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Rolling Stones

변명과 불평만 늘어놓고 일도 안 하는 그지 새끼들..

운산티앤씨 2018. 9. 30. 10:58



어제 배달 물품을 찾으러 부모님 댁에 갔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둘째 조카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말씀인즉 회사 내에서 괴롭히는 놈이 있답니다.

?? 그기 무슨 이야깁니꺼?

입사했을 때만 해도 얼굴이 밝았는데 명절 날 보니 얼굴이 어둡더라, 해서 물어보니 힘들다고 하더라. 고로 누가 괴롭힌다. ㅎㅎㅎ 참나.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난 단호하게 이리 말씀드렸습니다.

'요즘 직장 내 왕따, 괴롭힘, 갑질 등등 문제가 많은 것처럼 떠드는데 그건 근래 들어 생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왕따나 괴롭힘 같은 문제는 그 원인을 가해자에게 따지는 것보단 본인을 되돌아보는 것이 더 쉽고 빠른 문제 해결책입니다.

세상에 나쁜 놈들 많다지만 직장이란 타이틀을 걸고 있다면 어느 정도 검증된 자원들이 있는 곳입니다. 그런 곳에서 다른 이들과 잘 지내지 못하고 불협화음을 일으켜 결국 스스로 혼자됨을 자초했다면 이건 본인 잘못입니다. 그러니 그런 엉그럭 (어리광의 갱상도 사투리) 들어 주지 마세요.'

자, 따져 봅시다. 난 잘못한 게 없어. 그런데 모두들 날 싫어해. 웅? 참 살다 살다 이런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다른 사람들이 싫어해? 그런데 이 화자의 문제점은 잘못이란 단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함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잘못은 잘은 반대입니다. 그렇다면 잘은 무엇인가요? 잘 한다. 그건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닙니다. 타인이 판단하는 겁니다. 따라서 그 판단 기준과 평가도 내가 세우고 하는 게 아니라, 타인 혹은 조직이 세운 룰이라는 거죠.

다시.

난 잘 하고 있는데 늘 야단만 친다. 나만 미워하는 것 같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위치는 다른 누군가는 칭찬만 해준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 대목들이 나옵니다. 갸는 누구 아들이래, 갸는 사장 딸이래, 갸는 학벌이 좋아, 갸는 이뻐서 그래. ??????

다 맞다 칩시다. 생긴 건 돼지고 성질도 질알 맞지만 빽이 있어 어쩔 수 없어 그렇다 칩시다. 그래서 당신만 혼낸다니? 이게 말이 된다고 보십니까?

직언 한 번 했다고, 부조리한 걸 지적했다고 그 감정 때문에 전 부서원에게 상종하지 말라고 말하는 걸 분명히 봤다. 그 후 나는 혼자다. 충분히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서요? 당신만 눈까리 달고 있고 귀구멍 뚫렸으며 아가리 터졌나요? 남들은 외눈박이에 귀머거리, 봉사에 말할 줄 모르는 등신이라 가만히 있었나요?

불의를 보고 참지 않음은 당연하다 할 수 있으나 그건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 내에선 때론 넘겨야 할 사소함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 조직의 수장도 아니거니와 감시의 책무가 맡겨진 직책도 아닐 텐데 왜 부러 불협화음을 자초하고선 이제 와서, 응당 벌어진 상황에 불만을 갖나요?

내지르고자 했을 땐 그 여파도 충분히 고려하고 또 감당할 준비와 자신이 있어야 했었는데 그런 필수적인 팩터엔 전혀 주목하지 않다가, 순간 감정에 휘둘려 일을 저지르고선 아무 연관도 없는 이들에게 자신도 몸 담그고 있는 우물에 침 뱉어 달라? 그 더러운 침들이 당신 몸엔 뭍지 않습니까?

요령 부득이고 처신 잘못한 당신이 모든 원인입니다.

내가 회사에 있었을 때도 똑같은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무에게 혼이 나는 부장, 들어가면 마치 연인처럼 밀담 나누며 헤헤거리는 부장. 다들 뒤에서 말들이 많았습니다. 전자는 너무 곧아서 탈이고 후자는 간신이라 문제라고. 특히 후자에 대해선 회사 말아먹을 위인이라고 손가락질했습니다만, 일개 부장 따위가 그렇게 큰 회사를 말아먹는다는 상상도 같잖기 짝이 없습니다.

후자에게 대들었던 동기도 있었습니다. 술 마시고 세상 그리 살지 마시라고 큰소리 빵빵 치고. 내가 보기엔 간신 부장보다 이 새끼가 더 돌아버린 거 아닌가. 아니 남이야 전무 똥구녕을 빨든 핥든 뭔 상관이여. 지는 지 일이나 잘하면 그만이지.

이후는 너무도 뻔했습니다. 나중엔 결재 서류를 나에게 부탁하는 일도 있었으니까. 이건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아이만 뭐라고 하는 선생, 내 아이만 괴롭히는 학우들. 남탓 하기 전에 내 아이에게 문제가 없는진 살펴보셨는지요?

난 그래서 전혀 동의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이야기.

'절이 싫으면 중에게 떠나라고 하세요. 절이 어떻게 떠납니까?'

Pink Martini - La Soled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