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앞으로 점점 더 일자리는 없어질 겁니다. 한계치까지.

운산티앤씨 2018. 9. 30. 12:07

역시 조카 후속입니다.

장조카 넘은 대학원을 나오고서도 여즉지 취직을 못하고 있습니다. 명절 아침 문에 들어서자마자 놈은 '삼춘, 명절 덕담 값 아시죠?'

후후.. 알았다. 아무 말 않으마.

정치인마다 들고 나오는 단골 공약은 일자리 창출이고 어딜 가나 기업 다 죽어간다, 경제를 누가 망쳤느냐? 현 정권은 전 정권 탓하고 구보수들은 진보를 욕하고. 가만 보고 있자니 도대체 어떤 눔이 나라를 이렇게 망가뜨렸나 싶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 보다 충실한 통계와 분석이 가미되지 못해 설득력은 좀 떨어지겠지만. 몇 가지 질문을 던지자면...

1. 우리나라 경제사에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적은?
2. 우리의 국력이 빠꾸를 (후진의 갱상도 영어 발음) 쳐서 떨어졌거나 급격한 등수 하락이 있었던 적은?
3. 기업의 절대 수치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는가? 예를 들어 작년도 황동 기업 수가 1,000이었는데 올해 500으로 떨졌다든지 하는...

내 상식으론 없습니다. 그래서 찾아보았습니다.





여기에 정상 활동 중인 기업의 수치 변화표를 더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건 찾을 수가 없네요. 아마 줄어들진 않았을 것이고 해마다 늘어났을 거라고 봅니다.

통계치의 해석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고 전문가적인 식견이 필요하지만 일단 수치만 놓고 보았을 땐 과연 언론이나 일부 정치세력들이 지껄이는 경제 망조란 선동의 진실성에 대해 의구심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걸 이야기하자는 건 아니고!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점이 생긴 건 자금부란 부서의 정체였습니다. 인원도 적지 않았지요. 회계부야 사내 갖가지 영수증 처리에 마감이란 업무가 있으니 당연히 머릿수가 있어야 하지만 도대체 저긴 뭐 하는 곳인가? 매일 은행 업무 보러 간다는데, 돈 빌리러 다니는 곳인가? 아니면 채권 회수? 하지만 그건 영업팀에서 하던데?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당시엔 업무상 경비를 쓰고자 할 때 지출품의 결의서 (뭔 결의까지 ㅎㅎㅎ)란 걸 작성해서 올리면, 계장, 대리, 과장, 차장, 부장 거쳐 이사 전무 승인이었습니다. 금액이 크면 사장, 회장까지. ㅋㅋㅋ 그리고 오전에 올리면 다음날 내려오죠. 그리고 처묵처묵하고 나면 간이 영수증이나 카드 명세서를 첨부해서 다시 부서 내 도장 찍은 후 회계부로 넘겨 주었습니다. 회계부는 전 부서에서 넘어오는 각종 품의, 결제된 내역을 일일이 수기 혹은 로터스 123으로 만들어 저장하고. 너무 생경한 풍경이죠?

총무부도 있죠. 당시 회계부가 20여 명, 자금부가 10여 명이었고 총무부 역시 15명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는 일이라곤 사내 비품 조달과 관리, 그리고 노조 관리 정도? 전산실도 있었죠. 1개 층을 다 차지하고 인원도 20여 명 선. 거기도 이사, 상무까지 있었습니다.

영업부를 보면. 항로별로, 제품별로 있었습니다. 신규 고객 발굴, 기존 고객 관리가 주 업무였습니다. 부서 내 5개 팀이 있었고 팀마다 10명 정돈되었지요.

자, 봅시다. 총무 15. 회계 20, 자금 10, 전산 20, 영업 50명이면 합이 115명이죠? 요즘 이렇게 운영하는 회사가 있나요? 총무는 전부 외주, 회계는 자금과 통합되고 회계 프로그램으로 운영, 전산실은 대기업 빼곤 거의 없을 겁니다.

즉 과거 100여 명이 일하던 회사는 1/10 정도면 충분하죠. 반면에 대학 수는 꾸준히 늘어났고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고학력들이 넘쳐 납니다. 취직되겠습니까?

과거와 같은 고용을 유지하자면 현재 기준으로 기업의 수가 10배는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수는 비슷하거나 조금 늘었거나.

자영업과 기업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차이입니까? 진짜 웃기는 건 자영업 하면 하나같이 편의점, 음식점, 유흥업소, 슈퍼 따위만 연상하고 기업하면 공장 있고 빌딩 갖고 직원 수백 거느리고로 해석을 한다는 거죠.

