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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사성어를 모른다고? 이너넷 검색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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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월요일이면 아덜눔이 입대를 한다. 운이 좋아 카.. 머시기에 당첨되어 간다는데, 솔직히 배 아파 죽을 지경이다. 왜냐고? 다들 아시겠지만 애 먹인 걸 생각하면 가서 고생 좀 봐라.. 이건데. 하여간 여러 모로 재수 째지게 타고 났다. 코로나 때문에 죽을 지경들이지만 이넘들은 옮길까봐 훈련도 대충한다나? 그러니 배가 아픈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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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고... 지금 사는 아파트는 무려 15년 만에 돌아온 곳이다. 신혼 초 드라이브나 가자하고 무작정 나섰다가 멈춘 곳이 여기고, 다사다난했던 3-40대를 부평초처럼 떠돌다가 찾은, 마지막이라 여기는, 정착지도 여기고. 물론 그넘도 여기서 태어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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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단편적으로 내 삶에 대해 조금씩 말했지만, 사회 초년생이던 20대 후반 부터 회사가 망해 보험을 시작해던 30대 중반까진 천둥벌거숭이처럼 살았다. 어려운 줄 몰랐고, 내일 생각하지 않았고 무모할 정도로 일을 벌였다. 결국 아들이 태어나기 6년 전에 어림도 없을 부동산 투자를 했다가 시작된 트위스트는 어지간히 내 삶의 여정에 구절양장의 굴곡을 가져다 주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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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시리 어른, 마누라 말을 안듣던 당시 택도 없을 보험팔이에 나섰다가 결국엔 알거지로 나앉았지, 연이어 결행한 중국행은 경험치는 높였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론 대실패작에 황당하기만 했던, 시간 낭비였다. 결국 우형의 도움으로 다시 한국에 정착하나 했지만 그 비러먹을 성질머릴 고치지 못해 기어이 직장생활에 파토를 놓았고 사업 같지도 않은 사업한다고 나섰지만 돈이 궁해 대리 운전부터 화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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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평생에 걸쳐 만나기 힘든 좋은 친구 하나 건져 그 녀석 덕으로, 그리고 징알을 해도 내 곁을 떠나지 않은 마눌 덕에 조금씩 늪을 헤어나올 수 있었다. 고졸이 전부이던 그넘은 하여간 사업 수완과 대인관계 하나는 끝판왕이라 할만 했는데, 직접적인 도움보단 그넘이 만든 그런 환경적인 요인에 기대고선, 떨어지는 떡고물을 먹었다고 하면 분명 마눌이야 분기탱천하겠지만, 사실은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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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다 키우노, 나만 보면 녹음기처럼 같은 걱정을 되새기던 부모님도 이제 다 큰 두 녀석을 보니 한시름 놓겠다 하시고 우야둥둥 알아서 인서울해서 지들 용돈 벌이는 하니, 더하여 마눌 장보러 갈 때 은행 잔고 걱정하지 않을 정도이고, 또 더하여 비록 맛집은 아니더라도 근처 식당 유람하며 맛난 끼니 때우니 이만하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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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느닷없이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들 중 친하던 녀석들과 연락이 닿아 과거 시간 속의 연들의 현황을 주루륵 들은 바, 비교할 때마다 얼마나 내가 초라하든지. 결국엔 연락 다 끊어 버리고 왕래의 교가를 폭파시켰거든. 그래도 한번씩 오는 전화로 해마다의 근황을 듣는데 갈수록 가관이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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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놈은 책상만 받아 꼭대기 층으로 쫓겨나 대기 중이고 또 어떤 눔은 가루늦게 뭔 자격시험 본다고 삼식이를 시작하질 않나, 또 어떤 눔은 노가다판으로. 그런 꼬라지와 내 지금 하는 일을 볼짝 시엔 뉘미 ㅈ 빨라고 대학 나왔나 싶기도 하고. 하여 두넘에게 지잡대나 조또 아닌 과에 갈 바엔 차라리 등록금 대줄테니 더이상 시간 낭비 말고 사업이나 해라. 그랬더니 인서울하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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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목이 새옹지마냐. 양 창자처럼 꼬였던 인생에서 바닥으로 다시 추락했지만 악으로 버티고 다시금 내 발로 딛고 일어섰더니 이젠 서서히 꽃길이 보이는데, 그간 꽃길을 걷고 있다 여겼던 동창넘들의 끝엔 개미 지옥이 있더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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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들이 어딜 취직하며 무슨 사업을 하겠어? 이 시국에. 결국엔 30 평이네 40평이네 하던 그 잘난 아파트 갉아 먹어야지. 그나마 철이 들었다면 노가다나 경비라도 하겠지만 그 판에 살던 이들도 일거리 없는 마당에. 결국엔 프랜차이즈나 편의점 한답시고 달려 들었다가 그나마 남은 재산 털어먹는 건 명약관화 아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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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내가 다시 그들에게 얼굴 보여 나 이정도야 할 생각은 전혀 없거든. 나이 들수록 친구가 있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어르신들 보니 그것도 일흔 넘어가니 다 헛것이더만. 아들 장가 가네, 누구 돌이네, 누가 죽었네 하며 작살나는 건 돈 밖에 없잖아. 요즘은 말이야, 뭐든 가족끼리. 결혼도 죽음도 뭐든. 이리 변할 줄 모르고 그동안 열심히 인맥 닦는다고 부조로 돈 잔치 벌인 이들에겐 날벼락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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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생각도 하지. 새옹지마란게 결코 알아서 오는게 아니라고. 누군 삼재라고도 하지만 내 족적을 보면 모든 사단의 원인, 그리고 그 중심에는 내가 있었다는 거야. 그것도 철들지 않은 아이같은 늙인이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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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든다? 난 이리 정의해 보고 싶네.
사리분별력이 밝고 문병하며,
혈기를 잠재울 수 있고,
내가 잘하는 일에서 볼함과 희망을 찾는,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이 가진 가치를 넘어서는 소중함은 없다는 깨달음. 이게 바로 철이 아닐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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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요즘 군대도 많이 변화해서 구타도 없고, 밥도 잘 주고 한다더라 만은 2년은 내 품을 떠나 남이 돌봐주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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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긋제? 이런 경우는 이래라, 저런 경우는 어찌해야 한다는 시시콜콜한 잔소리보단 믿으니 잘 다녀와란 말이 더 낫겠지? 어차피 철들려면 한참 남았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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