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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생긴 일 두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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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늘 구매대행하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옥션에서 주문이 들어왔길래 보니 엘피 관련 카페라. 이런 곳은 의당 급하지 싶어 먼저 신청하신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바로 보냈다. 그런데..
'스위스산이라더니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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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소리지 싶어 게시글을 보니 보내준 바늘 사진은 있으되, 그러니까 원래 수입하던 것이 가격도 오르고 구하기도 어려워 대체 바늘 두가지를 더했는데 정작 사진만 있고 설명이 없었던 거라. 해서 구구절절히 사연을 설명하며 독일서 수입한 것이지만 (나중에 보니 네덜란드임) 내 실수이니 반품 부탁한다.
'수입 면장 보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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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에서 규정한 구매대행업에서 구매의 주체는 구매대행자가 아닌 최종 소비자다. 따라서 면장이런 걸 발급 받으려면 다시 본인에게 위임장 받고 여러 모로 복잡해진다. 그래서 그런 거 없으니 판매자 귀책으로 반품하시라. 손해 볼게 없다.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 말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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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고약해지는 부분이 있다면 부당한 압력이나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협박에 대한 나의 반응이다. 이런 개소리를 듣는 순간 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문자로 개쌍욕을 날려주며 고소하라고 했다. 그 일 끝나고 아무 일 없으면 넌 무고죄 각오하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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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사기성 판매글을 올리고 판매를 했으니 사기죄로 고소하겠다는 뜻인 모양인데 이 멍청한 새끼가 간과한 건 문자로 내가 실수를 인정하고 반품을 권했다는 거다. 법적으로 따지자면 사기로 의심이 되든 말든 사기로 인한 피해가 있어야 사기죄가 성립되는 거다. 게다가 난 아직 그 놈 돈 구경도 못했다. 왜냐하면 옥션에선 구매결정을 하지 않으면 10일 정도 지나야 지급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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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반품 권유에도 불구하고 반품을 않고 사기죄로 고소한다면? 이 역시 불가하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 피해를 자처한 격이니 그걸 누가 구제해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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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들이 무릇 명심해야 할 규칙 중 중요한 하나는, 이런 블랙 컨슈머로 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상품 판매에 있어 충분한 논리를 갖추라는 것이다. 나에게서 물건 사신 분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씀은, 말이 많긴 한데 틀린 말은 없고 훗날 분쟁의 여지가 없어 좋다란 것이다. 그저 물건 팔고 싶은 욕심에 대충 판매글을 적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실수가 있다면 깔끔하게 사과하고 환불부터 해줘야 한다. 그리고 난 후에도 이따위로 지분거릴 경우에는 인정사정없이 박아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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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지 같은 새끼들은 한번 빌미를 주면 끝을 모른다.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강력 사건들의 이면에는 피해자의 미온적인 대응 자세가 자리하고 있다. 정당하게 대응하고 반박하면 훗날 아무리 시비를 걸어도 법으로 처리할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보복따위 두려워 하지 말기 바란다. 보복도 상대 가려가며 하는 게다. 이쪽이 미친개같은 성깔 갖고 있는 걸 아는데 누가 감히 보복을 꿈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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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체적인 물품을 말하긴 그렇고 하여간 두개를 싸게 팔았다. 35,000 원 하는 걸 30,000원으로 깍더니 계속 문자로 이건 어떠냐, 저건 어떠냐. 이런 경우 과감하게 판매를 접어야 하는데 아직도 남은 미련때문에 결국 배송을 했다. 결국 오늘 아침에 포장 부실이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사진 좀 보자했더니 열리지 않는 부분을 억지로 열다가 부숴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까짓 다툴 거 뭐 있나. 상큼하게 반품해 주겠다. 그랬더니 이런다?
'왕복 택배비가 더 나올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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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소리냐 하면 더 깍자는 소리거나 파손된 건 꽁으로 먹겠다는 신호지. 아마 어떤 판매자들은 그나마라도 건지자는 심정때문에 응할 게다.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 그런 물러터진 행동들이 결국 블랙 컨슈머를 양산하는 게다. 왕복 택배비 날리고 물건을 버리는 한이 있어도 이런 개소리엔 따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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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양아치들은 극소수다. 일년에 한두번 만나는 정도? 그러나 경험이 있어 걸러내길래 이 정도지, 기실은 한달에 두어명 정도 보게 될 게다. 전에도 언급했다시피 내 폰엔 시발롬, 개새끼로 끝나거나 시작하는 전번들이 줄잡아 2-300개 정도 있다. 한번 보고 말 줄 알지? 결국엔 다시 날 찾아오게 된다. 이런 이들이 보내는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간결하고 명확하다.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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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천 만이 시장이다. 뭐가 아쉬워 굽신거리고 부당함을 온 몸으로 받아 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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