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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전직 대통령의 재수감 결정이 나오고 보수 언론에서 특사 운운을 하자 모 국회의원이 이러더라. 알베르 까뮈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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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없는, 오늘의 범죄에 대한 용서는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준다.' 맞나 모르겠는데 참으로 불알을 탁 치게 만드는 명언이 아닌가. 그자는 여전히, 만인이 다 아는 사실을 아니라고 부인하며 한푼도 재산이 없다 우기는 상황에서 이 격언은 그야말로 데 과거 우리의 뼈아픈 실수를 리마인드시켜 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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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화합이란 돼먹잖은 플랭카드를 앞세우고 반역의 괴수에게 면죄부를 준 결과가 어떤가. 아직도 큰소리치고 다니며 반성은 커녕, 이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개소리를 지껄이고 일부 덜 떨어진 등신들은 그래도 그땐 음주 운전하는 놈도 없었고 어쩌고 하며 삼청 교육대를 입에 올린다? 지가 거길 가봤나? 인권이란 단어가 없는 아비규환 지옥이 바로 거기였는데, 이게 우리에게 포함된 민도 중 하나인가 생각하면 없는 아가미가 답답하고 부레가 부풀어 올라 터질 지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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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방 우리 입장에선 그러려니 할 밖에, 결국 칼자루 쥔 넘들 의중대로 흘러갈 테지만 요는 고집불통이 사면을 단행할랑가? 이미 뻔대를 수도 없이 봐 왔는데 말이지. 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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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납을녀들도 살다보면 사람 죽이고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니고 그때마다 어찌해야 할 바를 잘 모른다. 하여 나온 말이 똥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원수를 용서하라. 왼쪽 싸다구를 맞으면 오른쪽 볼태기를 내줘라 등등.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격언을 잘 생각해 보면 우리가 취해야 할 명확한 행동지침이 추출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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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개로 진정한 반성과 사과는 가해자도 예상할 수 없었던 혹은 피할 수 없었던 불가항력의 상황이나 본인의 외도와는 무관하게 주변 상황에 따라 결과가 변해버린 경우이다. 예를 들자면 잠시 딴생각을 하다가 사람을 차로 치거나 딴엔 도와준답시고 여기저기 손을 벌렸는데 그것이 외려 도움을 청한 자에게 독이 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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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진정한, 진심 어린 사과는 제 1이요. 제 2는 피해 회복을 위한 나름의 최선이며 제 3은 재발 방지를 위한 뼈를 깍는 노력이겠다. 이를 법정으로 환원시켜 본다면 피해자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참회이고, 가진 돈을 다 털어서라도 보상해주려는 노력, 그리고 법정에서의 재발 방지 선언이겠다. 굳이 법정이 아니더라도 우린 이런 경우는 가끔 보지 않는가. 이런 경우엔 과감하게 용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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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외는 용서해선 안된다.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치명타를 가해야 하며 이는 장차 있을 수 있는 미래의 추가 범죄에 대한 경고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복 범죄의 피해가 재발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택도 없는 용서 때문이다. 사정 모르는 이들은 물러터진 법이 판결하는 터무니 없는 형량을 이유로 들지만 깊이 파고들면 셔릿발같은, 추상같은 분노를 보여줘야 할 대목에서 똥이 더러워서란 식으로 피하고 마지막에 아무 소용없는 용서를 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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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 앞에 굶주린 승냥이가 으르릉거리고 있고 당신 손에는 한방에 목을 버혀낼 수 있는 칼이 주고 있다고 하자. 칼이 뿜는 살기에 승냥이는 움찔하지만 그래도 라는 생각에 다시 위협을 가한다. 그리고선 덮친다. 하지만 난 칼을 휘둘러 승냥이의 목 대신 꼬리를 치고 잘린 꼬리가 아픈 승냥이는 일단은 물러서며 두려움에 떤다. 순간 당신은 '아, 저게 겁을 먹었으니 이젠 덤벼들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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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니 생각이고 배도 고픈데다 꼬리까지 잘려 자존심 뭉개진 승냥이는 기어이 널 잡아먹고 말테다 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미 시체가 되어 까마귀밥이 되어야 할 하찮은 미물을 무지막지한 괴물로 만들어 버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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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데이트 폭력, 부부간 폭력, 가정내 폭력 사건을 보면 어이가 없게도 아빠니까, 남편이니까, 그래도 사랑했던 자기였는데 하며 탄원서를 내준다던지 아니면 합의롤 보되 막판에 숨어 도망다니는 경우를 너무도 자주 본다. 그리고 결국엔 죽음으로 이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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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근처에 있는 자가 나를 부당하게 대하고 피해를 줄 경우엔 용서란 단어, 아니 피하기 보단 먼저 그의 내심이 의도적이었는지부터 따지기 바란다. 그리고 의도적이 아니라면, 그때야 비로소 용서란 단어를 떠올리고 이후 행동을 봐가며 입에서 내뱉기 바란다. 하지만 의도적이라면 절대 용서하지 마라. 최대한 보상을 받고도 다신 일어설 수 없게 지근지근 밟아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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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야 말로 내일의 범죄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도 효과적인 재발 발지책임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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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해가 안된다고? 쉽게 나한테 엿같이 대하고 미안해 하지 않는 십세들에겐 개족보다 못하게 취급하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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