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미풍양속을 까대고 있습니다. 아마 보시는 분들 중엔 눈살을 찌푸리며 저런 선동가 새끼부터 조져야 해. 만약 그리 생각하셨다면 크나큰 착오임을 알려 드리며...
유교의 핵은 공장의 사상입니다. 그 사상의 요지는 인과 예, 그리고 의입니다. 이것 외엔 없습니다. 인은 인자함, 어짊이고 예를 상대에 대한 배려와 공손함, 마지막으로 의는 사람 간에 지켜야 할 약속의 신성함이라고 난 해석하고 싶습니다.
내가 분노하는 건 이 근본 사상, 즉 지극히 위민적이고 세상을 올바르게 다스려 보자는 취지에 대한 부정이 아닙니다. 그것을 이용한 협잡이 지극히 싫은 겁니다. 대표적인 예로 분묘기지권을 들 수 있습니다. 남의 소유지에 허락을 받건 아니 받건 20년이 지나면 권리가 당연지사로 생기는 고약한 악법인데 여태 대법원의 해석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지지하는 자들은 조상에 대한 예, 망자에 대한 공경하는 풍속을 그르친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십새끼들에게 니 땅에 우리 부모님 좀 모시자고 해 보십시오. 개질알을 떨겠지요?
더 크게 보자면 제사 의식입니다. 과거엔 제사를 중심으로 흩어진 씨족들이 모여서 소통하고 단결을 공고히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졌지만 이젠 아닙니다. 아직도 문중 제사를 봉납하며 씨족 간 결속을 도모하려는 집안들도 있지만 이미 시대착오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또 다른 이기주의란 비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고인을 기리는 방법은 다양하고 그것의 선택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입니다. 그런데 여긴 이상하게도 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케케묵은 사회적 규약을 지키라고 은연중에 압력을 가합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이들을 호로새끼들이라고 욕을 하지요.
그러나 결국 요즘의 이 자린 단합은 커녕 욕설과 주먹과 칼날이 오가는 난투극의 경연장처럼 변해 버렸습니다. 그러나 변해버린 세태를 탓만 하지 대안은 전혀 내놓지 못하고 지난번 추석이 되어서야 홍동백서는 원래 없었으니 차례는 차를 올리는 절차이니 따위의 개씁소리만 늘어놓습니다.
행차 뒤의 나발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죠. 여기에 공자가 그토록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덕목이라고 설파하던 인과 예, 의가 보이나요?
목적지를 가기 위해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도보, 속보, 말, 자전거, 자동차, 비행기와 선박 등등. 이 씹스런 미풍양속이란 건 마치 요즘 시대에 반드시 말을 타고 가야 한다고 나불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예수쟁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저스 퍽킹 크라이스트는 사랑을 모토로 내세웠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라, 이웃을 사랑하라 심지어는 적까지 사랑하라. 그래서인지 요즘 목사 놈들은 남의 여자도, 남의 딸도 너무 사랑하다 못해 강간도 하고 신부 놈들은 어린애 똥꼬까지 노리더군요. 퉷.
부처의 모토는 무엇이었나요? 생로병사란 불가피한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 열반의 경지로 가는 길을 알리고자 했으며 그 역시 폭넓은 의미의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었습니다. 그러나 전국 도처의 명산마다 독버섯 못지않게 자리 잡고 있는 중놈들의 암자엔 넋나간 여편네들이 인신공양도마다 않으며 질알염병입니다. 전설의 고향에 자주 등장하는 백일기도. 그 씨가 원랜 중넘 정자인 줄 몰랐지요?
요는 종교가 갖는 긍정적인 에너지는 다 좋다는 겁니다. 힘들고 지친 자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불의 앞에서 멈칫하게 하는 도덕적인 힘, 그리고 자기 수양으로 통한 정화 등등. 헤아릴 수 없는 포지티브 에너지가 넘치는 집단이어야 하지만 그 정점에 선 대다수는 미약하고 자기 앞 챙기기도 버거운 교인들을 혹세무민하는 개소리로 세력화해서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는데 급급합니다.
가뜩이나 좁아터진 서울 한복판에 중세 성당보다 위세 당당한 첨탑 세우고 그 황금 궁전 안에서 하는 짓들 좀 보소. 그러고도 니들이 사람 행세를 하냐? 이거죠.
이런 씹쌔끼들은 지 돈으로 남을 돕지 않습니다. 그냥 교인들 호주머니 털어 나온 돈 중 극히 일부만 쓰고 나머진 전부 지 아가리에 처넣거나 교세 확장에만 몰두하죠. 아니면 유렁 단체 내세워 불특정 다수를 당대로 앵벌이나 하든지.
개인적으론 그런 목자들이나 선승들이 살아 조금 편하게 지내는 건 이해합니다. 그 역시 차원 높은 노가다이니 그만한 대접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하지만 그들이 떠난 자리는 정말 깨끗해야 합니다. 하지만? 세습이라니, 절이나 교회 매매라니.
지옥이 분명히 있다면 이 새끼들부터 기름에 튀길 테죠. 하여 마르크스는 종교를 인민의 적이라고 규정했나 봅니다. 그때가 언제야? 무려 1백 년 전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면 이들을 제도적으로 강제할 법과 허울뿐인 미풍양속을 버려야 우린 진정한 정신적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종교고 나발이고. 자신이 자신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인식하라는 개소리는 실로 위험천만한 함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은 모두 무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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