그래서 자영업자는 좋게 말해 상인이고 나쁘게는 장사치라고 천대하죠. 반면 기업가는 아무리 사기꾼 같은 업종이라도 넥타이 매고 있으니 기업가라고 호칭해주며 마치 막대한 고용 창출과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양 염병들을 떨죠. 그러나 뭔가를 팔아 넘의 호주머니 턴다는 점에선 다 똑같습니다.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떠드는 고용 창출. 뭐로? 기업을 유치하겠다? 어떤 기업?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지, 당연히. 그런 게 어디 있나요? 자동차, 조선, 반도체? 앞의 둘은 이젠 맛이 갔습니다. 서둘러 자동화하고 불요한 인력과 업무는 외주화로 군살 빼고 모든 역량을 기술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해야 살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반도체 공정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라인에 서서 백혈병이나 각종 암에 걸려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면 머잖아 로봇이 다 차지할 겁니다. 따라서 삼성 반도체 같은 곳에서 출퇴근 버스를 수십 대 돌리는 광경도 머잖아 사라질 운명인 셈이죠.

그러다 보니 허구헌날 멀쩡한 도로 파헤치고 전신주를 여기 박았다 저기 박았다. 굳이 놔둬도 될 산과 숲을 파헤치고 공원 만든다, 산을 엎어 택지 조성을 하네. 하나같이 토건에 기댑니다. 대학 나온 놈 중 몇 놈이나 노가다 뛸까요? 결국 헛된 구호고 사기입니다.

외자나 외국 기업을 유치한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세요. 인건비 올랐다고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다시 인도로, 방글라데시로, 캄보디아로 도망가고 있습니다. 미쳤다고 여길 옵니까?

구글이나 페이스 북의 고용인원을 알아보셨나요?

즉 패러다임이 뒤집어지니 그에 따라 산업 구조까지 변하는 상황인데 생각은 1984년 이여, 돌아오라 이니 뭔들 되겠냐고.

딱히 눈에 띄는 재능이나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이 없다면 취업해봐야 얼마 못 견딥니다. 이젠 창업이죠. 1인이라 자영업이 아니라 뭘 하든 내 노동력이 투입되고 이익이 나오며 세금을 낸다면 기업가입니다. 장사치? 상인? 다 없어져야 할 구시대의 계급장들입니다.

요즘 유튜브가 난리입니다. 잘 나가는 애들은 한 달에 10억도 법니다. 그렇게 욕 처먹는 지만원이니 조갑제 같은 스레기들도 몇천은 법니다. 가짜 뉴스건 뭐건 시선만 끈다면. 아프리카에서 나체쇼하는 어린 기집년이나 지가 알아서 벗어놓고도 강간당했다고 개소리하는 엉덩이에 여드름 난 년이나.

목소리가 좋다면 이런 일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영상 편집을 잘하는 친구와 합작해서 오디오/비디오 북을 만들어 보는 거죠. 재미있고 스피디한 스토리를 배경 음악 삼아 들려주는 거죠. 짧게.

혹은 촬영에 재능이 있는 애들과 몇 명 어우러져 재미난 시트콤이나 풍자극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죠.

김구라. 아주 좋은 예입니다. 욕 잘하는 몇놈 모여 그날 시사 놓고 지들끼리 욕설 퍼부으며 10분 정도만 놀아 보세요. 돈 될 겁니다.

인터넷으로 사기엔 미심쩍은 아이템으로 나만의 온. 오프 숍을 내보는 건 어떨까요? 돈 주고 지름길 택하지 말고 오프에서 명성을 얻어 온으로 나가면 승산 있습니다. 11번가, 네이버 스토아만 있나요? 타오바오나 이베이, 아마존에도 내 물건 팔 수 있습니다. 그러자면 중국어든 영어든 공부하셔야 합니다.

되지도 않을 취업에 목매지 말고, 30년을 근무하고 나니 슬에 찌들어 병든 육신만 남는, 꿈도 희망도 없이 허송세월하는 공무원만 보지 말고, 내 사업, 내가 사장, 내가 호령하는 세상을 꿈구며 존나게 뛰어야 합니다.

오래전 했던 이야기입니다.

환갑 되신 박사님이 40대 중반인 내가 부럽다고 하더군요. 그러자 일흔이 된 회장님 왈, '난 자네도 부럽구먼.'

허접질로 금쪽같은 시간 낭비하다 늙어 박스 주우러 다니지 말고 애즈녁에 정신 차리고 세상을 보세요. 스마트폰에 대가리 고마 처박고. ㅉㅉ

대공황이 온다는 건 아닙니다만 머잖아 비슷한 풍경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











*Havana* feat. Jesse Cook

내가 이리 매일처럼 글을 올리는게 쓰잘데기 없어 보이죠? 개주접이고. 그 개주접으로 지금 먹고 산다는 사실도 알아 주셨으면 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