪을 손해의 정도를 비교하고서 할 말인 게죠.

더 좋은 말들 많습니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다. 결혼은 좀비와 강시의 산실이다 등등. 마지막 사진의 두 노인네가 아름답게만 보입니까? 그건 보는 시각에 따라 다릅니다.

다시 전술한 요즘의 시각, 살기 힘들어 결혼을 안한다. 대책을 내놔라. 대책이 있어도 손해였었는데 뭔 결혼을 하나? ㅎㅎㅎㅎ

그냥 혼자 사세요. 외로우면 요일 별로 애인, 남자사람 친구, 여자사람 친구 정하고 돌아가며 만나며 인생을 즐기십시오. 돈 벌어 창고에 재워 두어도 당신이 이 곳을 떠날 땐 1원도 못 가져 갑니다. 가고 난후 내 아이들이 잘 살 길 바란다? 그건 알아서들 하시고. 혼자 사신다면 실컷 쓰고 남는 건 사회로 환원하세요.

굳건하게 버티며 가진 걸 내놓지 않으려 버팅기는 지금의 노땅들을 무너뜨릴 방법은 결혼이 필수 아닌 선택이 되는 사회 외엔 없습니다. 히히...






"이종환의 별이 빛나는 밤에" 시그널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