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즐거운 하루

간을 보다..

운산티앤씨 2018. 6. 3. 14:37


Sheena Easton - 9 To 5 (Morning Train) (1981)

오래 전 알던 놈들 (친구 아녀) 중에 희안한 녀석이 있었습니다. 길거리 헌팅, 당시엔 가데끼라고 했나, 하여간 괜찮은 여자만 보면 되도 않은 소릴 지껄여 전번이라도 따보려 하지만 제대로 만나는 꼴을 못보았습니다.

이넘이 더 가관인건, 술자리나 어울리는 자리에선 여즉없이 특정 츠자에게 치근덕 대거나 다수를 상대로 음담패설을 늘어놓습니다. 재미나 있으면 다행인지, 일제 시대 농담 들고 그 질알이니 좌중의 분위긴 늘 썰렁했습니다. 아, 하나 건진 건 있네요. 하두 같은 레파토릴 나불대니 나중엔 그것도 유모`어가 되더라나?

난 듣기 싫은 소린 잘 참지 못합니다. 입을 열지 못하게 면박을 주거나 아예 개무시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데, 이건 도대체가... 한번 날을 잡아 진지하게 물어보았습니다. 도대체 반응도 썰렁하고 여자들이 기겁하는 소릴 왜 하냐고?

'재미 있잖아?'
'재미 하나도 없어, 새캬. 무슨 목적이야.'
'목적은 무신. 걍 지껄이는 거지. 혹시 아냐? 하나 걸려들지. 밑져야 본전이잖아.'

그러니까 투망식, 저인망식으로 툭툭 던져놓고 그 와중에 하나라도 괜찮다 싶으면 바로 작업들어가나 본데 요즘 같아다면 벌써 쇠고랑 찼을 겝니다.

세월은 흘러 불과 몇년 전입니다. 해외 사업부를 담당하는 영감님께선 더 하시네요? 이 영감과는 하두 쌓인 유감이 많아 막판에 끝장 토론을 벌였고, 결국 그 영감이 쫓겨나긴 했지만요. 분명히 더 나가시면 절벽이라고 경고 했습니다.

하여간 술은 잘 하지 못하는데 회식엔 반드시 참석하고 또 반드시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건 여자 직원들을 상대로 하는 야한 농담인데요, 그 수위가 가히 기네스북 감입니다.

'여잔 말이야, 쫄깃해야 제 맛이야.'
'사장님, 성희롱으로 고발할 거에요.'
'고발을 하등가 짭새를 부르등가, 이년들아. 낼 모레 환갑인데 그만 소리도 못하구 사냐. 니들 잘 들어. 여잔 거기가 쫄깃해야 남자가 붙는 거야.'

내 귀를 의심했습니다. 나도 여기선 수위 조절이 가끔 안되지만, 나라면 차마 꿈도 못꿀 소릴 여자들 면전에 대곤 뚫린 아가리라고 잘도 나불댑니다. 그 영감의 하는 짓을 보니 예전 친구가 생각나더군요.

그래, 그 나이에 어딜 가서 젊은 년 손이라도 잡아 보겠냐. 그런 식으로 돌팔매질하다 하나 걸리면 고목에 꽃이라도 피우겠지 싶더냐. 그러나 말입니다. 우찌우찌해서 노래방에서 만난 30대 중반 도우미를 애인으로 뒀나 봅니다. 자랑스러우시겠지요. 그 나이에 어린 여자애와의 잠자리에서 밀리지 않으니 말입니다.

피식... 여자가 잠자리에서 지껄이는 소리 중 진실이 과연 몇 퍼센트가 됩니까? 그걸 믿고 으시대는 모습을 보니 웃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결국 버림 받고 3일을 술에 쩔어 사시더만요. 혹시 이 글 보시걸랑, 반성하세요. 손주 둔 양반이 그게 뭐요? 앙?

그리고... 듣고 있던 여자들, 민망해할까봐 혹은 격한 반응을 불러올까봐 그러셨나 본데 싫은 건 싫다고 단호하게 뱉어내야 합니다. 명확하지 않은 의사 표현은 묵시적인 동의로 해석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