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다닐 때부터 품은 꿈이 있다면...
어떤 업을 선택해서 일정 기간만 일해서 일년치를 버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아무리 고소득 업종이라 해도 일 년 내내 일하지 않으면 소득이 끊기거나 울퉁불퉁, 생활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지난번 그렇게 욕을 했던 보험 세일즈도 사실 이 목적 때문이었습니다. 그 일은 위에서 질알만 떨지 않으면 지금이라도 그런 삶을 줄 수 있는 직종이지만 다단계의 태생이 어디 가나요?
하지만 오디오는 조금 다릅니다. 오디오는 매일처럼 낯짝을 여기저기 들이밀지 않으면 이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납니다. 워낙 시장이 좁은 데다 기괴한 특성들로 가득 찬 곳이기 때문입니다.
오디어 업에서 피크 시즌은 대략 9월부터 해가 바뀐 다음 해의 4월 정도까지입니다. 물론 이 기간 중에도 추석이나, 설 명절, 구리막스를 전후한 시즌은 매기가 없습니다. 그리고 새해 시작 즈음도 그렇고.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는 5월부터 여름휴가가 낀 8월 말 까진 슬랙 시즌, Slack Season입니다. 다들 더우니 오디오도 짜증 나고 놀러 나가야 하는 때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만약 9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일년치 장사 다하고 그다음부턴 오등가 말등가, 사등가 말등가, 더우면 문 닫고 짜증 나면 소주 한 잔 들이켜고 음악이나 빵빵 틀어대는 거죠.
그리고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유럽, 미국을 돌아다니며 물건 헌팅도 하고 콧구녕 바람도 좀 집어넣고. 뭐.. 안 사주시면 나가리지만, 나야 구걸로 파는 게 아니니 아쉬운 쪽은 사는 분들입니다. ㅋ
오늘 아침 역시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조선일보에서 다 죽어가는 자영업자란 기사를 냈는데 결론은 치솟는 인건비 때문이라나? 하여간 똥오줌 못 가리고 여즉지 이런 개지롤 떠는 걸 보면 문을 닫아야 정신을 차리겠거니 합니다.
월 매출이 3천인데 이거 저거 빼고 500 순이익이랍니다. 여기서 인건비가 두 배로 뛰니 4인 가족이 쓸 돈이 250, 300이라나? 뭘 팔길래 3천을 팔고서 여태까지 월 500을 벌었다는 건지 도대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빵 가게 운운하는 걸 보니 똥파리 바께스 브랜드인 모양인데...
이 개잡놈들은 일정 평수 이상에 상권이 어쩌고저쩌고, 게다가 갑질로 유명한 똥 브랜드 아닌가요? 아는 친척이 서울 모처에서이 똥파리 바께스 빵을 취급하시는데 월세만 800이라나? 그리고 원가 대비 마진이 30%가 채 안 된다고 하시더구먼요. 그렇다면 3천에서 800 빼고 2,200이 매출인데 여기서 30%가 남은 거다. 660 남는군요. 가게가 월세만 나가는 게 아니니 제반 경비를 100 빼고 알바 두 사람 정도 12 시간 돌린다 치자. 최저임금 9천 원 잡고 12 x 9,000 x 2 x 30 = 648만 이네요? 흠... 22만 원 벌자고 하는 짓은 아닐 테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마진율이 50%는 되지 않을까요?
1,100 - 100 - 648 = 352만 원 남는군요.
이런 짓을 왜 하죠? 보증금은 적어도 1-2억은 걸었을 테고. 나 같으면 다 때려치우고 걍 청량리에서 고르케랑 꽈배기, 그리고 만두 떼와서 팔고 말겠습니다. 나도 월세 60 내지만 아까워 죽겠습니다. 이런 깡촌에서.
문젠 마케팅의 개념 없이 돈으로만, 그리고 많이 움직이려 하지 않는, 그리고 뭔가 품위 있어 보이는 일만 하시려는 경향이 아닐까요? 같은 밀가루 반죽이라도 서민들 먹거리인 만두보단 근사한 식탁 테이블이 어울리는 케이크가 더 있어 보이니까. 만두 찌자고 화덕 앞에 땀 흘리는 것보단 다 만들어서 혹은 만드는 사람 두고 하며 계산서나 챙기는 편이 더 있어 보이니까.
니가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이냐, 맞습니다. 나야 오디오나 하지 그런 업종의 특성은 짐작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이니 혹시 연관성이 있더라도 그런 의견도 있구나 정도로만 여기십쇼.
저녁이 있는 삶, 삶다운 삶이라는 게 따로 있습니까? 그냥 하는 일 재미나고 일 없을 땐 부담 없이 소주 한 잔 들이키며, 음악 들으며 마누라 앉혀놓고, 가족사나 자분자분 의견 나눌 수만 있다면 된 겁니다.
보험 세일즈 할 때도 그 단계 직전까지 꼬박 1년이 걸리더군요. 여기도 마찬가지, 이제 거진 1년 되어가니 비슷해집니다. 조금만 더하면 아마 상상하던 그런 삶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러니... 구경만 하지 마시고 많이 좀 사주세요? 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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