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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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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며, 혹은 앞으로 살며 두고두고 후회할 결정을 꼽는다면 딸래미를 자퇴시킨 일이다. 당시 뭔가 수상쩍은 냄새는 맡았지만 또 당시 너무 절박해 보여 자식 잃느니 내가 앓고 말지 하는 심정으로 내린 결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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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를 맡기 시작한 건 딸래미가 근처 아파트에 사는 이혼한 집구석 가시내를 만나면서 부터 였다. 그전까지 더할 나위 없이 참한 딸이었는데 이 비러처먹을 집구석에 들락거리기 시작하면서 난데 없이 페미니즘이니 양성애니, 결혼을 하기 싫다느니. 기가 딱 막혔지만 그 나이 땐 다 그러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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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날이 갈수록 요상한 일들이 생겼다. 툭하면 그 집에서 자고 온다. 이건 좋다 이거야. 그런데 그집 여편네와 언닌지 동생인지 모르는 또다른 이혼한 년이 낀 술자리에 동석하기 시작한 게다. 남잔 없다곤 하지만 당시 술을 즐기던 나도 데려가기 거시한 장소에? 계속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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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자리가 길어지고 아예 자고 온다 어쩐다. 그리고 흘려듣는 이야기론 술주정 비스무리한 것도 하나 보더라고. 그 여편네들 아가리에서 쏟아지는 똥이야 냄새 맡지 않아도 벌써 코가 구린데 말이지. 급기야 빡쳐서 한번 터뜨렸더니 마누라까지 나서서 친구도 없는데 그, 아이라도 어쩌고 저쩌고. 게다가 이 요망한 뇬이 벌써 마누라랑 통화해서 지가 왜 자퇴를 했는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꿀 발라가며 뚫린 아기리로 잘도 씨부려댔고 마누라는 어느새 포섭되었는지 날 보고 '그래도 그 애는 의식이 있고 앞날을 고민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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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속이 터졌지만 어쩌누? 그러다가 급기야 입에서 자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아뿔싸, 이거 좃됐네. 벌써 여기까지 물들었나. 그러더니 학교 선생님 한분과 다툼을 크게 벌이고선 지 멋대로 조퇴하고 집에 와선 확교 다니지 않겠다고 대성통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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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 우짜노? 으름짱도 통하지 않았고 달램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데다 심지어 내 면전에서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협박까지. 그때 이미 애들 몇이나 논개 흉내 내고선 피떡이 된 일이 있었던 터라 겁이 덜컥 난거지. 하여 내가 학교에 가서 한번 들어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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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 니기미. 이 선생이란 작자들도 하는 소리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한자도 빼지 않고 그대로 옮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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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학생 성적으론 인 서울은 어렵지만 저희들이 지도해서 ㅎㅇ여전 정도는 진학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거기 나오면 취업이 잘돼죠. 그러다가 좋은 남자 만나 시집을 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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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틀린 말은 아닌데 우째 내 새끼가 저런 반열에 올랐노 싶더라고. 이건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지. 하지만 인식이 그렇게 콱 박혀 있는데다 문제의 본질을 모르고 딴죽만 거니 난들 어쩌나? 그 길로 손목 잡고 나와 자퇴서 날려 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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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 죽은 넘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내가게워낸 자식 새끼 살며 아빠에게 구하는 최초의 소원이라는데. 까짓 내가 먹여 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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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그 기집년이랑 여편네들하고 잘도 싸돌아 다니더니 언젠가부터 삐걱삐걱. 약속도 잘 지키지 않고 같이 공부하기로 했는데 박자도 엇나고. 급기야 그 미친 인간들을 비난하는 소리가 땔래미 입에서 쏟아지더만. '그래, 역쉬 닝겐은 나무코트를 입어봐야 철이 든다더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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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째우째해서 1년 빠르게 대학에 입학시켰지. 이젠 철든 어른들 좀 만나 이바구도 하다 보면 미래를 고민하겠지. 하여 마누라랑 상의 끝에 대학 다니는 동안 공뭔 시험은 어떠냐? 넌 암기력도 좋고 하니 지급부터 준비하면 거뜬히 합격할 게다. 그럼 넌 팔자 펴는겨. 씨도 안막히네. 니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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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어쩔라고?' 하며 구체적으로 물어보니 플랜 A가 있는데 잘 안되면 B로 간다나? 이게 영화만 쳐보더니 돌았구만 싶었지만 그래도 4년이란 시간을 벌었으니 어찌 되겠지. 올해 그간 소원했던 고딩 친구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나니 슬슬 만나기 시작하더라고. 술은 원래 그날 저녁 먹은 안주를 아침에 다시 봐야 제대로 마신거라고는 하지만 고작 슴살도 안된 어린 것이 술내 풀풀 풍기며 꺼억 꺼억거리는데 꼴도 보기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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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러다 말겠지, 우리네 유전저는 술이랑 맞지 않거든. 그런데 알바를 나가면서 만난 지잡대 친구와 어울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더 늦어진다? 10, 11, 12, 1시가 넘어도 연락이 없고. 오냐, '너 두고 보자.' 하고 벼르던 차에 1시에 출발한다던 놈이 3시가 넘어도 연락이 없는거라. 그 길로 냅따 차를 몰고 마지막 교신 지점으로 갔지만 없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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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짜 좃됐다 싶어 온 동네를 휘집고 다니는데 마누라가 전화가 와선 지금 들어와서 잔다나? 대강 짐작해 보니 코로나때문에 술집이 일찍 문을 닫자 편의점에서 깡소주 사서 길거리 난장을 쳤나 본데, 아무리 대한민국이 세계 제일의 치안을 자랑한다고는 하지만 눈만 뜨면 나오는 소름 끼치는 사건들을 생각하면 더이상 죄사할 수 없다 다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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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날 잡아 불러 앉히고 앞으로 밤 11시 넘어 들어오면 다리 뭉댕이를 우선 뽀샤 버리고 2차로 폰이고 나발이고 전부 불 질러 버릴테니 알아서 해라. 그리고 그 술고래 기집년 다시 만나지 마라. 만나다가 내가 알게 되면 그 썅뇬 작살을 내버리겠다 겁박하는 동시에 예전 그 미친년 집구속을 거론했지. 니가 그때도 알아서 한다고 했지만 그 결과가 어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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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술 끊고 운동 다시 시작했다. 내일 모레면 나도 꺽어진 120인데 운동을 하고 싶겠냐. 그리고 한 10년 만 더 각개전투하면 자식들 건사 다하고 우리 부부 오손도손 살아보겠거니. 지기미 떠그랄, 이미 송아지 물건너 갔고 20년을 더해야 할지, 30년을 더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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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하두 지 에미 앞에서 버르장머리 없이 굴고 무시하길래 '너 대학 워뎌? 니 생각엔 엄마가 나온 대학이 니가 다닌 대학보다 후지다고 생각허냐?' 하고선 개쪽을 줘버렸지. 상처를 받건 말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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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근데 생각해 보니 말이야. 나도 저때 그랬더라고. 울 부모님은 나보다 적어도 아이큐가 20 이상 높았고 내가 다닌 대학보다 훨 좋은델 나왔는데 말이지. 흠... 다들 그리 살았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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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UN이 좆빨라고 있나. 군사적인 행동이 필요할 땐 즉시 행동을 취해야 하는 거여. 해서 앞으론 애들 인생에 거지 발싸개같은 것들이 끼어들면 직접 가지치기를 해버리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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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먹고 살기 힘든 판국에 새끼들까증 애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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