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야기/길 위에서 묻다

그만 둬...

운산티앤씨 2018. 5. 3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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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鵬---三百六十五里路

평생을 바쳐온, 혹은 미래를 설계해야 할 곳에서 이런 요구가 나왔다면? 난 그런 경험이 두번이나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그런 조치가 나오도록 유도를 했고, 두번 째는 아예 작정을 하고 대들었습니다. 

워워... 여기서 내가 이사나 상무나 전무 등등, 오너의 입김 없인 결정 하나 못 내리는 위인들과의 담판이었다고 여기시면 곤란해요. 나 원래 그런 씨바랄 넘들하곤 의논 안해요.

전후 사정 따져봐야 입만 아프고.. 요는 예상했거나 하지 않았거나에 상관 없이 막상 닥쳤을 땐 어찌하느냐 입니다.

딴엔 명예로운 퇴진 운운하시는데 족까구 계시지 말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나이 들어 쓸데 없으니까, 그리구 마구 나가라고 하자니 보는 눈도 있고.. 격식 차려 퇴임식 해준다만은 뒤집어 놓구 다들 단물 빠진 껌 신세 아닙니까?

사람에겐 죽음이 몇번이고 찾아 옵니다. 그건 생물학적인 죽음이 아닌, 살아 있으되,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좀비 같은, 코마 상태를 말합니다. 

그 중 가장 치명적인 건 직장에서의, 삶의 터전에서의 퇴출입니다. 난 아직 더 할 수 있는데, 난 잘못한 게 없는데. 부당하다면 따지고 싸워 이길 수도 있습니다만 그 전에 명심해야 할건 그런 결정은 오너 단독으로, 밑에서 올린 상소문 하나 따위로 결정되진 않는다는 점입이다. 이게... 참 슬픕니다. 믿었던 도끼가 발등을 찍었나, 이게 바로 소위 말하는 뒷담화의 정수냐.

무릇 누군가의 모가지를 칠 땐 명분이 있어야 하는 법, 그간 쌓아둔 똥덩어리에서 풍기는 구린내가 장난이 아닐텐데, 굳이 니가 똥이냐 된장이냐 따지는 건 정말 무의미하고 하등에 도움되지 않을, 백해무익한 자살행위입니다. 그들에겐 당신을 내보낼 구실이 수백개도 넘을텐데요... 왜 싸우나요?

일단 터지면 다들 복기하느라 바쁩니다. 벼라별 이유가 다 떠오르지만 앞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다 접으세요. 걍 게임비 내고 깔끔하게 맥주 한잔 때리고 산뜻하게 새롭게 출발하시란 뜻입니다.

혹자는 과거와 역사의 학습에서 미래를 본다고 합니다만 그건 홍발정이나 지껄이는 개소리고, 이런 땐 다 잊고 내 앞만 보시면 됩니다.

내가 왜 구녕가게를 하느냐. 씨바랄 지곤도 없지만, 있다면 내 꼴리는 대루 짤라 버릴 수 있고, 내 꼴리는 대루 쉴 수 있지만 하루라도 더 일하면 오까네가 들어오는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마감날입니다. 다들 일찌감치 접고 한잔 걸치고 2차의 젓탱이를 그려 보시겠지만, 난 소주 두병 마시고 혼자 놉니다. 그래도, 그런 개씹새끼들 밑에서 개족가튼 소리 들으며 존심 깔아뭉갤 때보단 졸라 행복합니다.

실직은 상실이 아닌 당신에게 두번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입니다. 아니라면? 아뉘, 내가 대통령도 아니고.. 아니라면 아닌대루 쉴 때라 여기고 한 템포 늦추세요.

승자는 많지만 진정한 승자는 없고, 패자도 많아 보여도 진정한 패자 없는게 삶입니다. 다들 그럭저럭 살게 만들어주니 이게 바로 자연의 이치이고 법이니 살아 숨쉬는 동안 떵 잘 싸고, 갈긴 만큼 들어가면 행복한 겁니다.

내일 해가 또오르는 건 당연지사가 아닙니다. 살아 있으니 해가 뜨는 거지요. 오늘 걷다 똥 밟았다고 내일도 똥 밟을까요? 내일 똥은 내일이 되어 걱정하고 오늘 똥은 씻으면 그만.

혹시 압니까? 내일 밟은 똥에서 다이아몬드가 나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