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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그넘의 스피커 플러그 때문에 오락가락하다 집에 갈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내가 쓰는 글을 보고 다소 우려를 하시더군요.
'그러다 정권 바뀌면 어쩌시려고..?'
^^.. 마구 갈기는덴 그만한 믿음이 있어서입니다. 이젠 두 번 다시 그런 시절은 오지 않는다는.
사실 글들을 면면히 들여다보면 지극히 반사회적이고 반 기업적이며 어떤 땐 비이성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밑엔 언제나 정정당당입니다. 반칙 없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세상, 그것이야말로 누가 다스리든 지향해야 할 최고의 덕목이라고 믿는 거죠.
하물려 장차 기업을 꿈꾸는 자 중 일인으로써 더더욱 반기업적일 순 없습니다.
그러나 모범이어야 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께선 하루가 다르게 초라해지고, 또 찌그러져 가는 모습만 보여 주니 실로 안타깝습니다. 내가 우리나라 거대 기업을 싸잡아 욕을 하는 이유 중 또 하나는 약자로부터 기술을 탈취하는 범죄적 행위를 양심에 거리낌 없이 자행한다는 것입니다.
모 대학교수께서 스마트폰 핵심 기술을 개발해서 들고 갔을 땐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고 인텔까지 기술료를 내니 무임승차에 이젠 아예 음습한 공작까지 벌이더군요. 교수님의 대학에 압력을 넣어 이젠 특허의 유효함마저 없애려는 치졸한 수작.
몇 년 전 자동 글 완성 기능을 개발한 직원이 퇴직하며 보상을 요구하자 아마 3천만 원을 개 먹이 주듯 던져줬을 겁니다. 그리고 직원들을 잘 대해줘서 노조가 없었던 게 아니라 아예 반항의 씨를 말려버릴 작정으로 다방면으로, 그리고 무서운 간계로 이간질하여 사분오열을 만들며 여태까지 위장해 왔음이 시나브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린 툭하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제조업이 강성노조 때문에 망친 것처럼 예를 들지만 그건 터무니없는 헛소리입니다. 발 빠르게 신차 개발 추세에 대응하지 못했고, 그 결과 소비자가 눈길을 줄만한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지 못했을 뿐입니다. 우리를 포함한 후발 주자들은 가격으로 승부했고 그들에게 1+1을 제시하며 시장을 잠식하니 기술적으로 뒤떨어진 비싼 차를 누가 사주겠습니까? 결국 채산성이 악화되어가며 러스트 벨트가 생긴 거죠. 미국의 노조? 경영 환경의 악화라면 무자비한 해고가 가능한 곳이 바로 미국입니다.
난 기업 내에서 약자이며 을의 입장인 종업원들의 자생적인 조직화를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별적인 만남이 불가능한 경영진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공생하는 방향으로 유도하여야 하고.
사람이 모이면 워낙 집단을 이루게 되어 있습니다. 그건 일종의 생존본능입니다. 왜 그걸 굳이 없애려 하느냐, 결국 혼자 다 먹겠단 소리입니다. 그저 너희들은 종이니 주는 세경이나 군소리 말고 받아먹고 떨어져라.
사실 그 기업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잘한 건 별로 없습디다. 진즉에 공중분해되어도 마땅했지만 정권에 빌붙어, 그리고 수많은 조력자들을 뇌물과 협박과 회유로 양생하여 장래의 반대자나 경쟁자를 무자비하게 제거해 온 역사가 오늘날 더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예전 언급한 일화 하나를 기억하십니까? 굴지의 자동차 기업 1차 밴더지만 절대 기술 개발하지 않는다고. 돈 될만한 기술이 나오면 품질검사니 감사니 갖가지 핑계를 대서 도면부터 모든 개발 과정을 깡그리 들고 간답니다. 그리고 그걸 자기 것인 양 만들어선 자기들 혈육에게 분양해주고 정작 대접받아야 할 개발자들을 저잣거리 비렁뱅이로 만드는 모습을 수도 없이 보았답니다.
이래도 이런 비양심적인 거대 기업들이 여전히 우리를 먹여 살리고 있다고 보시는가요? 그들은 그런 방식으로 이 땅을 점령하고선 이젠 주인보다 더 큰소리를 틀 치고 있는 겝니다.
분식회계, 분명히 맞습니다. 껍데기뿐인 회사 부풀려서 개미들 퇴직금, 대출금 긁어모아 지 아들에게 세금 없이 물려 주려 한 시도도 성공하고 있고요. 그러다가 모가지에 걸리니 이젠 제 돈도 아닌 국민들 돈을 양놈에게 그저 주겠다고 으름장 놓는 꼴이라니.
아무리 시골에 묻혀 살며 오디오나 주물럭거리는 하찮은 인생이지만 보면 볼수록 분하고 화가 치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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